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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났다. 언젠가는 만나겠지 했지만 생각 보다 둘은 일찍 만났다. 많은 골프팬들의 걱정과 우려속에 둘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1번 티 박스에서 만났다.
타이거와 그의 전 캐디 스티브. 이번 프레지던트 컵 1라운드에서 둘은 피할수 없는 만남을 가졌다. 벌써 이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 둘의 만남을 예기한바 있었다. 그런데 스티브는 시합전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전 세계 골프 팬들을 화나게 했다. 하지만 타이거는 스티브를 감싸주었다. 스티브는 인종 차별주의가 아니다. 역시 큰 선수는 달랐다. 당연히 자신을 향한 스티브의 공격임을 알고도 그는 되려 스티브를 감싸 주었던 것이다. 첫 라운드에서 타이거는 스트리커와 파트너였고 인터내셔날 팀은 아담 스콧과 최경주 선수와 파트너를 이뤘다. 타이거와 스트리커는 지난 프레지던트 컵에서도 같이 조를 이루어 미국에게 중요한 2점을 안겨 준 무패의 조이다. 이런 것을 고려해 미국팀의 주장인 프래디 커플은 다시한번 이 조를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상대편 조는 호주의 골프영웅 아담 스콧 그리고 그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였다. 이날 골프 보디는 타이거와 스티브의 만남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 되었던 것이다. 과연 누가 기싸움에서 이길까...
우리는 골프가 잘 안될 때 어떻해서든 핑계를 만들려고 하는 습관이 있다. 아침에 마누라가 잔소릴해서, 앞 팀이 느려 리듬이 깨져서, 같이 치는 파트너가 매너가 안 좋아서... ‘하하!!’ 정말 골프는 너무도 예민한 운동인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왜 우리는 자신의 실수를 다른 탓으로 돌리는 것일까! 공이 잘맞는 날이면 너무도 즐겁고 행복하지만 공이 조금이라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날아 갈 때면 그 때부터 무슨 핑계거리가 없는지 찾기 시작한다. 이 때부터 그 날의 라운드는 벌써 포기했다고 생각하고 말이다.
다시 타이거와 스티브의 애기로 돌아가자. 둘이 결별할 때 스티브는 타이거를 향해 약간은 비신사적으로 타이거를 공격했다. 하지만 타이거는 달랐다. 자신에게 들려오는 스티브의 애기를 조용히 무마 시키면서 역시 큰 인물은 틀리다는 사람들의 애기를 듣곤 했다. 하지만 같은 조에서 하루종일 스티브를 옆에서 봐야하는 타이거는 무너졌다. 아무리 골프의 황제라고 하지만 겉으로 표현도 못하고 아마 타이거도 이날 속으로 얼마나 열이 났을까, 생각해 본다. 아마 그도 그날의 패배를 이 핑계로 돌리고 싶었을 것이다.
이 처럼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는 순간 모든 것을 무너트릴 것이다. 항상 골프장을 존중하고 예를 갖춘다면 조그마한 실수 정도는 봐줄 것이다. 골프의 신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