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스를 연주하는 슬픈 여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로망스를 연주하는 슬픈 여인

0 개 2,619 코리아포스트
시에라레온 퓨리타운에서 바로 이웃나라, 라이베리아로 근무지를 옮겼다. 그 배경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케냐 출신의 당시 라이베리아 유엔 평화유지군 총사령관의 끈질긴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분은 시에라레온 평화유지군 총사령관으로서 약 2년을 근무하면서 평화 정착과 국가 재건의 발판을 제공하는 성공적이 사례를 남겼다.

그의 탁월한 능력은 전임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의 특별한 신임을 받으며 라이베리아 총사령관직으로 자리로 옮기게 된 것이다.

지리적, 자연적, 정치적으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곳에 나의 지리정보시스템 부서를 똑같이 운영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 역시 능력을 인정해 주는 그 분이 고마웠고 시에라레온의 상황도 대통령 선거를 유엔의 감시. 감독 아래 성공적으로 끝났고 서서히 평화를 되찾아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직 3성 장군으로서 평화유지 미션에서 경험이 풍부한 이분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럽고 좋은 기회였다.

이곳에 도착하자 마자 운이 좋게도 좀처럼 빈집이 나지 않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바닷가에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본부 사무실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대서양 바다와 강이 만나는 큰 모래톱을 따라 약 30세대 정도의 개인 주택들이 열대 과일의 망고나무와 코코넛나무 사이 사이 푸른 잔디밭에 위에 그림처럼 앉아 있다.

전쟁전 미국 사람들이 이곳에 살았지만 내전이 일어나자 떠나 버려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집들을 레바논 사업가가 전체 구역을 사들였고 대대적인 보수를 통하여 숙소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엔 직원들에게 렌트를 하게 된 것이다.

도시 전체는 내전으로 모든 시설이 파괴되었지만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처럼 울타리 내에는 조깅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수영장, 테니스장, 헬스클럽 등과 같은 시설들도 갖추어져 있다.

지난번 시에라레온에서 겪었던 힘든 여건과 비교할 땐 모든 시설이 갖추어진 별장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토요일 오후, 이날은 일주일에 한번씩 주말을 이용하여 몇몇 친구들과 바로 저 넘어에 보이는 바닷가에 가는 날이다. 서로 준비한 음식을 가져와 늦은 점심을 나누며 코코넛 나무아래서 각자 책을 읽거나 모여서 카드 놀이로 시간을 보낸다. 같은 유엔 직원으로서 서로가 혼자서 살다 보니 여유있는 주말이면 건수를 만들어 이렇게 함께 모인다.

미국에서 유학을 끝내자 마자 유엔에 직장을 구한 당돌하고도 똘똘한 29살의 일본인 여자 친구 아키, 뉴욕에서 두딸과 함께 살고 있는 노르웨이 출신의 남편을 둔 오울드 필립피노 올리비야, 뉴욕 본부에서 온 스리랑카 출신 미모의 이혼녀 샤민, 유엔에서 약 35년을 근무하고 곧 퇴직하는 콜롬비아 출신 수다장이 라울, 언제나 무게 잡고 말할 때는 억센 억양을 내는 스코틀랜드 출신 토니, 외계인이 말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잘 안되는 영어를 구사하는 오스트렐리안 데니스 등 카드 놀이에 정신들이 나가 있다.

어디선가 귀에 익은 멜로디로 기타 켜는 소리가 들린다.

열대 정글, 사자와 코끼리, 표범 등 동물의 왕국과 북소리에 장단 맞춰 노래와 춤을 즐기는 토착인들…

여기 시에라레온, 라이베리아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출 때는 북을 양 무릎에다 끼고 양 손으로 두들기는 장면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아프리카, 내전을 겪은 이나라에서 기타 소리를 처음 듣는 일이다.

나도 모르게 자리에 일어나 그 소리를 따라 걸어갔다.

도대체 누가 석양이 짙은 이 바닷가에서 기타를 치는 걸까?

어울리지 않는 듯한 허름한 청치마를 입은 한 흑인 여인이 편평한 바위 위에 앉아 한쪽 발을 바닷물에 담근 채 어릴 때 자주 듣던 추억의 "로망스"를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반창고와 스카치 테이프를 이어 붙인 기타와 엉성한 줄의 기타 모습은 전쟁이 가져온 혹독한 상처 만큼이나 아프게 보였다.

