지적 파륜(破倫)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지적 파륜(破倫)

0 개 867 명사칼럼

문명은 전체가 다 지적(知的) 산물이다. 문명의 모든 것은, 심지어 예술까지 의도를 가지고 하는 생각의 결과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지적이라는 말은 감각, 관습, 감정, 습관, 집단 등에 맹목적으로 복종하지 않고, 숙고에 따르는 삶의 태도를 가리킨다. 삶의 높이와 효과가 모두 지적인지의 여부로 결정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숙고하는 일에서 더 큰 효과를 내게 하는 장치로 인간은 ‘논리’를 개발했다. 논리를 따라야 숙고의 효과가 보장된다. 논리를 ‘생각의 규칙’ 혹은 ‘말의 질서’라고 해도 된다. 당연히 논리는 인간이 더 나은 인간이 되느냐 되지 못하느냐를 결정한다. 오죽하면, 인간이 생각의 규칙을 어겼을 때, ‘염치’를 느끼도록 진화했을까. 염치가 인간을 인간으로 살게 하는 가장 기초적인 장치로 언급되는 것도 다 지적인 삶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생각의 규칙을 깨는 염치없는 행위를 ‘파륜’(破倫)이라 한다. 논리가 사람을 윤리적으로 살도록 지킨다.


파륜, 생각규칙 깨는 염치없는 행위

국민을 월북으로 몰았다 분개하고

이태원 참사에 대해 회피하면 파륜

그 반대도 파륜, 생각규칙 회복해야


‘파륜’, 즉 논리를 깨면, 개인이나 나라나 다 흔들리고 혼란스러우며 효율성이 없다. 효율성이 없으면, 다음을 향해 건너갈 힘을 내지 못한다. 대한민국이 도약하지 못하고 몸을 앞뒤로 흔들고만 있는 이유다. 우리는 지금 정치 혼란이 점점 가중되는 시절을 보내고 있는데, 이는 파륜의 요소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화되고 있어서이다. 근본적이고 대표적인 몇 개만 보자.



‘내재적 접근법’이라는 것이 있었다. 북한을 그들의 사정에 따라 이해하자는 것이다. 소위 비판적 지식인들은 김일성에게만 내재적 접근법을 적용하여 미화하고, 박정희에게는 인권, 민주 등 인류 보편의 가치 기준을 적용하여 비판한다. 논리의 기본 가치는 어디에나 적용하는 보편성을 핵심 미덕으로 한다. 논리를 파괴하여 선택적으로 적용하면서도 정의로운 지식인을 자처하였다. 파륜(破倫)의 선택적 정의로는 정치 공학적인 소비만 가능할 뿐, 사회를 정의롭게 진보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내재적 접근법’이라는 파륜의 활동에 빠졌던 사람들이 우리나라 권력 중심부를 차지하기도 했다. 우리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도롱뇽의 생존 환경이 파괴될 것을 우려하여 고속전철 공사까지 막았던 환경운동가들은 새만금이나 수백 년 된 숲을 태양광 패널로 뒤덮어도 말 한마디가 없다. 환경운동도 정권에 따라 논리를 파괴하며 목소리를 달리한다. 결국은 환경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돈과 권력을 지키는 수준이었을 뿐이다. ‘환경’의 논리성을 지키지 못하고, 권력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파륜’이다. 반독재 투쟁을 했던 사람들이 북한의 독재에는 그들의 방식이라며 열광한다. ‘반독재 투쟁’이 논리적인 맥락에서 지켜지지 않은 것을 보았을 때, 사실은 반독재 투쟁이 아니었고, 박정희로 상징되는 대한민국 주류세력에 대한 반대 투쟁이었을 뿐이다. ‘파륜’하느라 독재나 반독재에 대한 지적 인식이 철저하게 배양될 수 없었기 때문에 본인들이 권력을 잡자마자 팬덤을 기반으로 ‘의법 독재’를 행한다. ‘검수완박’이니 공수처니 하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독재적 발상인지를 알기에는 지성이 너무 굳고 얇아져 버렸다. 


d275c1182e57fcd48312edae728a242f_1669064105_8188.png 

▲ 국가정보원이 창설 60주년을 맞아 지난 4일 원훈(院訓)을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 원훈석의 글씨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0년간 복역한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손글씨를 본뜬 ‘신영복체’인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사진 국정원]


