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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9/2010. 09:49 NZ코리아포스트 (122.♡.159.81)
아이비리그 진학 칼럼
며칠 전 뉴스를 통해 ‘Tall Poppy Syndrome’에 대한 조사 결과가 소개된 적이 있다. 성공한 키위들 중에 많은 수가 자신의 성공을 남 앞에 보이기를 꺼려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한 사업체의 CEO가 사교모임에서 자신이 그저 평범한 회사원인 것처럼 행동한다거나, 값비싼 승용차는 주말에 즐기며 회사에 출근시는 눈에 띄지 않는 차를 사용한다거나 하는 경우이다. 이 보고서는 키위들이 학교나 사회에서 남보다 두드러지게 잘 하는 사람보다는‘Standard’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더 선호하는 환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서구사회에는 교육열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비록 많은 수의 키위들이 ‘Tall Poppy Syndrome’의 영향을 받는다 해도 이것이 모든 키위를 설명하지 않는다. 키위들의 사회를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상당수의 상류층 자제들이 이르게는 3세부터 테니스, 발레, 드라마, 외국어 등등의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성장한 2세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해서 성적뿐 아니라 각종 스포츠나 음악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로 뉴욕의 일부 유치원은 그 경쟁률이 대입 경쟁률 못지 않다고 한다. 지난 3월 미국의 ‘Science Daily’에 게재된 UC San Diego의 경제학자인 Garey and Valerie Ramey 박사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년간 대졸 이상 학력의 미국 여성들이 자녀들의 대입준비에 쏟는 시간과 노력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대졸자의 수입이 상승한 시점과 맞물리며,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졸업 후 사회에서 유리한 직장에 취직하고 높은 소득을 올리게 하겠다는 희망에서 출발하여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부모가 얼마나 열성적인가 보다는 어디에 어떻게 그 노력을 쏟는가 일 것이다. 많은 한국 부모님들이 학제에 대해 연구하고 자녀의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거나 선생님과의 밀접한 교류를 통해 자녀의 교육에 도움을 주고자 하기 보다는, 자신의 과거 경험이나 주변에 산재한 조언들에 의존하며 막연히 시간과 노력을 자녀의 교육에 투자한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은 자녀의 교육에 잘못된 조언이나 무리한 진로지도를 하게하는 원인이 되며 조기 유학의 길에 올라서 큰 보람을 못 얻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한가지 예로써, 아무리 잘 알려져 있고 높은 수준을 인정받는 교육과정도 학생이 그 교육과정을 제대로 소화해낼 수 없는 단계에 있다면 대입에 있어서 오히려 쉬운 교육과정에서 최선을 다한 것보다 못한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자녀의 학교를 선택하고자 할 때에는 해당 학교의 학제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필요한 것이며, 그 교육과정에 대한 충분한 전문성을 갖는 교육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주변의 누군가가 해냈으니까 그대로 따라 하면 똑 같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위험하다. 언어의 습득 과정이나 학습 능력은 개인차가 있으며, 단순한 언어 능력만으로 좋은 성적을 만들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에 따라 문학적 표현이 풍부한 영어 실력이 필요할 수도 있고, 에세이 실력이나 리포트 작성 실력이 좋아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학년에 따른 준비가 미리 되어지지 않는다면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성적이 오히려 떨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대학에 입학하는 영광 뒤에 중퇴라는 실패를 막으려면 고등학교 시기에 철저하게 대학교육을 받기 위한 기초가 다져져 있어야 하기에, 자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무엇을 위해 어디에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방향성을 세우고 자녀를 지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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