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두건의 화재 클레임이 접수되었다. 그 중 하나는 레스토랑 주방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외곽 빌딩에서 출발한 화재였다. 소방서의 분석으로는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다. 클레임을 접수시켜 놓고 손해사정 일정을 예약하고는 사정인과 함께 현장을 돌아 보았다. 필자는 화재 등 큰 클레임이나 복잡한 케이스는 꼭 현장에 가보는 습관이 있는데 3-4주 이상 장기적으로 진행예상되는 클레임은 사정인과 보상에 관해 보상합의 과정에서 상호 연락을 하게 될 때 현장을 가보고 오면 훨씬 상황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가끔 발생하는 보상관련 논쟁을 적극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 현장에 가보면 피해자는 많이 긴장하고 있거나 망연자실하고 있어서 앞으로의 복구 일정과 향후 예상하고 있어야 할 경비와 보상범위를 설명하게 되면 좀 더 안정된 모습을 찾는 걸 보는데 그래서 대형 클레임에 현장 답사는 그 중요함이 크다.
그런데 이 담배꽁초가 대단한 위력을 갖고 있음을 많이들 모르고 산다. 담배꽁초를 마지막 정리하는 끽연가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바로 알수 있는데 담배를 피고는 공중도덕을 지켜보겠다고 불씨를 비비고는 휴지통에 버리게 된다. 담배를 피워 본 사람들은 그 불씨가 당연 다시 살아 날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잘 알것이다. 만일 그 끽연가가 자신이 살고 있는 가정 주택의 휴지통에 그런식으로 꽁초를 버리고 산다면 아마 집 몇채는 날리고 가족들도 안전하지 못할 것임이 분명할텐데 꽁초의 불씨를 떨어 냈다고 쓰레기 통에 버리는 것은 왜일까? 그래서 차라리 땅바닥에 버려서 발로 지근지근 밟아 비벼 끄고는 그대로 두는게 안전하다. 다시 쓰레기통에 넣어서는 안된다. 옛날 미국의 서부활극에 나오는 그 총잽이가 물고 있던 담배를 땅에 자유낙하 시키면서 긴 부츠로 지근지근 비벼서 끄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라. 다만 달라야 할 것은 전투 상대를 보면서 꽁초를 정확히 밟아 비빌 수 있는 프로 총잽이가 아니라면 제발 정확히 보고 비벼주면 더욱 안전할 것이다.
우리가 즐겨 해먹는 곰탕은 완성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문제인데 정말 많은 분들의 가정에서 낮은 불에 올려 놓고는 바깥일을 보러 나가신다. 물론 바로 돌아 온다는 전제하에. 위험 천만한 요리 방식이다. 불과 전기는 꼭 사람이 옆에 있을 때만 사용되어야 한다. 자녀가 책임감이 아무리 강할지라도 맡겨서는 안된다. 더 위험한 것은 튀김을 하다가 낮은 불로 바꿔 놓고는 5-10분 자리를 비우는 주부들이 있다. 이유는 다시 식용유를 끓일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인데 그 주부님 결국 집한채 태우시고는 다시는 튀김을 안하신다.
지난주에 약 오년전 구입한 소화기를 필자의 집에서 써먹는 일이 생겼다. 아내가 김을 굽는 방식 중 오븐에 넣어 구우면 대량으로 맛있게 굽힌다며 넣고는 몇분 뒤에 “불이야” 하는 비명이 들렸다. 부엌은 화재 진압을 위한 대량의 물도 호스도 오히려 없는 곳이다. 아내는 그래도 다행히 사고처리 전문가의 아내로서 부근에서 짐짝 취급을 받던 소화기를 침착하게 발견은 했지만 안전핀을 뽑을 줄 몰랐던 것이다. 아뿔사! 필자도 당황은 했지만 안전핀을 뽑고는 화재를 적시에 진압했다. 작은 소화기가 생각보다는 위력이 있었다. 고객들의 화재를 늘 보고 사는 필자도 정작 필자에겐 생기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리고 독자님 가정의 장기적 안전을 위해, 꽁초버리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금연을 추천드리고 싶다. 당뇨, 고혈압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사람과 건강한 끽연가의 생명보험료가 비슷하다면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참에 웨어하우스에 가서 소화기도 한대 구입하자! 비상시 대처하는 비상 대피 연습도 한번 해 보시라. 그러면서 가족의 사랑도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