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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006. 11:58 KoreaTimes ()
박기태의 한방칼럼
흔히 ‘사람이 밥 잘 먹고, 화장실 잘 가고, 잠 잘 자면 건강하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고 지나쳐버리는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이 사실은 우리의 건강과 가장 크게 직결되는 문제인 경우가 많은데, 그 한 예로 주변에서 잠을 푹 자지 못해 날마다 괴로워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사람은 잠을 통해 낮동안 쌓였던 정신적ㆍ육체적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새로운 활력을 회복한다. 그런데 만약 2~3일을 계속 자지 못한다면 졸린 것은 물론이고 정신집중이 안되어 착각ㆍ환시ㆍ환각 등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정신분열증 같은 착각과 망상에 빠지며, 말과 행동이 몹시 거칠어지기도 한다.
잠은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특히 성장기 어린이는 잠자는 동안에 성장 발육이 더욱 촉진되고 또 산모는 유선을 자극하는 호르몬이 수면 중에 많이 분비되므로 키가 크고 모유를 잘 나오게 하려면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이렇게 중요한 잠을 잘자지 못하는 증세를 불면증이라고 한다. 사실 불면증은 잠을 자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잠이 들어도 깊은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자주 깨는 증세까지 모두 포함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습관성 불면증이라고 할 수 있다. 여행이나 결혼, 주위 사람의 죽음 등 갑작스러운 충격 때문에 일시적으로 불면증이 생기는 경우는 대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지만 이 습관성 불면증은 대부분 만성적인 긴장이나 불안이 원인이므로 지속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 때문에 환자 자신이 겪는 고통이 매우 크다.
불면증 증세는 잠을 잘못 이루는 것이 주된 증세이지만, 환자에 따라 이로인해 유발되는 식욕부진, 피로감, 눈의 피로, 주의력과 집중력 감퇴, 두통, 변비, 가슴 두근거림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을 심장의 문제로 보고 이를 다스려주는 약물과 침구치료를 통해 불면증을 해소한다. 더불어 효과적인 수면 방식은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발은 따뜻하게 하고, 가슴과 머리는 약간 서늘하게 하며, 등은 따뜻하게 하고 자는 것이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드는 습관은 일시적인 효과를 보일 뿐, 결국 병을 더욱 만성화시켜 치료를 어렵게 한다. 이 때는 오히려 적당한 운동이나 노동으로 신체를 움직이는 근육활동을 하여 긴장과 불안을 없애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잠을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 마음의 평화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