이 여인은 무슨 기구한 사연이 있을까?

내전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을 잃은 걸까?

유엔 숙소와 바닷가 중간에 있는 지금은 파괴되어 흉물스런 모습으로 외로이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는 저 큰 건물,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상들이 모여 회담을 가질 정도의 당시 초특급 호텔이었던 "아프리카 호텔"에서 한때, 이 나라를 망가뜨린 정치가들 앞에서 그들의 흥을 돋구었던 유명한 가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녀의 바닷가 라이브 콘서트와 춤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앉은뱅이가 걸어가는 기적이 일어나다!

댓글 1 | 조회 3,537 | 2010.02.23
베베 수모, 나이 14세. 얼핏 보아 이제 겨우 열 한두살 먹은 꼬마 앉은뱅이 여자 아이다.김혜자 선생님을 포함한 우리 일행이 다가가자 황급히 두다리를 땅바닥에 … 더보기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배우 김혜자 선생님(Ⅱ)

댓글 0 | 조회 2,865 | 2010.02.09
그로부터 약 2년 후, 지금 이렇게 라이베리라 공항에서 선생님을 다시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 월드비젼 회장님을 포함한 온누리 교회의 의료봉사단, SBS 방… 더보기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배우 김혜자 선생님(Ⅰ)

댓글 0 | 조회 2,920 | 2010.01.26
시골 버스 터미널처럼 어지럽게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가나 아크라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연착되는 모양이다.이번에도 전쟁 고아가 많은 이 나라에 고아원을 돕기 위하여… 더보기

현재 로망스를 연주하는 슬픈 여인

댓글 0 | 조회 2,620 | 2010.01.12
시에라레온 퓨리타운에서 바로 이웃나라, 라이베리아로 근무지를 옮겼다. 그 배경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케냐 출신의 당시 라이베리아 유엔 평화유지군 총사령관의 … 더보기

UNMIL의 무장 및 동원 해제와 화해 작전

댓글 0 | 조회 2,726 | 2009.12.22
“빠바박, 빠바박, 척척척. 척척척” 사무실 바로 건너편에 있는 무기 절단기가 아침부터 요란하게 돌아간다. 수거된 무기들은 부서지면서 5센치 간격으로 잘려 나가고… 더보기

유엔과 아프리카 최초 여성 대통령(Ⅱ)

댓글 0 | 조회 2,543 | 2009.12.08
아이보리 코스트가 지원하는 또 다른 반군 세력인 라이베리아 민주운동(MDL)은 남서부 지역을 탈취하여 정부군의 전력을 약하게 만든다.결국 라이베리아를 이웃하는 세… 더보기

유엔과 아프리카 최초 여성 대통령(Ⅰ)

댓글 0 | 조회 2,699 | 2009.11.24
1) 나이지리아군의 수도 몬로비아 교두보 확보 작전"자유가 된 사람들의 땅(Land of the Free), 약속의 땅(Promised Land)"’이라는 의미를…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Ⅶ)

댓글 0 | 조회 2,004 | 2009.11.10
이 친구는 요즈음 특별히 자기 단체에서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자랑스럽게 설명한다. ‘페어 트레이드 굿 (Fair-Trade Goods)’으로 지원국에서 생산자들…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Ⅵ)

댓글 0 | 조회 2,151 | 2009.10.27
그런데 이 친구의 목소리와 행동이 어쩐지 좀 느끼해 보였다.말할 때는 나의 손목까지 잡으면서 자꾸 신체적인 접촉을 하려는 것이 갑자기 섬뜩해지면서 느낌이 이상하다…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Ⅴ)

댓글 0 | 조회 2,439 | 2009.10.13
이러한 생활 방식이 장기적으로 볼 때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나의 삶의 틀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했다. 혼자가 아닌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으로…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Ⅳ)

댓글 0 | 조회 2,126 | 2009.09.22
말로만 듣던 나쁜 벌레 ‘참피온’에게 물린 것이다. 모기장을 치고 자지만 잠이 든 사이 이 벌레가 모기장 사이로 들어온 것이다. 깎아 놓은 연필심 크기만한 이 벌…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Ⅲ)

댓글 0 | 조회 1,864 | 2009.09.08
집주인들은 전쟁을 전후로 대부분 영국이나 미국에 이민을 가서 이 나라를 오고 가며 부유한 생활들을 하고 있다. 집을 관리할 대리인을 고용하여 나오는 수익을 원거리…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Ⅱ)

