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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2010. 16:07 NZ코리아포스트 (125.♡.241.223)
A~ha Tennis
* 한국에서 테니스 잘 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눈여겨 보고 뭔가 배워 보려고 애쓰던 시절의 기억이 하나 있다. 가끔 내가 일하던 학교 코트에 볼을 잘 치는 동호인들이 와서 게임을 하곤 했다. 전국 대회에서의 우승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었다. 그들 중에는 체육대학에서 테니스를 전공으로 한 키가 큰 젊은 이도 있었고 테니스 폼이 프로같은 체육과 교수도 끼어 있었다. 그 밖의 사람들은 볼 치는 폼으로 볼 때‘자수성가’형의 노련한 테니스 동호인들이었다.
*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들 가운데 복식게임의 승률이 가장 높은 선수는 누가 봐도 비정통적인 폼으로 볼을 치는 다소 나이가 많은 한 왼손잡이 동호인이었다. 확실한 기회가 올 때까지 주로 후위에서 볼을 치는 그는 어떤 볼이던지 실수를 하는 일이 거의 없이 안정되게 잘 받아칠 만큼 노련하였다. 그러나 그의 스트로크가 유별나게 강하거나 날카로운 것은 아니었다.
*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가 복식게임에서 자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의 득점샷(winning shot)에 의한 것 보다는 주로 상대방의 실수 또는 자책점 덕분이었다. 보다 젊고 보다 멋진 폼의 상대 선수들도 이상하게 그와 맞서 경기를 하면 의외로 실수하는 때가 많았다. 나는 당시 테니스 초보자로서 그런 광경을 구경하면서 그저 이상하고 재미있다는 생각만 했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그 왼손잡이의 스트로크가 대부분 다른 선수들의 스트로크보다 다소 높게 거의 평행으로 날라간다는 것이 내게는 인상적이었다.
* 테니스에 대한 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많이 풍부해진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니 그 비정통적인 폼의 왼손잡이는 전위로 들어오거나 들어오는 상대방의 실수를 유발하는 좋은 비밀하나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전위로 들어오는 상대방을 향해 그의 머리 또는 그 보다 약간 높게 볼이 지나가도록 스트로크 리턴을 하는 일이었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무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 발리를 할 때 가장 치기 좋은 볼은 허리에서 어깨 높이의 볼이다. 실수할 확률이 가장 낮은 반면에 강하고 날카롭게 발리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리를 하기에 가장 고약한 볼 높이는 머리 부근 높이의 볼이다. 이런 높이의 볼은 오버헤드 스매쉬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발리로 강타하기도 매우 곤란하다. 그러나 볼이 높기 때문에 마음은 서두르기 쉽고 강타로 꽂아버리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만드는 볼이다.
* 이런 높이의 볼을 발리하는 별도 연습을 하여 그 요령을 터득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동호인들은 이런 높이의 볼을 발리할 때에 가장 실수를 많이 한다. 볼을 라켓 면에 정확히 맞추어 정확한 각도로 라켓 스트로크를 하지 않으면 볼이 베이스라인 밖으로 넘어가 버리거나 반대로 네트에 꽂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백핸드 쪽으로 그런 높이로 날라오는 볼을 공격적으로 발리한다는 것은 매우 모험적이고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잠시 눈을 감고 자신이 전위에 있으면서 발리실수를 했던 경우가 어떤 때인가를 회상해 보라. 대부분은 머리 또는 그 보다 약간 높은 볼을 발리할 때였을 것이다.
* 그런 높이의 불을 발리하다가 실수한 경험이 많은 동호인들은 그런 볼을 아주 조심스럽게 다룬다. 조심스럽게 다룬다는 것은 방어적으로 또는 소극적으로 다룬다는 뜻이다. 세게 치기가 곤란함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스핀이 걸려서 그런 높이로 날라오는 볼이 가장 위험하다. 그런 볼은 라켓에 닿자마자 급격한 각도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다소 노련한 동호인들은 그 고약한 높이의 볼을 발리할 때에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그저 안전하게 볼을 막아내는 정도로 대응을 하게 된다.
* 그러나 그런 식으로 안전한 발리리턴을 했다손 치더라도 그것 역시 상대방에게 공격할 절호의 찬스를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상대 전위가 고약한 높이의 볼을 발리 리턴하면 그 볼이 어떻게 돌아올 것인지를 경험적으로 알고서 의도적으로 그런 스트로크를 가지고 게임을 하는 팀에게는 그런 발리리턴은 치명적이기 쉽다.
* 결론 : 주중에는, 그리고 주간에는 주로 일을 하고 저녁이나 휴일에만 코트에 나와 테니스를 즐기는 동호인들은 별도로 시간을 내어 기술향상을 위한 연습을 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기존의 기술을 가지고서도, 전번 에세이에서 말했듯이 게임 중에 적시적절한 위치선택을 한다거나, 위에서 말했듯이 상대 선수가 전위를 향해 뛰어 들어오면 겁을 먹거나 무리한 기술샷을 시도하기 보다는 평범해 보이는 상대방 머리 또는 그 보다 약간 높이 날라가는 스트로크 리턴을 함으로서 게임을 훨씬 쉽게 풀어갈 수 있음을 경험할 것이다.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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