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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2006. 14:56 KoreaTimes ()
박기태의 한방칼럼
일반적으로 사람이 봄처럼 생기발랄하다고 할 때, 이 생기는 팔과 다리에 제일 잘 나타난다. 어린이들이 뛰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겉으로 건강하게 보이는 아이보다 겉보기에는 야윈 것 같아도 잘 뛰는 아이가 속은 더 충실하다.
우리 몸을 나무로 생각하면 손발은 가지에 해당한다. 바람이 불면 나뭇가지가 먼저 흔들리고 뿌리의 영양상태가 가지와 잎에 잘 나타나듯이, 내장의 활발한 정도는 손발에 가장 잘 나타난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은 팔다리에 힘이 솟고 손발의 온도도 적절하게 유지된다.
몸이 허약한 사람이 감정적인 충격을 받거나 비위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어 체하면 갑자기 얼굴이 노래지면서 팔다리에 힘이 쭉 빠져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꼼짝 못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몸은 하나의 유기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내장 따로, 팔다리 따로, 생각 따로, 말 따로 나누어 질 수 없다.
내장 중에서도 특히 소화기계 장기의 상태가 손바닥과 발바닥에 가장 잘 나타난다. 예를 들어 배가 더운 사람은 손바닥에도 열이 잘 나고, 속이 차가운 사람은 손바닥도 차가운 편이다. 배는 너무 더워도 탈이고, 여기서 차다는 것은 소화기능이 이미 약해졌음을 뜻하고 갑자기 잘 더워지는 것은 소화는 될지언정 흡수하는 것을 힘겨워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손발이 찬 사람은 대개 소화기능이 약해서 잘 체하거나 입맛이 없는 편이고, 손발이 화끈거리며 열이 나는 사람은 평소 과식하는 습관이 있거나 술ㆍ고기ㆍ단 것ㆍ찬 것을 거침없이 먹어 소화기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손바닥과 발바닥에 유난히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내장에서 먼저 땀을 흘리고 있다고 본다. 내장이 과도하게 일을 해도 지치지 않으면 열만 날 뿐 땀이 나지는 않지만, 내장이 약해져서 슬그머니 지칠 때는 속에 있는 땀이 바깥 손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장에 부담이 많은 사람은 소화 활동으로 열을 냈다가 지쳐 식을 때 땀이 많이 나게 된다.
신경 활동으로도 손발에 땀이 많이 나는데, 흔히 긴장ㆍ초조ㆍ흥분을 하거나 당황할 때 손에 땀이 배어 나오는 것을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특히 시험에 대한 부담으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춘기의 중고등학생들 가운데 손바닥과 발바닥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