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년만이다. 오랜만의 시합 준비 내내 초조함과 걱정...하지만 전과 같은 긴장감은 덜한듯했다. 후배들과 나는 연습 라운드를 위해 새벽 다섯시에 오클랜드를 출발했다. 가는 내내 정말 오랜만에 후배들과 골프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의 골프에 대해 애기 하면서 우린 목적지인 HAsting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우린 몇일후 시합이 있을 브리지 파 골프장으로 향했다.
골프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에게 왠지 모를 긴장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몇년 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일까.. 시합도 하기 전부터 이렇게 긴장을 하게 된다면 시합날은 어떨까 하는 걱정에 난 연습라운드 1번 홀에 섰다. 잠시 그 긴장을 잊고 우린 즐겁게 연습라운드를 한다. 나보다 몇살씩 어린 후배들과 라운드, 내 앞에서 드라이브를 270-80미터씩 때려 나가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기 시작 했다. 항상 페어웨이에서 세컨샷을 할 때 난 다른 동반자들이 다한 후에 마지막으로 했었는데 이번은 달랐다. 당연히 시합을 위주로 다니는 후배들이라서 그런지 체력이나 모든면에서 내가 뒤지는 것을 느낀다. 그러면서 문득 한 지인의 말이 이젠 이해가 가는 듯도하다. “정프로! 다음홀부턴 맨 마지막에 티샷해!” 난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가질 않았다. 그렇구나. 앞에서 먼저 티샷을 멀리 날리게 되면 당연히 다음 플레이어는 어깨에 힘이 들어 갈 것이고 평소보다 더세게 치려고 하다가 미스샷이 나오는 것이다. 난 이 생각을 하면서 아! 골프는 정말 멘탈이 90% 이상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닭게 해 주는것 같다.
골프란 운동은 자신보다 다른 곳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운동이다. 특히 라운드시 동반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 날의 스코어가 결정될 만큼 그날 누구랑 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자신보다 잘 치는 동반자이면 더 신중하게 칠것이다. 자신보다 못 치는 사람과 라운드를 하면 조금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긴다. 왜 그럴까?
골프에서 멘탈을 뺀다면 골프가 이처럼 매력적인 운동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린 이 멘탈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나 훈련을 하지 않는다. 미스샷이 나오면 화가 나고 그 화를 못이겨 그 날의 라운드를 망치게 된다. 미스샷이 나올 때 그 자리에서 자신의 멘탈을 해결하고 다음 샷으로 연결 되어야 하는데 우린 그 놈의 화를 못참고 표현하게 된다. 골프에서 화를 다스리지 못하면 우린 골프에게 질 수 밖에 없다. 가끔은 나를 테스트라도 하듯이 공이 이상한 곳에 가곤한다. 그럴때마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또 찾아왔구나. 어디한번 날 시험해 보시지. 난 절대 지지않어! 하고 실수에 대해 미리 대비하곤 한다. 이렇게 하면 미스샷이 나와도 그 것을 받아들이고 또 실수 후에 내 마음이 좀 편안해 지곤 한다.
어떤가! 만약 다음 라운드에서 드라이버나 세컨샷이 미스가 났을 때 다음샷에 대한 걱정부터 하지말고 걸어 가면서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또 날 시험하러 니가 왔구나!”하고 덤덤하게 그 상황을 받아들이자. 걱정하고 화를 낸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
우린 연습라운드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이 날의 라운드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
어떤홀에서는 무리하지 말고 어떤홀에서는 과감히 공격적으로 치고 등등 이런 저런 애기를 하다가 우린 각자 방으로 가 피곤한 몸을 달래며 잠을 청했다.
“골프야! 내일도 좀 잘 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