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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2006. 14:28 KoreaTimes ()
뉴질랜드 이민기
사이먼은 좋게 이야기를 시작하며
맥도날드에서 만나자고 했다.
물론 전혀 그사람을 의심하지 않는 말투로..
허나 우리는 분명 그사람이 본인은 좋은 의도가 있더라도
아내의 의도가 좋지 않다면 따를수 밖에 없다고 예측을 했고..
무엇보다 눈 한번만 딱 감고 양심을 속이고 넘어가면
그사람은 한 900불을 아낄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아이비는 조그마한 녹음기를 가져가고
사이먼은 자연스레 그친구와 대화를 하며
스스로 잘못을 했음을 시인하게 하였다.
그 며칠 뒤부터 우리는 계속 그친구집에 전화를
했지만 전화는 응답이 없었고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도 당연히 받지를 않는 것이었다.
참 놀라운게 말로는 표현할 수는 없지만,
느낌으로서 상황을 예측할 수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던 도시인 Porirua(윌링턴 근처의 위성도시)의
CAB(시민들의 고충을 상담해주는 무료기관)에 가서 하소연을 했고,
그곳의 추천을 받아 무료로 법을 상담해주는 곳까지 찾아갔다.
그래서 우리는 Hearing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다.
이건 소액재판 혹은 즉결심판이라는 것인데,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경고를 보내고 법정에서 만나게된다. 양측은 스스로 증거등을 준비를 하여 스스로를 변론하고 판사는 그자리에서 판결을 내린다.
판결내용을 2일내에 따르지 않으면 더한 처벌이 내려진다.
이것은 돈이 없는 소시민들이 변호사를 구하지 않고도
크지 않은 금액(한 천만원이하..)의 소송을 30불의 적은돈으로
해결할수 있게한 아주 효율적인 제도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바로 법원에 가서 Hearing을 신청하고,
법원에서는 그 날 그친구에게 소환장을 발부를 하였다.
드디어 날은 2주 뒤로 잡혔고 우리는 차분히 변론을 준비하였다.
남은 2주동안 나는 여러가지로 증거를 준비하고
또한 녹음한 내용과 여러가지 서류 등을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또 법정에 가서 또 무료 통역 서비스가 있다는것을 알고
(이민자로 이루어진 국가들은 이민자들이 이민 신청을 할 때 내는 신청금의 일부분을 이민자들을 위한 통역 서비스등에 할당한다. 즉 나는 그 서비스를 공짜로 쓸수 있고 그 통역을 하시는 분은 나라에서 돈을 받게 되는것이다.), 한국인 통역 하시는 분을 부탁하였다.
지금같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때는 이민 온 지 1년반 밖에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같은 교민을 돕는 것이라 생각되어 신청을 하였다.
법정에 가는 날이 학교 가는 날이라 이야기를 하고 우리둘은 처음으로 학교를 땡땡이치고 법정에 준비한 자료와 변론할 내용을 들고 갔다.
처음으로 통역하실 분을 만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분에 대한 여러가지를 알게 되었다.
그분은 독일 남자분과 결혼한 한국분이신데 미국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여 고생을 하셨다고 한다.(자세한 이야기는 적지 않기로 한다.) 그뒤로 자기는 항상 조그마한 녹음기를 가지고 다닌다고 하셨으며 녹음한 것을 참으로 잘했다고 하셨다.
우리는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좀 있다가 문제의 그친구가 그 대기실로 온것이다. 그 친구는 기분이 아주 상하여 보였다.
물론 설마 우리가 자기를 고소를 하여 법정에 부를 줄이야 알았겠는가?
어쨌든 당사자인 사이먼과 통역하시는 여자분, 그리고 그 문제의 쿡아일랜드 친구 그리고 판사 모두 법정에 들어가고 문이 닫혔다.
이해를 위하여, 이것은 정식 법정이나 재판이 아니다.
소액재판으로서 판결은 법률적 효과를 발휘한다.
허나 변호사등이 없이 스스로를 변론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아주 좋은 제도이므로 뉴질랜드에 계시는 분들은 이 제도를 잘 이용하기 바란다.
사이먼은 피해자이며 고소자로서 먼저 변론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부족한 영어지만 준비한 내용을 읽으며 "Your honor"라는 정식적 호칭을 부르며 통역을 하시는 분을 쳐다보며 한국말을 하면서 통역을 부탁하였으나..
그분은 잘하고 있으니 그냥 영어로 하라고 했다.
부족한 영어라도 통역이 되는것보다는 더욱 설득력이 있으며, 무엇보다 정확한 의사전달이 되니 걱정말고 하라고 용기를 주셨다. 만일에 정확한 의사가 전달이 되지 않으면 도와주겠노라고 용기를 주시면서..
사이먼은 그말에 용기를 얻어서 차분히 준비한 증거자료들과 날짜 등을 거론하며 이야기를 진행했고 마지막에 녹음한 사실을 이야기하며 판사가 원한다면 바로 들을수 있다며 녹음기를 꺼내 놓았다.
그순간 그 문제의 친구는 얼굴이 노랗게 변했다.
판사는 만일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녹음 내용을 듣겠노라며
그 친구에게 자기 변론을 요청했다.
그 친구는 사이먼의 이야기를 다 듣고 무엇보다 녹음한 사실을 듣는 순간 결정을 한 듯 하였다.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보험이 끝난 사실을 몰랐다며 오늘 돈을 가져 왔으니 바로 고쳐 주겠노라고 하였다.
야호~~~~~~~~~~ 드디어 나는 이겼다.
판사는 그자리에서 차를 고치는 곳을 3군데를 정해주며 오늘 내로 가서 견적을 받고 고칠 수 있게 하라는 법정 명령을 내렸다.
사이먼은 법정에서 나와서 아이비에게 좋은 소식을 알려주고
우리는 그 친구와 같이 차를 고치러 갔고 한 업소에서 차를 고치게 맡겼고 금액이 1000불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그 친구와 악수를 하고 좋게 헤어졌다.
그날 집에 와서 우리는 조그만 파티를 하였다.
무엇보다 상황에 굴복되어 남의 나라에서 자기의 권리를 찾지 못하고 패배 의식을 가지기 보다는 부딫치고 방법을 찾아서 내 권리를 찾는 법을 알게된 것이다.
복지국가의 법은 소수를 보호하기 위해서 존재하는것이다.
아무리 완벽한 법이 있어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것이다.
그사건은 학교에 알려졌고 우리는 조금은 유명인사가 되었다.
같은 반 친구들도 같이 기뻐해 주었고 우리의 무용담을 듣고 기뻐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