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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기도 안 차는 것 같다. 운동 같지도 않는 것이 하고 나면 즐겁기를 하나, 친구 간에 우정이 돈독해지기를 하나, 열은 열대로 받고, 시간은 시간대로 날아가고, 돈은 돈대로 들고 하니 말이다.
어디 그 뿐이랴.......
공 한개 값이면 자장면 곱배기가 한 그릇인데, 물에 빠뜨려도 의연한 체 허허 웃어야지, 인상 쓰면 인간성 의심 받기 마련이니까, 자장면 한 그릇을 물에 쏟아 놓고 웃어 봐라, 아마 미친놈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원수 같은 골프채는 무슨 금딱지를 붙여 놨는지 우라지게 비싸지, 드라이버랍시고 작대기 하나가 43인치 평면 칼라 TV 값과 맞먹고, 비밀 병기랍시고 몇 십 만원짜리를 오늘 좋다고 사놓으면 내일은 구형이라고 새 거로 사야지, 풀밭 좀 걸었다고 드는 돈이 쌀 한 가마니에다가 그나마 한 번 치려면 실력자나 프로를 동원해야 부킹이 되니 말이다.
제대한지가 언제인데 툭하면 산등성이에서 각개전투, 물만 보면 피해 다녀야 하고, 공이 갈만한 자리는 무슨 심술로 모래웅덩이를 파 놓고, 홀은 꼭 처녀 엉덩이 꼭대기 같은데다 콧구멍만 하게 뚫어 놓았으니......
잘 맞으면 일 안하고 공만 쳤다고 욕먹고, 안 맞으면 운동신경이 없다고 욕먹고, 퍼팅이 쏙 들어가면 돈독 올랐다고 욕먹고, 길면 쓸데없이 힘쓴다고 욕먹고, 짧으면 소신없다고 욕먹고, 돈 몇푼 따면 곱배기로 밥 사야 하고, 돈 잃으면 밥 안 사주나 눈치 봐야 하니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네. 안 맞아서 채라도 한번 집어 던지면 상종 못할 인간으로 찍히고, 신중하게 치면 늑장 플레이라고 욕먹고, 빨리 치면 촐싹 댄다고 욕먹는다.
화려하게 옷 입으면 날라리냐고 욕먹고, 젊잖게 입으면 초상집 왔냐고 욕먹고, 인물 좋으면서 잘 치면 제비 같은 놈이라고 욕먹고, 인물 나쁘면서 잘 치면 그거라도 잘해야지 하며 비아냥거리고, 인물이 나쁘면서 공도 못 치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욕 먹는다. 농담하면 까분다고 욕먹고,진지하면 열 받았냐며 욕먹고, 도우미 언니하고 농담하면 시시덕댄다고 욕먹고, 농담하지 않으면 분위기 망친다고 욕먹는다. 싱글하면 사업하는 놈이 공만 친다고 욕먹고, 싱글 못 하면 그 머리로 무슨 사업하냐고 욕먹고, 새 채 사서 잘 치면 돈이 썩어 난다고 욕하고, 새 채 안 사면 죽을 때 돈을 싸 가지고 갈 거냐고 욕먹는다. 바이어가 공 치자 해서 채를 들고 나가려면 세관에 신고 해야 하고, 그나마 몇 번 하고 나면 세무조사 한다고 겁주고, 선물로 받은 채 들고 들어오면 무슨 밀수꾼처럼 째려본다.
새벽 골프 나가면 공부를 그렇게 좀 하지 하고 욕먹고, 남녀 어울리면 바람났다고 욕먹고, 남자끼리 치면 호모 놈들이라고 욕먹고, 이글, 홀인원 한번 하면 축하는 못할망정 눈들이 퍼래서 뜯어 먹으려고 덤벼든다. 잘 쳐도, 못 쳐도, 자주 쳐도, 안 쳐도, 새 채로 쳐도, 헌채로 쳐도, 새벽에 쳐도, 낮에 쳐도, 비 올 때 쳐도, 눈 올 때 쳐도, 날 좋은 날 쳐도, 조용히 쳐도, 시끄럽게 쳐도, 천천히 쳐도, 빨리 쳐도, 멀리 쳐도, 짧게 쳐도, 돈 내고 쳐도, 접대 받고 쳐도, 우짜든지 욕을 먹게 되어 있는 이런 빌어먹을 골프를 왜 하느냐 이 말이다. 정말 공치는 사람들이 전부 제정신이란 말인가~??? 곰곰이 생각을 해 봤는데....
욕먹기도 지쳤고, 돈 쓰기도 아깝고 등의 이유로 이제 골프를 확~끊어 버릴 것이다.
이제부터 골프채를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다.
“요 다음에 칠 때 까지만...........”
위의 내용은 서울에 사는 한 지인이 보낸 메일의 내용이다. 우리가 이렇게 열받고 힘들여 치는 골프를 못 그만두는 이유는 골프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골프 때문에 욕 먹는거 정도는 참을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오늘도 난 이 골프란 놈 때문에 엄청나게 욕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