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 싸이먼 효과와 코리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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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싸이먼 효과와 코리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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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던 때 우리는 뉴질랜드의 겨울 속에 울고 있었다.

엘림교회의 체육관에 특설된 대형화면을 통해서도 200여명의 교민들이 모여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있었는데 마침내 스페인을 꺾고 8강에 합류하는 순간이었다.

그 숫한 격동의 세월을 살아 오면서도 “사나이는 울지 않는다”는 어른들 말씀에 눈물 한 방울없이 견뎌냈던 우리가 뭔가에 홀린 듯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계면쩍어 주위를 흘끗보니 안사장도, 김선생도, 헬렌 박도 모두 울며, 포옹하며 있었으니 뉴질랜드 마당에 FIFA가 깔아준 멍석 위에서 한국인들이 신나는 마당극을 연출하고 있었던 셈이다.

4천만이 살기엔 분단된 국토가 너무 좁아서 그리고 더 나은 삶의 질을 찾아 영어 쓰는 만만한 시골 국가-뉴질랜드를 향해 우리는 그렇게 고국을 떠났었다. 그러나‘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골프나 치면서 살자'는 것은 꿈이었고 ‘영어와 문화의 차이 때문에 죄인이 된 것과 job을 구하지 못해 생활자체가 스트레스가 된 것'은 현실이었다. 그러다가 겨우 적응이 되어 갈 무렵 우리나라는 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 있었고 모였다 하면 대-한-민-국을 열창하는 흥분의 도가니- 그야말로 월드컵공화국을 만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찌 뜻하였으랴. ‘뉴질랜드헤럴드'가 대문짝보다 조금 작은 1면 톱으로‘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을 부각시키게 될 줄을. 그리고 그것은 현지인과 한국교민들을 모두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18년 된 눈먼 개를 죽을 때까지 보살피다가 죽으면 개묘지에 안착시키고 헌화까지 할 정도'로 개사랑 세계최고 수준의 뉴질랜드인들에게 “식용개와 애완견은 다르며, 식용개도 먹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고, 세상에는 원숭이골과 제비집요리, 달팽이와 모기눈깔 요리도 있다”는 등 아무리 떠들어 봐야 씨도 안 먹힐 판이었다.

이와 반대로 한국인들이 열받은 이유 또한 명백했다. 월드컵이 한창일 때‘코리언 뉴질랜더'들도 Alexandra Park'의 3층홀을 전세내는가 하면 평소에는 영어와 낯선 외모 때문에 잘 들어가지도 못했던 다운타운의 스탠드바들도 붉은 악마를 따라 외쳐대는 코리언들로 꽉 찰 지경이었으니 그동안 남의 동네에서 위축되고 오그라들었던 코리안의 간들이 그날 만은 부을대로 부어 있었다. 항상 “개인은 똑똑하지만 팀 플레이는 약하고 뭉치는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한국인들, 그러나 한번 발동하면 무섭게 기적을 창조하기도 하는-세상 그 누구도 이해 못하는 우리만의 독특한 끼가 분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하필 이런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찬물을 끼얹듯 ‘개고기 특집'을 낸 의도가 무엇인가?

교민 언론지에서 연일 성토했지만 현지인들이 볼 리 없었고 더군다나 당시에는 한인회가 공전 상태였기에 교민을 대표할만한 대상이 없어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급기야는 교민대책모임이 만들어졌고 성금을 걷기 시작했으며 많은 교민들이 여기에 동참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해당 신문사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성토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갔고 드디어 철옹성 같던 헤럴드의 편집국장이 사과성명을 내는가 하면 ‘싸이먼 콜린스’라는 기자를 한국에 파견하게 된다. 그즈음 다시 태어난 한인회는 기회를 놓질세라 싸이먼을 만나 점심까지 사 줘 가면서 한국에서 방문해야할 곳과 만나 볼 사람들을 분야별로 리스트업 해 주었다. 포스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을 비롯 무역협회, KOTRA, 예술의 전당, 63빌딩에 이어 롯데월드와 동대문, 남대문 시장 그리고 자연농원과 충무로 애견센터까지.

그 후 헤럴드는 7회에 걸쳐 코리언 특집기사를 연재했고 한국문화와 산업현장 등 거의 전방위적으로 한국을 소개했다. 때맞추어 한인회에서는 싸이먼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Korean Night’ 행사에 바로 그 싸이먼 기자를 특별연사로 초청했다. 행사에는 가능한 한 주류사회 각 분야의 저명인사들을 초대했고 그들은 빈대떡과 불고기를 먹으면서 현지기자의 생생한 한국방문기를 직접 듣는 극적인 효과가 연출되고 있었다. 입구에 진열한 현대자동차와 삼성핸드폰 그리고 LG 냉장고-이런 것들이 모두 한국산임을 알고 의외인 듯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들을 연신 비디오에 담으면서 우리는 그렇게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뉴질랜드 전역에 월드컵열기가 모락 모락 피어나고 있다. 자칫 위태롭고 혼란스러워 보이다가도 어떤 계기만 주어지면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기준을 잡아가는 한국, 한국인.

태평양 남단 뉴질랜드에서 오늘도 또다른 한국인들은 고국으로부터 자랑스런 뉴스를 기다리면서 열심히 잔디깍고, 영어배우고, 새로운 개척지를 찾아 나서며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는 감격의 소리가 오클랜드에서, 크라이스쳐치에서 그리고 더니든에서 또 다시 터져 나오기를 진정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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