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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2010. 12:38 NZ코리아포스트 (219.♡.23.25)
지구촌 평화 특명대사 유엔UN
수단의 땅덩어리는 서유럽 국가들을 합친 면적과 비슷하다.
유엔 미션의 본부가 수도 카튬에 있지만 전지역을 통제 · 관리 한다는 것은 불가항력이다. 그래서 남부 지역을 지원하기 위하여 남부 수단 수도 주바 (Juba)에도 일부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부서의 보조 사무실도 여기에 있다. 부서장으로서 한달에 한번씩은 주바 사무실을 방문한다.
아침 일찍 유엔 비행기로 출발하여 1시간 30분만에 도착했다. 나일강가에 위치한 조그마한 주바 공항, 낡아빠진 건물 전면에 명세기 “국제공항” 이라고 적혀 있다. 그래도 하루에 한편씩 케냐 나이로비와 우간다 엔테베 공항으로 오고가는 비행기가 있다.
“그래, 외국으로 오고가는 항공기가 운항된다면 국제공항이라고 말할수있겠지…”
오늘도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가 사무실로 향했다.
주요부서의 책임자들과 회의을 마치고 우리 사무실로 돌아왔을 땐 온통 내 상의는 땀으로 젖어 있었다. 후덕지근한 남부 기후에 적응하는 모양이다.
계획된 일과가 끝나고 숙소로 가서 쉬고 싶지만 직원들의 요청으로 나일강가에 있는 방갈로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기로했다.
강을 따라 세워진 방갈로는 제법 운치있고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으니 아직 해는 저물지 않아 저 옆에서 아이들이 몸을 씻고 있고 윗몸을 드러내고 빨레하는 여자 아이들도 보인다. 넘쳐나는 강물이 있어 주변이 푸르고 생명이 숨쉬고 자라는것 같았다.
식사를 끝내고 여유롭게 앉아 있기가 불편했다. 온몸이 먼지땀으로 쩔여있는 듯하여 빨리 숙소로 돌아가서 샤워부터 하고 싶었다. 남의 속도 모르고 케냐 출신 데이비드와 콩고 출신 윌리는 서로 주고 받고 말이 많다. 두 녀석 모두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 변호사했으면 지금의 유엔 볼런티어보다 나은 보수에 지위를 누릴수있을텐데.
“자, 모두들 오늘 수고했어요. 좋은 곳을 안내해줘서 즐거운 시간가졌어요.”
“내일 아침에 사무실에서 봅시다.”
내가 먼저 끝내야 했다. 아니면 이밤이 지나도 대화는 끝나질 않을것 같았다. 날은 이제 어두워 주변이 보이질 않는다. 거리엔 가로등이 없다.
남부 수단은 전기 시설이 없기 때문에 밤에는 암흑의 세계가 되어 버린다. 허허벌판에 세워진 임시 콘테이너 건물들이 오늘밤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하루밤을 보내야 하는 방에는 달랑 침대 하나와 모기장뿐이다. 다행히 모기장이 있어 잠은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밤은 깊어 벌써 자정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도 샤워는 해야지, 옷을 벗어 던지고 간편한 복장으로 샤워장으로 달려갔다. 샤워장은 그럴싸하게 만들어져 화장실, 샤워장, 세면장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이탈리아산 조립형 콘테이너이다.
치약을 담뿍 담은 치솔을 입에 물고 샤워기에 몸을 갖다 되고 물꼭지를 틀었다. 미지근한 물이 솟아져 나온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
정작 물이 아니고 브라운색의 물감을 풀은 흙탕물 아닌가. 온몸이 갑자기 가려워 오는 것 같았다. 혹시나 아프리카의 희귀한 바이러스가 내 몸에 침입하지는 않을는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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