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와 정교함이 다시금 골프장에서 만났다.
지난주 막을 내린 US오픈을 난 파워와 정교함의 대결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특히 이번 US오픈이 열린 골프장은 6900야드 정도. 미터로 하면 한 6200미터 정도인 셈이다. 그렇게 길지는 않지만 긴 러프는 내 놓라는 선수들을 괴롭히곤 했다. 거리가 길지 않아 장타자들에게는 세컨 샷의 이점이 있지만 좁은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기란 쉽지 않다. 보내기만 한다면 거의 그린 근처에서 퍼터로 세컨 샷을 할 수 있는 홀들도 몇홀 있다.
하지만 만약 그 공이 러프로 들어간다면 짧은 파4이지만 스코어는 양파 이상 나오기 때문에 다른 시합에 비해 리더 보드는 언제 선두가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거리는 좀 덜나지만 정교함과 코스 메니지 먼트를 무기로 코스를 공략하는 선수들에게는 빠른 그린과 그린 주위의 방커와 긴 러프가 장애가 되었다. 티샷을 드라이버 대신 롱아이언을 선택한 선수들은 드라이버를 친 선수들에 비해 페어웨이 안착율에서는 뛰어나지만 세컨샷을 미들아이언부터 롱아이언으로 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작고 빠른 그린에서 롱아이언으로 공략한다는 것은 정확한 템포와 리듬 그리고 운도 따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골프 신은 누구에게 매이저 대회의 영광을 주었을까! 2013년 US오픈의 주인공은 정교함을 앞세운 영국프로 로스에게 돌아 갔다. 올해 벌써 3승을 기록한 타이거 우즈도 정교함 앞에서는 무너진 것이다.
우리 일반인들은 어떤가! 요즘 레슨을 하다보면 내가 자주하는 말이 있다.
“골프는 14개의 클럽으로 치는 운동이다”
이 말이 무슨 의미를 말하는 것일까! 만약 골프가 7번 아이언 하나로 하는 운동이라면 남은 거리에 따라 세게도 쳐야되고 약하게도 쳐야되지만 골프는 14개의 클럽을 거리에 맞게 잘만 이용한다면 우리는 거리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굳이 7번아이언으로 15미터이상을 칠 필요가 없다는 말이 된다. 같은 스윙탬포로 6번이나 5번을 이용한다면 무리하게 스윙을 세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처음 골프를 시작하는 일반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이 점인 것이다. 힘빼는데 3년 걸린다는 말도 있듯이 골프와 파워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파워가 주는 댓가는 극과 극인 것이다. 세컨샷을 쉽게도 하지만 실수 후에는 많은 댓가를 치르게 한다.
내 골프백에 있는 14개의 클럽을 잘 이용한다면 골프의 또 다른 부분을 맛볼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내 클럽의 거리를 알아야 한다. 남들이 얼마나 보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생각하는 스윙 스피드를 1부터 10까지 해 본 후 5나 6정도의 스피드로 스윙을 해보자. 그런 후 모든 아이언을 쳐 보도록 하자. 거리를 정해놓고 그 거리를 보낼려고 하면 무리가 온다. 자신만의 스윙 템포로 자신만의 거리를 만들어보자.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자신의 골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