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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의 이름은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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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010. 16:25
NZ코리아포스트
(219.♡.21.112)
지구촌 평화 특명대사 유엔UN
꽃이 피었네
이름이 무어냐고
이 꽃의 이름은 그냥 “꽃” 이라내
자그만 꽃 가지
꽃대 하나에 여러 개의 꽃과 꽃 봉우리
체리 빛일까 하얀 빛일까
아침 이슬에 젖어
촉촉한 입술처럼
수줍어 얼굴 빨개진 소녀처럼
내가 살고 있는 집 앞마당에 항상 피는 꽃이 있다.
1년 내내 꽃이 피고 진다.
아침 출근 길에 손을 흔들며 방긋 인사해 준다.
“동주씨,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세요.”
늦은 퇴근 길에도 깜짝 반긴다.
“어서오세요. 오늘 고생 많으셨죠.”
하루는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는데 울타리 내 유엔 숙소를 경비하는 젊은 친구가 꽃을 한아름 들고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가 내가 이 꽃을 너무 좋아 하는 것 같아 준비했다며 슬며시 건네준다.
이 경비원은 남달리 선하고 착하게 보이며 인사성이 밝고 사람을 볼 때마다 밝게 웃으면서 부담없이 말을 건넨다.
이제 겨우 20대 후반의 나이인 것 같은데 벌써 아이가 셋씩이나 있단다.
언젠가 이 꽃을 따다 내 방 빈 책상 위에 두려고 했었는데 어떻게 내 마음을 잘 아는지 매우 흐뭇했다.
그런데, “이 꽃 이름이 뭐야 ?”
한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이 시원했다.
“예, 꽃 입니다.”
“아니 꽃 이름이 뭐냐고 ?”
“꽃인데요.”
이 꽃의 이름이 꽃이라는 것이다.
순간, 이 친구가 농담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진지했다.
이 친구가 아는 이 꽃의 이름은 그냥 “꽃”이었다.
그래, 맞다.
꽃의 이름이 뭐 그다지 중요한가.
그냥 꽃이면 되지.
무슨 이름이 일일이 필요한가.
보는 사람의 마음 속에 그 꽃이 있으면 되지.
이들의 한달 월급은 겨우 30불.
우리 돈으로 약 3만원이다. 그러면 단돈 천원으로 다섯 식구가 먹고 산다.
이 작은 돈으로 어떻게 무엇을 먹고 살아 가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매우 만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만족하는 그의 삶이 이 돈으로 다섯 식구가 살아 갈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어쩌다 차를 닦아 놓은 날에는 약간의 돈을 집어 주지만 이 귀한 꽃 선물에 대한 그의 성의를 그냥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 같았다.
큰 용돈을 받는 꼬마 아이와 같다. 아니, 이건 그에게 용돈이 아니다.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은 신이나 보였다.
퇴근하는 길에 길거리 구멍가게에 둘러 사탕과 과자 한봉지씩 사 들고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듯이 아빠도 이럴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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