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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디어 2012년 새해가 떠 올랐다. 밀레니움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들떠있던게 엇 그제 같은데 벌써 2012라는 숫자를 쓴다는게 조금은 어색할 뿐이다.
필자는 지난 3주 동안 고국을 방문하고 돌아 왔다. 오랜만에 간 고국은 기대와 설레움이 교차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온 여행이었다. 도착 후 3일이 지나니 벌써 뉴질랜드의 초록색 잔디가 그리웠고 따뜻한 날씨 또한 많이 그리웠다.
멀리 한국에서 본 뉴질랜드는 거기에 살고 있을 때보다 또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비춰졌다. “골프의 천국” 맞습니다 맞고요.ㅋㅋㅋ 정말 뉴질랜드는 골프의 천국이다. 한국에서 좀 먼 것을 빼고는 내가 다녀 본 곳 중에는 가장 골프치기가 좋은 나라인 것 같다.
하지만 뉴질랜드에 살다 보면 가끔씩 우리는 그것을 잊어 버리고 살 때가 있다. 일년 내내 라운딩이 가능하고 집 바로 옆이 골프장. 일년 멤버쉽 100만원이면 내가 원하는 만큼 골프를 칠 수 있는 나라. 아마도 세계에서 몇 안되는 골프 조건을 갖춘 나라일 것이다.
이렇게 보면 한국에서 골프를 한다는 것은 운동이 아니라 전쟁인 것 같다. 캐디 한명에 플레이어 4명. 캐디의 진두 지휘하에 4시간 안에 18홀을 마치기 위한 혈투. 골프를 친건지 카트를 타러 온건지 나도 모르게 18홀이 끝나고나면 기다리는 것은 말도 안되는 그린피를 지불해야 하는 이 상황. 그러고도 라운드를 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 이 불편한 현실이 한국의 골프 상황이다. 거기에 비하면 여기는 골프를 위한 나라… 내가 치고 싶다고 마음만 먹으면 여유롭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그런 나라. 오늘은 어디서 라운드를 해 볼까..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해 주는 나라. 우린 지금 이 골프의 천국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단 일초도 잊어 버리면 안될 것이다.
자! 이젠 이 골프의 천국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골프를 잘 치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골프장에 가면 먼저 하는 것이 있다. 스코어 카드를 받는 것이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깨끗한 스코어 카드. 그 카드에 어떻게 쓰는 가는 자기 자신의 몫인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 빈 카드를 잘 채울수 있을까. 올해는 일년 계획을 한 번 세워 보자.
먼저 자신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라운드를 하면서 퍼터의 갯수, 세컨샷의 온그린 횟수, 드라이버의 페어웨이 적중률, 숏게임 성공률 등을 스코어 카드에 표시하면서 라운드를 해 보자. 스코어만 기재하는 것보다 좀더 신중하게 라운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린 라운드를 하다 보면 바로 전 홀에 자신이 무엇을 실수 했는지 잃어버릴 때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기록하다 보면 두번의 실수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2012년 빈 스코어 카드를 받았다. 골프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계획했던 일들을 이 깨끗한 스코어 카드에 옮겨 써야 한다. 한 홀을 망쳤다고 낙심하지 말고 다음홀에서 전 홀의 실수를 만회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2012년 스코어 카드가 자신의 베스트 라운드, 베스트 해가 되길 기원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