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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찐 고구마 두 개의 점심에
유년의 그리움까지 밀려오는데
기름진 성찬을 바라는 내가 있었습니다
갈아입을 청바지 하나 더 있는 부유함에
청바지로 집을 나서며
켜켜이 가득 찬 옷장 문을
부끄러운 손으로 닫았습니다
내 손으로 다듬은 머리를 들고는
세상의 시선에 허둥대던
그때의 못난 나를 위로해 주고 싶습니다
지갑을 잃어버리면서
품고 다닌 누이의 사진도 사라지자
마침내 품에서 누이를 놓아주었습니다
오늘도 넓은 예배당의
빈 자리마다 있는 나의 욕망에
부끄럽다 고백하지 않는
그런 나를 안 보려고 눈 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