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한국 사람이 주도하는 지형정보의 최신 기술이 적용되어 불법적 다이아몬드 채굴 현장들을 적발하는 큰 업적을 세우게 되었다.
이쯤이면 일단 국제 무대의 새내기 유엔 직원으로서 또한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매우 보람 있고 자랑스런 출발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쉽게 이루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도착 후 매일 참석하는 미팅은 결코 쉽지 않았다. 돌아가면서 각 부서별로 보고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 차례가 되면 심리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었다. 실무 인터내셔널 영어가 그다지 익숙하지 않아서 때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회의 도중에 이해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 지나쳐버린 경우도 많았고 중요한 부분이 명확히 이해되지 않아 다시 찾아가서 물어야 했던 경우도 많이 있었다. 처음부터 빨리 적응 하기 위해 영어의 능력 부족에서 오는 '창피'라는 단어를 없애 버렸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인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적응하면서 길러진 업무 처리 능력이었다. 앞으로 예상되는 일에 대해서 철저히 준비하고 반복해서 점검하면서 우발 상황을 미리 대비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관리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거기에 개인의 사생활도 아낌없이 희생하는 일에 대한 적극성과 열정은 한국인이 가진 커다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을 극대화 시킨다면 국제 사회에서 세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자기 분야의 전문가로 일해 나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영어의 장벽은 왜이리 높은지!
죽어서 돌아 가리라
미션에 근무하는 유엔 직원들은 스스로 자기가 살아야 할 집을 구해야 한다. 대부분 월세 형식으로 지불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삼 개월 분, 육 개월 분, 또는 일 년 분을 한꺼번에 미리 지불해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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