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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뉴질랜드에 도착한 후 어느덧 이민 10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낀 바로는 이민 생활이라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참 녹록하지만은 않다는 것 입니다. 때로는 경제적인 문제로, 혹은 마음을 주었던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으며 사는 것이 어쩌면 이민자의 삶의 일부가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삶의 스트레스는 우리가 떠나온 고국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뉴스에 의하면 한국에서도 2013 년부터 전(全) 국민 대상으로 정신 건강 (Mental Health)관련 진단을 의무화하였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이렇듯 현대 사회가 때때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 짐에 따라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과는 달리 이민자로서 마음 편하게 고민을 나눌 곳이 뉴질랜드에서는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힘든 일이 있어도 많은 이민자 분들이 마음에 담아두고 참고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뉴질랜드 정신 건강 협회의 통계에 의하면 뉴질랜드 현지인들 또한 인구 4명중 1명꼴로 살아가면서 언제든지 복잡한 사회 생활 및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 건강 관련 증상을 경험할 것이라 합니다. 이처럼 정신 건강 관련 증상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젠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염려되는 것은 이러한 통계조사 결과가 아마도 우리 한국인 이민자들에게는 더욱 확률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민자로서 겪는 언어적인 어려움, 직장관련 문제, 재산상 어려움, 인종적 차별 등은 우리 한국인 이민자들의 건전한 정신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정신 건강 관련 증상으로는 우선 우울증, 조울증, 정신분열증등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 밖에도 현대 사회인의 복잡한 심리를 반영하는 수백 여가지 이상의 관련 증상들이 꾸준히 조사 보고 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에겐 익숙한 홧병도 한국인 특유의 정신 건강 증상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대표적인 정신 건강 관련 증상으로는 의욕 상실, 수면 장애, 대인기피증, 망상 및 자살 충동, 환청 및 환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제 정신 건강 관련 증상은 나와 내 가족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우리 한국인 이민 사회의 우선 분야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낯선 이국 땅에서 정착, 생활하면서 간혹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건전한 정신 건강 유지를 위하여는 이제 스트레스는 참고 쌓아 놓기보다는 반드시 주변 및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나누고 해결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다행히 최근 뉴질랜드에서도 많은 한국인 전문가들이 다양한 정신 건강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때론 혼자 감내하기 벅찬 고민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시거나 쌓아 두지 마시고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고민을 나누시는 것이 필요할 때입니다. 다음 호에서는 어떻게 정신 건강 관련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는지 안내하여 드리겠습니다.
글쓴이 : 김 학연 (사회 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