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개
1,905
30/01/2007. 14:07 KoreaTimes ()
정석현의 편한 골프
이제 드디어 여름이 오는가 보다. 며 칠전 오랜만에 필자가 지도하는 프로지망생들과 라운딩을 하였다. 항상 학생들이 라운드를 할 때 따라 다니며 여러가지 코스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이나 트라블 샷 그리고 클럽 선택에 대해 조언을 하며 코스에서 지도만하였지 같이 라운딩은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같이 라운드를 한 이유는 요즘 학생들이 너무 골프를 쉽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과 그리고 또 한가지는 너무 빨리 포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 전에 잘 친 것만 생각하고 처음 몇 홀이 잘되지 않으면 금방 포기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라운드 때 고급상품을 내걸고 라운드를 해보았다. 그 전과는 달리 학생들의 눈빛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무엇인가 목표라고나 할까? 서로간의 경쟁심 등등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잘 진행하는 모습에 대견함을 느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한 학생의 얼굴이 울상이 되어 있었다. 자신의 핸디보다 더 많이 쳐 버린 것이다. 그리고 난 뒤 상위권에서 멀어졌다고 느꼈는지 이미 포기상태인 것이다. 그 학생의 표정 때문에 다른 학생들을 포함하여 모두 라운드를 하는데 상당히 불쾌감을 느꼈다. 당연히 게임에서 패했다고 생각하면 사람이라면 화가 나는게 당연하지만 그렇게 하므로서 상대방에게 어떤 피해를 줄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홀도 아직 9홀이나 남아 있고 경기는 내 마음대로 안되고 옆에서 보아도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이것보다 더한 상황이 닥쳐왔을 때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선수로 육성해야 하는데….
자! 여기서 우리의 라운딩 습관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리가 라운드를 할 때 무엇이든 내기라는 것을 할 것이다. 액수가 너무 크면 문제가 되겠지만 라운드를 할 때 신중을 기할 수 있을 만큼의 내기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자신을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내기라는 것은 프로선수들처럼 누군가 스폰서를 해서 그 상금을 가져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내기는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만 자신이 없거나 지고 있다면 금세 얼굴표정이 바뀌는데 문제가 있다.
지고 있는 사람이 화를 내면 낼수록 상대방에게는 유리한 것이다. 화를 내면 당연히 경기는 엉망이 되어 버릴 것이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복구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게 된다. 골프라는 운동은 마지막 홀에서 장갑을 벗고 나서야 경기가 모두 끝나게 된다. 한 두 홀 못쳤다고 해서 경기를 포기하거나 상대방에게 불쾌한 마음이 생길 정도의 화풀이는 삼가해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의 성격을 알려면 내기골프를 쳐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그 무엇인가를 잃는다는 것은 당연히 화가 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홀이 전부가 아니라 다음 홀에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차분히 라운드에 임한다면 그것이 곧 훈련이 되어 다음에는 공이 잘맞지 않아도 웃어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다.
내기골프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의 타이틀이 있다면 좀더 신중하고 재미있는 라운드가 될 것이다. 공이라든지 가벼운 식사내기 정도라면, 우리가 골프를 치면서 더 흥미롭게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