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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2010. 14:05 김동열 (219.♡.21.112)
김동열 칼럼
지난 몇 주 전부터 미국 보수 언론은 여론 조사에 열을 올렸다.
내용인 즉 “오마바 대통령의 정책수행 능력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그 대상도 국민을 상대로 무작위 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흑인사회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오바마 정부 2년에 접어들면서 흑인커뮤니티의 불만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 흑인들이 당시 거의 95%에 가까운 찬성표를 던져 공화당 우세지역에서까지 오마바가 근소한 표차로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오바마에게 충성을 다한 흑인들 사이에 적지 않은 분노가 언론에 보도 되면서 보수층 언론들은 흑인커뮤니티에서 벌어진 오바마의 인기 추락을 건보개혁안 반대 여론몰이에 이용하려 했다.
인기 없는 오바마
흑인커뮤니티에서 오바마 인기는 형편없이 떨어졌다.
대선 직후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백인의 반대보다 흑인의 반대가 더 두드러진다.
그 이유는 같은 피부 색깔의 오바마에 대한 기대가 그 만큼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흑인 커뮤니티만을 위해 특별한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
그는 첫 흑인 대통령이지만 흑인 커뮤니티만의 대통령이 되기를 거절했다.
그래서 그의 정책은 항상 미 국민을 상대했던 것이다.
흑인 커뮤니티는 대선 후 그들만을 위한 특별한 정책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던 기대가 무너지면서 이젠 반(反) 오바마 전선이 형성된 것이다.
오바마 인기가 흑인 커뮤니티에선 형편없이 떨어졌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오늘의 오바마를 있게 한 원동력은 특정계층이 아닌 ‘보통사람들의 지지’라고 생각된다.
심각한 흑인 실업률
불경기가 2년 넘게 지속 되면서 경제적 약자인 흑인 커뮤니티는 거의 파탄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흑인 커뮤니티의 실업자는 거의 4명 중 1명 꼴로 집계되고 있다.
청소년 층은 2명 중에 1명은 실업자로 알려져 더욱 심각한 형편이다.
미국 내 어느 커뮤니티보다 불경기 직격탄을 맞은 흑인들은 자신들의 절박한 사정을 오바마가 외면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지난 대선 때 90% 이상의 몰표를 안겨 주었는데 아직까지 그 대가를 받지 못했다는 불평이다.
오바마도 심정적으로 흑인커뮤니티의 파탄을 막고 싶겠지만 미국의 경제가 불황의 정점에 있기 때문에 섣불리 흑인들을 위한 인기정책을 내놓을 형편이 못 된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 받는 흑인들은 “잘못 투표했다”는 반발이 계속 나오고 있다.
3천만 명 이상 혜택
미국 주류사회에선 오바마의 국정수행 능력에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적어도 2명 중에 1명은 그의 대통령직 수행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건강보험개혁안이 하원을 통과 하면서 오비마의 승리가 가장 눈에 띄고 있다.
세계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전국민 건강보험이 없었던 나라가 바로 미국이었다.
유럽에선 세계최강대국이 아직도 19세기에 머물고 있다는 웃음거리를 만들기도 했다.
이번 건보개혁안에 반대하는 이유도 정부 재정지출이 늘어남으로써 그 피해가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특히 기득권층은 건보개혁안으로 세금이 늘어나면 자신들의 부담이 커질 것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건보개혁안 통과로 미(未) 가입 보험자 5천만 가운데 3천만 이상이 구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 미국 국민들은 자신의 수입에 관계없이 최소한의 안전망인 의료혜택을 받게 되었다.
건보개혁안의 통과로 재정적자가 늘어나겠지만 그로 인한 보험확대는 사회전체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게 될 것이다.
상식사회의 승리
오바마는 이제 루즈벨트에 버금가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지난 1벡년 동안 끌어온 전 국민 건강보험 혜택이라는 전대미문의 역사적인 과업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대통령들도 오바마 보다 좋은 위치에서 건보개혁을 주장했지만 그들의 가슴은 오바마처럼 뜨겁지 못했다.
선거공약이었기 때문에 그저 흘러간 축음기처럼 주장을 했을 뿐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달랐다.
그는 자신의 정치생명과 바꿀만큼 건보개혁이 꼭 필요한 정책으로 생각했다. 건보개혁안이 통과된 직후 그는 “이것은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이고, 상식의 승리”라고 말했다.
세계 어느 선진국이 미국처럼 국민의 20%이상이 무보험으로 고통 받고 있나.
민주주의와 평등을 왜치고 남의 나라 걱정을 자기나라 걱정처럼 하는 미국을 뒤에서 비웃었던 이유 중에 하나도 바로 보험문제였다.
지난 23일 미 국민들은 오바마의 건보개혁안 법안 서명을 지켜 보면서 또 하나의 위대한 대통령의 탄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건보개혁안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이 11월 총선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위협적인 주장이 공공연하게 보수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기득권층은 이번 건보개혁안이 법으로 확정됨에 따라 자신들에게 늘어날 부담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찬성자들에게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상식적인 국민들이 투표로 오바마를 지키면 어떤 보수층의 위협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어려웠지만 이번 오바마의 승리는 평등권을 다시금 일깨운 상식사회의 승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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