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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리에 종영된 한 드라마에서 시월드라는 신조어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시월드란 시아버지, 시어머니, 시누이등 시(媤)집 식구들을 통칭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주인공인 며느리가 “고소 공포증보다 무서운 것이 시월드 공포증”이라고 외쳐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며느리들이 시집 식구들과의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어 굳이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이에 질세라 처월드라는 단어가 등장을 하게 됩니다. 쉽게 시월드에서 유추해 낼 수 있듯 처월드는 바로 처가 식구들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과거에는 일년에도 몇 차례씩 집안 대소사로 인해 며느리들의 스트레스를 명절 증후군이라고 표현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요즘 남편들은 차라리 명절에 처가집에 가는 것이 오히려 속편하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하루종일 시댁에서 고생한 아내의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남편에게 넘어오게 되니 차라리 명절때 대부분의 시간을 처가에 가서 보내고 본가에는 잠깐 얼굴만 비취고 용돈 드리고 오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시월드이든 처월드이든 모두 우리가 맺는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이다 보니 정답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히려 가족이라는 울타리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더 더욱 힘들고 어렵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힘들고 답답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나의 수많은 생각들이 더욱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순차적으로 우리의 생각이 감정을 낳고 그 감정에 따라 행동이 이어집니다. 한마디로 자신의 생각이 가해자가 되어 스스로를 피해자로 만들게 됩니다. 왕따라고 불리는 집단 괴롭힘과 같은 상황이 내 안에서 벌어지는 셈입니다. 여기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과연 우리가 어떻게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에 대응하느냐 입니다. 가령 아이들의 놀이터에서 왕따 상황을 예로 비교해 보자면 크게 세 부류의 피해자 유형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첫째, 가해자의 놀림에 피해 아이는 울며 자리를 떠납니다. 이때 가해자는 가학적 쾌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러한 쾌감을 강렬하게 경험한 가해자는 이 후에도 지속적으로 피해 아이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가해자의 놀림에 피해 아이는 적극적으로 대응합니다. 피해자의 대응에 놀란 가해자는 다른 목표물로 그 가학적 쾌감을 잠시 돌린다고 합니다. 대개 이러한 경우는 피해 아이를 가학대상에서 완전히 놔 준다기 보다 잠시 보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세째, 가해자의 놀림에 피해 아이는 아무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가해자를 무관심하게 대하고 자리를 옮겨 다른 놀이에 몰두한다고 합니다. 이때 가해 대상이 사라지면 가해자는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이 세가지 유형 중 어떤 방법이 가장 적절할까요? 아무래도 마지막 유형이 가장 현명한 대처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상황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분리 시키는 것이 가장 적절하게 행동에 변화를 가져오는 대처 방법입니다. 마찬가지 상황에 우리의 정신 건강을 대입해 보면 부정적인 생각(가해자)이 들면 무관심하게 그 생각으로 부터 멀리 떨어지고 다른 것으로 관심의 대상을 옮기는 것입니다. 새로운 관심의 대상은 갓 볶아낸 은은한 커피향이 될 수도 있겠고 옆집 담너머에 보이는 잘 익은 레몬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나를 괴롭히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의식이라는 이름의 우리의 생각들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새 무의식이라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됩니다. 예기치 못한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들의 반응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일어 납니다. 의식이라고 믿는 것이 사실은 무의식인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평소 훈련한 의식적 정신 건강 관리는 지금 이 순간의 고통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 될 뿐 아니라 더 큰 시련에 맞닥드리더라도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우리 무의식의 밑거름이 된다는 의미라 생각합니다. 인간 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요즘 세상입니다.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풍요로운 삶을 지탱해 주는 정신 건강의 균형에 대해 평소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해주는 자세가 바람직 하겠습니다.
장요셉 (새움터회원/사회복지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