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는 올해 3월 74세가 되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췌장염과 담석증을 앓고 있었고 담낭 제거술을 받았으며 2년전에는 림프종이라는 진단도 받았습니다. 또한 상당히 오래전부터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 일주일에 약 3일정도는 침대에서만 지내야 할 정도였으며 2년전에는 한달동안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미는 강직성 척추염을 웃음으로 극복한 미국 의학대학 교수인 노르만 카즌스(Norman Cousins)의 이야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이란 목뼈와 허리뼈가 뻣뻣해지고 심하면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없고 온 몸이 쑤시고 아파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병입니다. 의사로부터 불치병이라는 사형선고를 받고 절망의 늪에 빠져있던 카즌스는 웃음으로 자신을 치료해 보기로 결심하고 자기 병실에 영사기를 가져 와 코메디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카즌스는 영화를 보다가 너무 우스워서 10분정도 실컷 웃었더니 그 날 2시간 동안 고통없이 편하게 잘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 카즌스는 통증이 있을 때마다 코메디 영화와 재미있는 책을 읽으며 웃었고, 웃으면 웃을수록 건강해지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건강을 회복한 카즌스는 살아날 확률이 약 500분의 1이라고 했던 의사의 말과는 달리 20년 이상을 더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카즌스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은 지미는 2010년 11월부터 오클랜드에 있는 웃음 클럽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웃음클럽이란 스트레칭과 호흡운동을 하면서 웃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웃음클럽에 간 첫날, 지미는 웃음이야말로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일주일에 두세 군데의 클럽을 다니며 웃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수줍음이 많아 잘 웃지않던 지미는 웃음클럽에 가는 날이 늘어날수록 하루 하루가 즐거워지고 점점 밝게 생활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미는 꾸준한 웃음 운동이 자신의 건강뿐만이 아니라 삶의 질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2011년 5월에는 의사로부터 림프종이 말끔히 나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같은해 6월에는 뉴마켓에 있는 한 수영장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아쿠아 조깅을 했는데 본인 스스로도 놀랐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수영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20분 이상을 물속에서 지낸적이 없었는데 그 날은 물속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굉장히 재미있게 운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울증 치료를 위해 매일 2알씩 복용하던 약을 지금은 이틀에 한알씩만 복용하고 있고 우울해지는 회수도 점점 줄어서 최근 몇달 사이에는 거의 우울한 적이 없었으며 화를 낸 일도 없었다고 합니다. 어쩌다 자신이 우울해지면 지미는 무조건 그냥 웃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재미있던 일을 떠올리며 웃기도 하고, 어떤때는 그냥 웃다 보면 즐거워지고, 즐거워지니까 더 웃게 된다구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릴때도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다고 합니다. 지미는 “이제는 웃는 것이 좋아져서 우울해질려고 하면 그냥 웃어, 그러면 기분이 좋아져”라고 말합니다. 또한 웃음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많은 시간을 지내다 보니 훨씬 풍요로운 인생을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성적인 성격탓에 웃음 클럽에 나가기 전에는 친한 사람이 한두명 정도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집안에서 지내는 것보다는 밖으로 나가는 일이 점점 더 즐거워졌으며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도 더 많아졌다고 합니다.
지미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웃으면 웃을수록 몸과 마음뿐만이 이나라 정신도 건강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화입니다. 웃음을 운동으로 선택한 지미 할아버지는 오늘도 즐겁게 웃으면서 건강을 회복해가고 있습니다. 이는 그 어느 누구라도 마음이나 정신 상태와는 상관없이 웃음을 생활화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적극적으로 웃음운동을 실천함으로써 우울증으로 인한 여러가지 어려움들을 이겨나가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의 많은 연구들이 보여주듯 웃음은 우울증뿐만이 아니라 치매, 불면증, 근심, 불안, 초조 그리고 알코올이나 약물 남용등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을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도박에 중독된 사람이나 그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가족들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끝으로 자신의 경험을 흔쾌하게 이야기해 주시고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지미 할아버지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미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독자 여러분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웃음을 생활화하여 훨씬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보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글은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도박 방지 재단)에서 Social Worker로서 상담과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시는 한 영희님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