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받는 시험준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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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받는 시험준비 (2)

0 개 947 김준

지난호에 이어 이제부터는 기출문제를 풀어가는 실제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해야할 일은 기출문제지를 확보하는 일이겠지요. 


가장 먼저, NCEA 학생들은 NZQA 웹 페이지에서 지난 2012년부터의 모든 페이퍼들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의 페이퍼들이 몇 년전부터 서버에서 빠져버렸습니다. 그 당시의 문제들도 좋은 문제들이 많았는데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다운로드에 관련해서는 두 가지 팁이 있는데요. 하나는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학년별로 약간 다르지만 지난 Syllabus 문제도 풀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시험보기 2주 정도 전부터는 사이트 접속이 매우 어렵고 상황에 따라 잠시 다운되기도 하며 아예 사이트 오픈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기출문제의 메뉴가 오픈이 안되는 일도 가끔 있으니 지금부터 미리미리 파일을 다운받아 놓을 일입니다. 책상 위에 랩탑을 펼쳐놓고 사이트에서 직접 읽어가며 눈으로만 훑는 공부는 그 방법에도 문제가 있지만 아예 공부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도 있는 것이지요. 


또한 2010년부터 12년에 걸쳐 Syllabus가 바뀌었는데 말이 변화를 준 것이지 실제로 External paper는 그다지 변동이 없습니다. 변경 이전의 문제들은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사이트에서 사라졌지만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각급 학교들의 사이트에서 어느정도 다운받을수 있습니다. 조금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다양한 기출문제의 확보가 성적향상의 첫단추라는 생각으로 몇 시간 투자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캠브리지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대부분 기출문제를 검색해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더! 우리가 보는 CIE 문제는 영국에서 출제가 되는데 정작 영국에서는 극히 일부의 학교를 제외하고는 CIE과정을 공부하지 않습니다. 대신 영국내 캠브리지 과정을 위한 AQA, Edexcell, OCR등의 과정을 공부하고 있지요. 그래서 당연히 CIE문제도 이들 영국내 과정의 분위기를 답습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심지어는 2년정도 터울을 주고 페이퍼가 거의 동일하게 출제된 경우도 있으니 기출문제를 준비하면서 꼭 영국 내 과정의 기출문제 풀이도 병행하기를 바랍니다. 


IB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기출문제 확보에 대해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마도 공부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이미 모든 과목에 걸쳐 Question Bank 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을텐데요. 현재 버전 4까지 출시가 된 Question bank는 그 동안의 기출문제들을 챕터별로 재 편집하여 구성한 아주 유용한 프로그램입니다. 원래 개발된 의도가 각급 IB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시험지를 편리하게 구성하도록 돕는 것이었던 만큼 다양한 옵션이 제공되어 학생 개인별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시험지를 만들어 풀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기억할 것은 가장 최근 Question Bank는 온라인 버전으로만 접근이 가능하고 학교 선생님들에게만 비밀번호가 제공되므로 바로 전 버전 (version 3) 까지만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이후의 문제들은 시험지별로 따로따로 다운받아야 하는데요. 최근에는 기출문제지만을 모아서 제공하는 사이트들도 많이 있으니 조금만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문제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출문제 페이퍼를 준비했다면 이제 푸는 일만 남았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출문제 풀고 나서 자기 점수 매겨놓고는 스스로 뿌듯해 하는 것처럼 바보스러운 일도 없습니다.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기출문제를 푸는 이유입니다. 학생들은 답을 맞추기 위해 예전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닙니다. 질문의 내용을 논리적으로 파악하는 훈련을 하고 문제풀이에 요구되는 스킬을 훈련하며 동시에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기출문제를 푸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출문제 풀이의 목적을 제대로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첫째. 큰 그림속에서 문제의 위치를 파악 합니다.  


저는 수업 도중 이 화두에 대한 설명을 할 때마다 꼭 게임을 비유로 들어 이야기 하곤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가령 LOL 이라던가)을 하기 위해서는 전체 화면의 한 구석에 조그만 ‘지도’를 항상 띄워놓고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내 전우는 어디에 있는지를 계속 확인해야만 하는데요. 이와 같이 시험이라는 ‘게임’을 풀어나가기 위해 task를 분석할 때는 가장 먼저 이 문제가 어떤 챕터에 해당되는지, 어떤 컨셉에 대한 문제인지를 먼저 정확히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에 맞는 풀이 방법이나 중요 컨셉을 자동적으로 꺼내 놓을수 있는 것이지요. 당장은 어렵게 들리겠지만 몇 번 시도해 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임을 바로 알 수 있을 겁니다. 평소 공부할 때 마인드맵 등등의 노트법을 활용한다면 문제의 위치 파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풀고 나서 채점한 후 Tab 붙이고 약한 부분을 보강합니다. 


저는 다른 선생님들과는 좀 다르게 오답노트 만들기 같은 뭔가 시간을 많이 소모하는 추가 작업을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기출문제를 풀고 나서 마킹한 후 그대로 파일링을 하는 것을 권합니다. 오답이 있다면 반드시 정답뿐 아니라 자신이 틀린 이유도 찾아 내야 하며 그 내용을 머리 속에 각인 시킨 후 시험지에도 메모해 놓아야 하겠지요. 때로는 오답의 이유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탭을 붙여 파일링 할 수도 있는데요. 


예를들어 문제를 자세히 읽지 않아 틀린 문제에만 빨간색 탭을 붙여 정리해 놓는다면 파일을 열지 않고도 문제의 심각성을 바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몇가지의 색을 어느 구분에 맞추어 사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많은 문제를 다시 리뷰해야 하는지, 혹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틀리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셋째. Topical question solving을 활용합시다. 


간혹 학생들이 자신은 아직 기출문제를 풀 정도의 실력이 아니므로 일단은 전 과정을 요약해 놓은 책으로 공부를 한 후에, 혹은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고 난 연후에 문제를 풀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시험문제 중에서 요약집 (Study guide)에 등장할 정도로 뻔한 내용을 물어보는 문제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겁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만드는 노트라는 것이 실상은 자기위안 이상의 역할을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누누히 이야기 했으니 더 이상 말하는 것도 손가락만 아플 뿐이구요. 


하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년간 뭐를 배웠는지 도통 알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평소 학습량이 적어서 얼마 남지 않은 준비기간이 당황스러운 학생들이 있다면 각 챕터별로 기출문제를 모아놓은 페이퍼를 구해 풀어보길 권합니다. 기본적인 내용만 숙지한 후 계속 되풀이해서 문제를 접하다보면 해당 챕터에 대한 이해와 문제경향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한챕터 한챕터 정리하면서 전체 큰 그림을 그려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시험준비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 일사분기를 여름휴가 대신 연말시험에 집중하며 살아온 시간이 이제 20년이 다 되었는데도 아직 가슴 두근거리는 긴장감은 쉬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시간에 맞추어 살다보니 저 또한 매년 external 시험을 치르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할까요. 이제 정말로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마지막 시험을 준비하며 우리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마음에 품었던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 낼수 있기를, 힘들지만 보람있는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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