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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교회 마당에
기품 있는 중년 여인같은
자색으로 목련이 피고 있어
하루쯤 사라져
세상에 없는 내가 되고 싶어
매일 앉던 예배당 기도 자리를
휑하게 비어 놓고
현관에 벗어 놓은 신발은
팔자걸음 그대로 엎어진 채
아내는 걱정으로 지내다
살짝 잠든 도둑 같은 날
남쪽으로 난 길
봄이 오려나
걷고 또 걷다가
아직 움크려 보여주지 않는
수선화 깊은 속마음 보고는
헝크러진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오면
너무 서두른 봄 길 자락 머쓱하여
그 자리서 되돌아 온 것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