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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2011. 11:57 NZ코리아포스트 (202.♡.85.222)
정석현의 편한 골프
우린 가끔 미국 PGA대회를 보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거나,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가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는 것을 자주 보게된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 선수 자신이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짱으로 경기를 한 결과이다.
우리는 여기서 기대라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자신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이 자기자신의 개인적인 목표를 만족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할 때에만 비로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골프경기에서 우승에 대한 기대는 동기를 부여하는 측면에서 필요 하겠지만 지나친 기대는 불안을 가져와 샷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제 84차 PGA 챔피언쉽에서 무명의 리치 빔 선수가 우승을 기록한 것을 우리는 기억 할 것이다. 당시 모든 언론은 2002년 8월 18일 오후 헤이즐틴 골프클럽에서 역사적인 일이 일어났다고 일제히 보도를 했다. 무명의 리치 빔 선수가 타이거를 제치고 PGA 챔피언이 된 것이다.
오랫동안 무명선수로 남아있던 리치 빔에게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쉽을 안겨준 요인은 무엇보다 두둑한 배짱이었다. 메이저대회의 마지막날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보통 강심장이 아니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마련인데 빔은 오히려 펄펄 날았다. 동반자는 이미 브리티쉬 오픈을 한차례 제패했고 제5의 메이저대회라고 불리는 플레이어스에서도 우승을 한 저스틴 레어드 선수였다. 더구나 웬만한 정상급 선수들도 오금이 저린다는 타이거가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치빔의 드라이버 샷은 페어웨이 한 가운데를 가르고 아이언 샷은 핀을 향해 날아갔다. 이처럼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전혀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았고 자신감 있는 스윙을 했기 때문이었다.
리치 빔의 이러한 배짱과 자신감 있는 스윙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우승을 차지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나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나는 우즈처럼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도 아니었다” 사실 리치 빔의 우승은 본인 스스로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질수 있었다. 한 마디로 우승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불안한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우리는 ‘나’라는 자아를 버리지 못해서 몸과 마음에 언제라도 불안한 생각이 엄습하기 마련이다. 경기를 할 때 ‘나’는 어떻게 되어야지 하는 기대를 하게 되고 나를 위해‘나’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벗어날 수가 없다. 그래서 경기를 할 때 언제나 불안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골프에서는 훌륭한 샷이었다는 평가, 상대방을 이겼을 때 얻게 되는 만족감 등이 바라는 결과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결과를 얻기 위해 과정을 잊어 버리고 플레이를 할 때가 있다.
아무리 급해도 실을 바늘 허리에 매어서는 못 쓰듯이 일에는 순서가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충실히 과제를 수행하고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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