민주화 운동 경력을 훈장처럼 달고 사는 사람들도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민주적 감수성을 키우지는 못했다. 민주적 감수성을 키우지 못하면 남는 것은 권력욕밖에 없다.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민주적 감수성을 키우지 못한 이유는 그들에게 ‘민주’가 없었기 때문이다. ‘민주’가 없으니 민주를 논리적으로 지탱하는 힘이 있을 리 만무하다. 결과적으로 볼 때, 1980년대에 들어와 ‘민주’는 그저 간판이었을 뿐, 북한의 논리를 따라 대한민국을 반대하는 권력 투쟁만 있었을 뿐이다. 종내에는 5·18 왜곡 특별법이 왜 반민주적인지를 알지도 못하게 되어버렸다. 파륜의 화룡점정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의 원훈석을 그 기관에서 잡은 반국가사범의 필체로 바꾼 일이다. 우리는 이런 ‘파륜’의 대통령을 가질 정도로 취약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치가 생각하는 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매우 척박한 토양에 있어서 ‘파륜’적 행위라도, 그것을 정상 정치의 다른 한쪽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민주, 환경, 반독재, 통일, 평화, 다 좋다. 다만, 이제는 알자. 논리적으로 지탱될 때만 좋을 수 있다는 것을. 논리성으로 지탱되지 않으면, 다 헛것이라는 것을. 이태원 참사의 핵심은 국가가 세금 내는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논리 개념은 ‘국가의 국민 보호’이다. 피격된 우리 국민을 월북으로 몰았다는 의심에 대해서만 분개하고,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는 회피하려고 한다면, 이는 ‘파륜’이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만 분개하고, 피격된 우리 국민을 월북으로 몰았다는 의심에 대해서는 회피하려고 한다면, 이도 ‘파륜’이다. 우선 생각의 규칙을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깨지면, 염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의 규칙을 깨고도 염치가 느껴지지 않으면, 알아채야 한다. 자신이 사람 되는 길에서 방향을 잃었음을.


- 출처: <중앙일보>


d275c1182e57fcd48312edae728a242f_1669064159_8257.png
 

■ 최 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새말새몸짓 이사장

FIFA 월드컵, 스포츠 도박 그리고 웰빙

댓글 0 | 조회 953 | 2022.12.07
2002년도의 국민적 대 단합의 월드컵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모여서 한국 팀을 응원하는 영상들을 보게… 더보기

칼로 무 자르듯

댓글 0 | 조회 983 | 2022.12.07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나오고 어떤 단어들에 대해 맞춤법 표기가 바뀌어 국어시간을 끝낸 지 오래된 나로서는 가끔 어줍은 경우를 본다. 익었던 말들이 표준말이 아니라… 더보기

그린 주변의 벙커 플레이(20-40m)

댓글 0 | 조회 746 | 2022.12.06
기본사항벙커는 핀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어려운 것 같다. 지면은 모래로 되어 있어 볼을 정확히 가격하기 어렵고 클럽의 페이스를 오픈하면 할 수록 탄도로 인해 거리감을… 더보기

허리통증 없이 안전하게 코어운동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94 | 2022.12.06
최근 출산한 여성회원들을 포함해 손목과 허리가 약한 회원들로부터 플랭크나 손목에 무리가 되는 코어운동을 따라하기 힘들다는 피드백을 받았는데요, 그래서 최근 제 한… 더보기

푸틴의 협박과 한-러 관계의 미래

댓글 0 | 조회 969 | 2022.12.06
올 것이 왔다라고나 할까요? 체코와 폴란드 등을 통한 우크라이나에의 간접적/우회적 한국 무기 수출에 대한 푸틴의 최근 협박 발언은, “언젠가 터질” 일이었습니다.… 더보기

어떻게 하면 방학 기간을 가장 잘 보낼 수 있을까요? (2)

댓글 0 | 조회 961 | 2022.12.06
지난 호에 이어서 방학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팁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숙제를 남겨두지 마십시오.대부분의 선생님은 - … 더보기

몸은 부분이 전체를 대표할 수 있다

댓글 0 | 조회 870 | 2022.12.06
인체는 항상 부분이 전체를 대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손이 전체를 대표할 수 있습니다. 손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할 수가 있습니다. 머리가 그렇고, 발이… 더보기

동절기 코로나 재유행 불가피

댓글 0 | 조회 1,613 | 2022.12.03
미국과 유럽에서도 올겨울 코로나(COVID-19)와 독감(Influenza), RSV(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 등 세 가지 감염병(感染病)이 동시에 유행하는 … 더보기

돈이 운다구요

댓글 0 | 조회 1,296 | 2022.11.22
돌고 도는게 바로 돈 이어서 그 호칭도 돈 이란 말인가.수없는 사람들의 손과 손으로 옮겨 다니는 것 이기에 위생적으로 보면 더럽기 짝이없는게 돈이다. 그렇더라도 … 더보기

고독이 주는 선물

댓글 0 | 조회 1,238 | 2022.11.22
이달 초에 한국에서 오클랜드로 이사 온 동생이 한국 화장품을 보내 왔다. 그 화장품들 중에는 지인에게 선물할 화장품도 있었다. 동생 심부름도 할 겸 오클랜드에서 … 더보기
Now

