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개
3,084
23/02/2011. 17:45 NZ코리아포스트 (219.♡.51.194)
아이비리그 진학 칼럼
“어느 학교가 가장 명문 고등학교입니까?” “무엇을 준비해야 명문대학에 합격할 수 있나요?”
자녀의 교육문제는 부모님들의 가장 큰 관심사중의 하나다.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으며 공부 할 수 있는 자녀들은 축복 받은 아이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갈등은 있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힘든 시간도 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는 사춘기에 있는 우리의 자녀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녀에게 짐이 아닌 희망을 보태어 줄 수 있는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기로 하자.
미국의 심리학자 에릭슨(Erik H. Erikson)은 인간은 심리사회적 위기를 경험하면서 성격이 발달한다고 보았다. 자신이 처한 환경 안에서 심리사회적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앞으로의 삶의 목표를 만들어 간다고 보는 것이다. 에릭슨에 의하면 청소년기는 빠른 신체 성장을 겪으면서 자신의 동일성과 연속성에 관한 의문을 갖게 된다고 한다. 사회적 역할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이 시기에 자칫 무거운 환경적 요구는 정체감의 혼란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시기를 지혜롭게 잘 극복하면 사회 규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성실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에 이민을 왔거나 유학중인 학생들이 백인들이 주도하는 환경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해 가는 길은 한국에서의 그것과 비교하여 훨씬 어렵게 느낄 것은 자명하다. 예를 들어, 친구들에게 다 허용되는 것이 한국인의 문화와 다르다는 이유로 나는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공부는 학교에서 하는 것이고 집에서는 가족의 문화를 즐기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대신, 나는 남보다 좋은 성적과 좋은 대학을 위해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때로는 이유도 모른 채 이리저리 부모님의 뜻에 따라 바쁜 일정의 레슨을 소화한다. 학교에선 사소한 의견도 존중 받다가 집에서는 한국식으로 순종하는 예법이 강조된다. 이처럼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도 구해야 하고, 이민 왔으니 혹은 유학 왔으니 “적어도 명문대는 들어가야지” 하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수한 성적도 만들어야 하는 청소년들은 정신적으로 큰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청소년들은 주요 관심사가 친구와 놀이에 돌려지고 학업에 대한 열정은 떨어지는 특성을 보인다.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들의 이러한 다양한 욕구가 충족이 되지 않는 채 학업 스트레스를 겪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고충을 부모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고심한다. 청소년 한 사람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재능은 각각 다르고 자신이 소질을 보이는 분야 또한 다르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이 노력하면 학업적으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무엇보다 공부하는데 소질을 보이고 학업적인 성공을 이루는 경우도 있으나, 어떤 사람은 비록 학업 면에서 남보다 우수함을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사회생활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인정받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자식을 키우면서 자녀가 성취해야 할 목표를 정할 때에는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아이의 능력의 한계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따라 기대의 선을 조정해야 하겠다. 자식이 가장 잘 하는 것을 인정해 주고 응원해 줄 수 있는 마음가짐이 우리의 자녀들을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회인으로 성장시키는 길이 된다. 이민 가정에서도 유학생의 부모님으로서도 자신이 성장해온 방법과 철학을 뛰어넘어 이 곳 뉴질랜드라는 환경에서 두 문화를 모두 껴안고 청소년기를 보내는 자녀들의 특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우리의 자녀에게 가장 알맞은 맞춤 식 자녀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