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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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0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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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움터
친구에게 ‘마음의 감기’가 찾아왔다. 그녀는 새삼스레 뉴질랜드에서의 삶을 몹시 힘겨워하며 “잠을 잘 못 자” “식욕이 없어” “그냥 우울해” 라고 자기의 고통을 호소했고, 그녀의 남편은 힘들어하는 아내를 바라보며 “왜 사람이 이렇게 나약해, 더 힘들게 사는 사람도 멀쩡하더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친구는 정말 자신이 나약해서 이런 증상이 생긴 건 아닌가 생각하며 더 이상 “힘들다” “마음이 아프다” 소리도 못하며 다른 사람이 알아차릴까 염려하며 사람들 만나는 것을 더욱 회피하기 시작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다. 국제정신건강협회에 의하면 나이, 인종, 수입에 상관없이 5명의 여성 중 한 명은 일생에 한번 우울증이 생길 수 있지만 생각이 부정적으로 변하여 행동과 일상 생활이 제한되고 사회 생활까지 위축시키는 매우 고통스러운 질환이기도 하다. 우울한 기분, 수면저하 또는 증가, 식욕감퇴, 무기력감, 불안감을 느끼며 집중력과 기억력이 감퇴되며, 자신에 대한 무가치감,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살의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심한 경우 망상이나 환각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정신과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가족이 정신과 질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은 마음이 일반적이라 전문가의 도움을 찾는 것을 회피하는 경향 때문에 한국인의 평생 유병률은 상대적으로 낮은편이다.
다수의 우울증 환자들이 우울한 기분보다는 두통,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 그리고 목과 어깨의 결림같은 다양한 신체 증상을 주로 호소하기 때문에 내과적 원인을 찾으려 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에 우울 증상이 수반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많은 이민자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불면증, 불안 초조 또는 공포증 등의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으며 우리 교민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다양한 진단 검사를 통해 밝혀지는 신체적 질환과는 달리 정신과적 질환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체의 고통을 표현하는 것조차 부끄럽게 생각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비속하게 생각하는 문화에서 자라서인지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많이 미숙하며 언어장벽 또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며, 신체 전달 물질(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생기는 우울증은 항우울제와 심리 치료 등으로 회복 가능성이 제일 높은 정신과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일이 우선적이다. 가족과 친지의 이해, 인내, 협력이 환자의 회복에 결정적인 역활을 하므로 가족 또한 환자의 질환을 인정하며 환자의 치료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항우울제는 복용 후 2-3주가 지나야 효과가 나기 시작하며 중독이나 의존, 금단 증상이 생기지 않는 매우 안전한 약이나 복용을 중지할 때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서서히 줄여야 하며, 심리치료를 병행하여 환자의 불안감 또는 부정적인 사고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ural Therapy)는 환자 스스로가 문제점을 찾아내어 본인에 맞는 해결점을 찾도록 도와주는 심리치료의 하나로 우리 내면에 잠재된 부정적인 생각- 왜곡되고 경직된 비적응적 자동사고-을 변화시키는 치료방법으로 짧은 기간동안의 치료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정의의 소견서를 받아 6-12번의 무료 심리치료를 받을수 있고, 무료 통역 써비스도 가능하며 비밀이 보장된다. 이 인지행동치료는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사회 공포증, 식사장애, 강박장애, 인격장애, 자살 행동, 건강 염려증, 만성 통증등에 적용할 수 있다.
새움터 (유 윤심 : 정신과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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