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온지 2주가 지난 후, 드디어 홈스테이가 결정되었다.
St. Heliers 의 할머니 혼자 사시는 집이라고 하였다.
St. Heliers 는 Mission Bay 바로 옆 동네로,
바로 집 앞에 바다가 있는 부자(?!)들이 사는 곳이라고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바다가 보이는 집에 사는 것이 소원이었던 나는
정말 부픈 마음을 안고 그 곳으로 갔다.
정말 동네는 듣던 대로 으리으리한 집들로 가득했다.
홈스테이 집을 찾아가던 중에 언니와 장난으로 했던 말 중에..
“이 동네에서 제일 후진 집 인거 아냐?! 푸하~ ”
Oh, my god!!!!! -_-;;
설마했더니 진짜였다.. T_T
홈스테이 집은 작고 오래된 나무집이었다.
게다가 할머니도 무척 까다로워보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여기서 살아야지 뭐..
그 때부터 내 생애 가장 추운 겨울이 시작되었다.-_-;
내 방과 화장실에는 사용방법이 적힌 메모가 붙어져 있었다.
샤워는 하루에 한 번. 5-10분 이내로. ( 이 점은 익히 들었던 것이라 그러려니 했다. )
화장지는 2칸씩.
젖은 수건이나 옷은 방안이나 화장실에 절대 놓지 말 것.
집에는 밤 10시까지 들어올 것.
밤에는 반드시 light와 heater를 반드시 끌 것.
.... ... ... ...
정말 무슨 규칙이 그렇게 많은지.. 휴우..
문제는 밤이었다 !
밤에 전기 사용을 못 하게 한다. (모든 키위 홈스테이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전기장판은 물론 없거니와 heater조차도 켜 놓고 못 자게 한다.
한겨울에 어찌나 춥던지..
나무집이라 창문 사이로 바람도 솔솔 들어오는 듯하고..
결국 그 날 밤.. 난 밤새 펑펑 울었고 잠은 거의 자지도 못 했다.
추운 것도 그랬지만..
갑자기 혼자라는 생각에.. 어찌나 서럽고 외롭던지..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해서 하소연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걱정하실테니깐 ^-^;)
온 몸은 머리까지 꽁꽁 얼었고 그 다음날까지 머리가 얼얼할 지경이었다.
그 다음날부터는 hot pack에다가 뜨거운 물을 넣어 그걸 껴안고 잤다.
처음 3일 동안은 거의 잠도 못 자고,
얼굴, 팔, 다리 온몸이 하얗게 트고..
처음에 정말 많이 힘들었다.
집 앞 비치에 나가서 펑펑 울기도 하고,
한국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처음으로 하고..
‘엄마’ 라는 두 글자만 떠올려도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
이렇게 힘들었지만 내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이것이 바로 “진짜 키위들의 생활” 이라고 생각을 바꾸고 나서였다.
이게 ‘고생’ 이 아닌 ‘경험’ 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니 맘이 한결 나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