댓글 0 | 조회 1,662 | 2009.08.25
문뜩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 지형정보국에 근무할 때 나의 카운터 파트너로 미국의 지형정보국에 근무하고 있는 '샤론' 이면 나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더보기

국제 무대에 선 자랑스런 한국인(Ⅰ)

댓글 0 | 조회 1,600 | 2009.08.11
시에라레온 유엔 미션 (UNAMSIL: United Nations Mission in Sierra Leone), 이것이 유엔 평화유지군에게 주어진 공식 명칭이다.… 더보기

피로 얼룩진 사자의 산 시에라레온(Ⅳ)

댓글 0 | 조회 1,895 | 2009.07.29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국민당 소속의 카바가 일반 국민들의 지지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 투표할 때 사용했던 부정한 손을 그냥 둘 수가 없다는 이유로 소년병들… 더보기

피로 얼룩진 사자의 산 시에라레온(Ⅲ)

댓글 0 | 조회 1,960 | 2009.07.15
반군은 정부군의 부대 위치와 반격에 대한 기밀을 알아내고자 잡힌 포로를 심문하면서 정부군이 언제 어느 방향에서 재 공격할지를 물었지만 포로로 잡혀 온 그는 아무것… 더보기

피로 얼룩진 사자의 산 시에라레온(Ⅱ)

댓글 0 | 조회 1,876 | 2009.06.24
비행기가 멈추고 트랩을 내려오는데 활주로에서 올라오는 뜨겁고 습한 열기가 마치 찜질방의 불가마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숨을 막히게 한다.'Lungi Interna… 더보기

피로 얼룩진 사자의 산 시에라레온(Ⅰ)

댓글 1 | 조회 2,260 | 2009.06.10
2002년 1월 21일시에라레온 행 항공권을 열어 보니 여러 장의 티켓이 들어 있다.최종 목적지 시에라레온까지 가는데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을 'S'자로 그리면서 … 더보기

유엔 민간직원으로 선발되다(Ⅰ)

댓글 0 | 조회 2,301 | 2009.05.26
"따르릉, 따르릉" 저녁 10시경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여보세요!" 무심결에 전화를 받았다. 유엔본부 평화유지부 (DPKO)에서 전화가 왔다. 서부 아프리카 … 더보기

피의 계곡 카라코람 하이웨이(Ⅲ)

댓글 0 | 조회 1,665 | 2009.05.12
이 지역 주민 대부분은 시아파가 주류이며 오래전부터 길깃-발티스탄주의 독립을 갈망하고 있었으며 자주 분쟁을 일으켜 왔다. 이로인하여 파키스탄 정부는 이지역에 특수… 더보기

피의 계곡 카라코람 하이웨이(Ⅱ)

댓글 0 | 조회 2,316 | 2009.04.29
그래도 이놈의 운전병은 얄밉게도 태평이다. 낭떨어지는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하다. 떨어져 죽어도 좋다는 식이다. 그야말로 "인쉘라"라는 것이다. 한동안 달렸을까.… 더보기

피의 계곡 카라코람 하이웨이(Ⅰ)

댓글 0 | 조회 2,085 | 2009.04.16
초가을,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은 내일이라도 금방 히말라야의 혹독한 추위가 닥칠 것만 같다. 자 ! 오늘은 카라코람 하이웨이상에 위치한 이웃 초소 길깃을 방문… 더보기

하늘과 가까운 스카루드(Ⅱ)

댓글 0 | 조회 1,884 | 2009.03.25
2 주차 접어들어 이 곳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하여 담당 파트너인 작전장교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그의 이름은 흔하고 흔한 무하마드(Mohamed)이며 계급은 … 더보기

하늘과 가까운 스카루드(Ⅰ)

댓글 0 | 조회 2,238 | 2009.03.11
소에서 다른 초소로 근무지를 옮길 때에는 항상 집에서 휴가를 보내고 이슬라마바드 본부에서 출발한다. 이 곳에서 가족과 함께 약 3주간의 휴가를 끝내고 몇일전에 스… 더보기

죽음에서 신음하는 카쉬미르인들(Ⅱ)

댓글 0 | 조회 1,960 | 2009.02.25
딸을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말을 건내을 때 소녀의 아버지는 단지 두 손바닥을 모아 하늘을 가르키며 가느다란 목소리로 "인솰라" 라는 것이다. 이 모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