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개
3,517
09/10/2009. 15:03 김동열 (125.♡.243.88)
김동열 칼럼
미국 쇼 비즈니스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 중에 하나로 불리는 데이비드 레터맨이 마침내 방송에서 사죄를 했다.
CBS 방송의 심야 토크쇼 진행자로 널리 알려진 레터맨이 자신의 방송 시간에 여직원과의 성관계 사실을 털어 놓고, 이로 인해 같은 방송국내 제작자로 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은 그 동안 레터맨과 관계를 맺어온 여 직원이 몇 명인지 아직까지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그런 래터맨의 버릇은 최근의 일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직장 내 성회롱과 상사의 권한 그리고 한계에 대한 새로운 쟁점을 낳았다.
레터맨의 상대는 같은 직장에서 일한 여비서로 밝혀지면서 여비서란 직업에 대한 의혹이 다시 제기 되고 있다.
중국대륙에선 여비서가 시집가기 힘들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적이 있었다.
중국 내 결혼 적령기 남자들은 여비서를 직업인으로 보기 보다 직장 상사의 정부(情婦)로 간주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여비서들이 그런 불신을 씻어내고 시집가기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고 한다.
이번 추문을 보면서 중국 젊은이들의 생각이 그렇게 현실과 동떨어진 것 만은 아니었다.
망신당한 CBS방송
사건의 진원지 된 CBS방송은 매우 곤욕스러운 입장에서 자신의 입장 표면을 지극히 아끼고 있다.
더욱이 레터맨은 CBS방송의 대표적인 간판 진행자이며 심야 쇼의 대부로 꼽혀온 방송인이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조용히 넘어가고 싶지만 그를 협박한 사람도 같은 방송국의 제작자로 들어 나면서 더욱 어려운 입장에 빠지게 됐다.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최고의 연봉과 대우를 받고 있는 레터맨이라는 방송인에 국한 되기 보다 미국 방송계에 만연된 직장 상사와 직원과의 불순한 관계가 들어난 빙산일각이라는 의견이 많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어난 부적절한 관계로 시작 되었다는 일부 동정도 있지만, 방송계 치부가 들어난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와 자성의 노력도 필요 한다는 주문이다.
미국3대 공중파 방송 중에 하나인 CBS는 나쁜 경제사정과 함께 이번 사건에 인기 프로 제작자까지 관련되면서 실추된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할지 앞이 안 보인다는 속 사정이다.
힘을 가진 토크 진행자들
심야에 진행되는 토크쇼를 미국 사람들은 매우 좋아한다. 늦은 시간 아이들은 모두 자고, 맥주라도 마시면서 침대에서 보기 좋은 프로로 미국인들의 구미에 알맞다.
본격적인 토크쇼의 태두는 아마도 그 유명한 쟈니 칼슨을 꼽게 된다.
그의 쇼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대통령들도 방송에 출연을 희망하게 되어 미국 최고의 방송인으로, 연기자로 인기를 누렸다.
특히 선거철에는 각 당 후보가 쟈니 칼슨쇼에 먼저 출연하려고 피나는 경쟁을 벌인 일화가 아직 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때 세워진 전통이 지난 대선에도 건재해 후보 시 오바마와 맥케인이 다투어 출연한 적도 있다.
결국 치솟는 인기와 막강한 권력까지 행사 하게 된 토크 쇼 진행자들은 인기를 바탕으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게 되었다.
이런 진행자의 요구를 어느 누구도 거절할 수 없게 되고, 어쩌면 일부는 그런 권력자에게 접근했을 가능성도 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를 낳는 것처럼 이번 사건은 어쩌면 사필귀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직장 로맨스의 폐해.
미국에서 방송되는 토크쇼는 가십을 극대화한 말 장난에 불과하다고 혹평하는 평론가도 있다.
우리 말로 하자면 밤 늦은 시간에 인기 있는 사람이나 정치가들을 골라서 씹는 경우가 허다 하다.
물론 그런 험담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일반 뉴스에서는 다루기 힘든 내용을 심야 시간에 방영하면서 여론의 흐름을 조절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내용은 인기인과 정치인을 도마 위에 놓고 망신 주고, 위험한 말 장난을 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정치인들이 토크쇼를 두려워하는 이유도 그런데 있다.
말로 먹고 살기는 매일반이지만 정치인이 토크쇼 진행자를 말로 이기기는 매우 힘들다.
그들은 또한 전파라는 전대미문의 무기와 확실한 시청자가 있기 때문이다.
토크 쇼 천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진행자들은 천만대의 연봉과 어느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파워를 갖고 있어 레터맨의 부적절한 관계가 어쩌면 자연스러운 탄생이라는 사람도 있다.
직장 내 상사와 직원간의 로맨스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말하기 힘든 심적 괴로움을 주고, 그로 인한 사기 저하는 비즈니스 마이너스와 직원 이직 등 피해를 유발하게 된다.
이번 레터맨의 성관계 폭로는 그가 택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가장 자랑스러운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그의 명성에 금이 가고, 실추된 인기를 다시 만회하기는 어려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불륜도 자랑거리가 되는 시대인 만큼 어느 누구도 래터맨의 장래는 예측 할 수 없을 것이다.
<김동열 dyk47@yahoo.com>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