현재 지적 파륜(破倫)

댓글 0 | 조회 868 | 2022.11.22
문명은 전체가 다 지적(知的) 산물이다. 문명의 모든 것은, 심지어 예술까지 의도를 가지고 하는 생각의 결과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지적이라는 말은 감각, 관습, … 더보기

철부지

댓글 0 | 조회 896 | 2022.11.22
가끔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께서 아직 사리분별이 서툰 젊은이들을 ‘철부지’라 지칭하실 때가 있습니다.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줄 모르고 멈춰야 할 때 멈출 줄을 몰… 더보기

대규모 단체협약

댓글 0 | 조회 970 | 2022.11.22
공정임금계약법 (Fair Pay Agreements Act 2022)올해 3월 발의된 공정임금계약법이 의회를 통과하여 2022년 12월 1일 시행될 예정입니다. … 더보기

눈이 가려워요

댓글 0 | 조회 1,077 | 2022.11.22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 함은 일반적인 감염성 결막염과 달리,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하여 눈결막(흰자위)에 염증이 발생된 경우를 뜻한다. 증상을 살펴보자면, 눈이나 눈… 더보기

시골다방에서

댓글 0 | 조회 878 | 2022.11.2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사복 입고 처음 들어간학생 시절 다방에서두근거림 감추려프림 설탕만 자꾸 넣었다재수학원 그녀에게만나자 소심하게 쪽지 건네고다방 구석자리에서하염… 더보기

안빠지는 뱃살 최고의 복근운동 TOP3

댓글 0 | 조회 1,270 | 2022.11.21
혼자하기 정말 싫은 운동 중 하나가 복근 운동이죠? 저도 혼자 할 때는 다른 운동 할때보다 더 안가더라구요. 그렇지만 우리 척추건강과 허리보호를 위해 필요한 코어… 더보기

또 하나의 여행, 우정

댓글 0 | 조회 802 | 2022.11.21
유학생 두사람의 선운사 템플스테이와 고창 여행시간이 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일이 있다.친구 사이인 바니아와 예니아에게 그것은 ‘여행’이다.한국에… 더보기

이러한 비자들이 심사되는 법

댓글 0 | 조회 4,119 | 2022.11.21
뉴질랜드에 체류하고자 하는 한국인 국적자(한국 여권을 소지하고 뉴질랜드 영토에 입국한 자)라면 그 어떤 비자라도 소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요. 한-뉴 간… 더보기

그린 주변의 벙커 플레이(5-20m)

댓글 0 | 조회 879 | 2022.11.21
기본사항그린주변의 벙커 플레이로서 턱의 높이나 핀의 위치에 따라 난이도가 결정된다. 스윙하는 힘의 분배와 스윙의 크기가 결과를 결정 짓는다고 할 수가 있겠다. 볼… 더보기

이제야 꽃을 든다

댓글 0 | 조회 864 | 2022.11.21
시인 이문재이름이 없어서이름을 알 수 없어서 꽃을 들지 못했다얼굴을 볼 수 없어서 향을 피우지 않았다누가 당신의 이름을 가렸는지무엇이 왜 당신의 얼굴을 숨겼는지누… 더보기

파티 및 선물 - 그리고 세금!

댓글 0 | 조회 3,643 | 2022.11.21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계획 중이신지요? 비지니스 관련 비용으로 얼마나 공제가 가능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선물이 음식이나 음료로 구성된 경우… 더보기

어떻게 하면 방학 기간을 가장 잘 보낼 수 있을까요? (1)

댓글 0 | 조회 1,060 | 2022.11.21
매년 이맘때가 되면, 모든 학생들에게 즐거운 여름방학이 빠르게 다가옵니다.방학은 학기 중의 긴장에서 한발 물러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지만, 또한 지난… 더보기

몸도 이름을 불러주면 좋아한다

댓글 0 | 조회 824 | 2022.11.21
= 의통 명상을 할 때 각 혈자리의 이름을 부르면서 세 번씩 기운을 돌려주잖아요? 이렇게 하는 게 어떤 효과가 있나요?의통 명상은 자기 의사를 가진 몸을 조절하는… 더보기

오클랜드 경찰서에서 휴가철을 맞아 안전 운전 캠페인 갖어

댓글 0 | 조회 1,086 | 2022.11.20
오늘(20일) 오클랜드 경찰서에서는Fickling Convention Centre(546 Mt Albert Rd. Three Kings)에서 각 커뮤니트 멤버들과… 더보기

눈(目)의 날

댓글 0 | 조회 1,175 | 2022.11.18
“몸이 1000냥(兩)이면 눈은 900냥(兩)”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눈은 우리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인간은 다른 감각에 비해 시각에 대한 의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