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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2012. 12:22 정윤성 (202.♡.85.222)
정윤성의 생활 금융 정보
60년만에 온다는 흑룡의 해, 임진년 2012년의 새 아침이 밝았다. 모두가 또 한 해를 선물 받았다. 그러나 경제의 청신호 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더 지배적이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떤 이는 유동성을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자신의 건강이라고도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독자 대부분은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말할 것 같다. 뉴질랜드에서 좀 살아 보면 한국과는 달리 가족과의 지내는 시간이 많다. 자연히 분쟁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더욱 돈독해 지는 정이 있다.
거의 6년 전에 한 고객의 초대에 개인 소장품을 보게 되었다. 진귀한 골동품도 그림과 조각품도 있었다. 만나면 일상을 말할 수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의 특별한 관심 사항을 가지고 열심히 토론하게 된다. 이 분과는 골동품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도통 골동품에 관심이 없었던 필자는 참으로 부담스러운 만남이었다. 그 골동품은 약 300년 전 유럽의 꽤 유명한 조각가의 작품이었는데, 그 대리석의 매끈한 부드러움이 인상적이긴 했었다. 그 분은 정말 그 조각품을 볼 때마다 감탄한다고 했다. 감상하면서 감상 포인트를 알려 주기도 했다. 그 감상의 정밀함이란 내가 느낄 수 없었던 조각품의 예술적 가치를 더 높여 주었던 것 같다.
필자의 절친 중, 또 한 분이 와인을 무척 즐기는데 그 와인 맛의 표현이 그렇게 다양하게 있는지 놀라웠다. 요렇게 느껴 보고 저렇게 돌려보고 코로 훑어 보고 빛깔도 봤다가 등등. 어느 날 필자가 문득 생각이 든 것은 난 나의 가족을 이렇게 정밀하게 느껴 보았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위의 두 지인들께서는 물론 가족들과도 멋지게 잘 사는 분들임을 미리 밝혀 둔다. 나는 한국의 바쁜 직장 생활도 해 보았고 친구들이 살아 가는 모습을 현재 진행형으로 보고 듣고 있다. 필자는 한국에 살았다면 한국 평균을 살았을 것이고 그 생활이란 가족 구성원 하나 하나를 정밀하게 느끼며 사랑하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기가 쉽지 않음을 보고 있다. 내가 행복하다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좀 더 성숙된 개념으로 바꾸어 가고 있음도 느낀다. 누구와 비교한 행복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행복, 그러나 과시할 것도 아닌 그런 행복이다. 지금도 열심히, 가능한 정밀하게 나의 아내와 아이들을 느껴 보려고 한다. 이런 여유가 한국 평균과 다른 뉴질랜드 평균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사람들을 만날때,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 자주 물었던 질문은 “밥은 먹었나?”였지만 80년대 성장 이후, 우린 “사업은 잘되나?”로 한층 격조 높은 질문으로 바뀌었다. 그러면 뉴질랜드 처럼 “지금 일이 재미있니?”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그 재미가 ‘수입’이 아닌 ‘엔조이’로 개념을 바꿀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도 좀 더 정밀하게 엔조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 유명한 조각품이 아니라도, 그 귀한 와인이 아니라도 내가 정밀한 느낌과 마음으로 접근하는 그 무엇도 깊은 맛을 느끼게 할 것이다.
필자가 연초 화두를 ‘영원히 사는 방법’으로 시작한 이유는 어제 우연히 만난 지인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생명보험을 권유했는데, 하시는 말씀 “누구 좋으라고” 하는 바람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 설명을 더 하지는 못했지만 사실은 본인을 위한 것이 더 크다. 일단 그 유가족은 장례비가 들어가게 되고 남편 위주의 사업체는 부인이 운영을 할 수 없기에 처분되어 질 것이고, 융자있는 집은 바로 다음 달부터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당분간의 생계비까지. 우리는 정말 안 죽는가? 사망 이후, 가족들로 부터 이런 Complain을 듣게 된다면 하늘나라에 가서 편히 주무시겠는가? 일반생명보험이든, 저축성이든, 20년간 월 5천불씩 받는 연금 형식이든 미래가 불투명한 키위세이브만 의지 하지 말고 준비해야 한다. 생명 보험은 가족을 정밀하게 사랑하는 방법이다. 어떤 다른 보험보다도 사랑이 없으면 가입이 불가능한 이유는 수혜자가 내가 아니라는 점이다. 필자가 보험일을 한지 거의 20년 동안 3만건 이상의 클레임을 상담처리해 왔는데, 딱 안해 본 것이 생명보험 클레임이다. 물론 언제까지 안할수 있을지는 모를일이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의 세가지 모두 있었던 K 고객님, 내일의 생명이 보장 안되는 그 분이 어려운 심사과정을 거쳐 보험 가입한지도 10년이 넘었지만 지금 무사하시다. 지금까지 유명을 달리하신 필자의 고객님들이 꽤 있었지만 생명보험이 가입되신 분이 없었다. 다 필자의 잘못이다. 그래서 지금도 만나면 보험을 권유한다. ‘영원히 사는 방법’이 있다고. 재앙이란 준비한 자에게는 잘 오지 않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