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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2010. 16:56 코리아포스트 (219.♡.51.6)
뉴질랜드 여행
"북섬이여, 안녕!"
남섬으로 내려가는 페리의 크기는 실로 놀라웠다. 운전석에 앉아 검표원에게서 보딩 패스를 받고 큰 주차 건물로 들어선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초대형 페리의 아래층 주차장이었다. 우리가 탄 페리의 이름은 아라후라(Arahura)fh '새벽으로 가는 길'이라는 멋진 뜻을 지녔다. 4개의 라운지와 카페, 뷔페식당, 기념품 판매점과 극장, 유아용 놀이터와 바깥 바람을 시원하게 맞을 수 있는 근사한 데크가 준비되어 있다. 워낙 넓기 때문에 주차한 곳이 지하 몇 층(데크 넘버)인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좁은 갱도 같은 계단으로 네댓 번 돌아 올라가자 세련된 향이 나는 여객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잠시 눈을 붙이고는 상쾌한 바깥바람을 쐬기 위해 데크로 나갔다. 말보로 사운드의 반도와 섬들이 새벽의 붉은 빛을 받아 점차 윤곽이 선명해지고, 만 안쪽 바다는 마치 호수같이 잔잔했다. 페리가 워낙 크기 때문에 흔들림도 없이 미끄러지듯 흘러간다. 말보로 사운드의 많은 섬들은 숲으로 덮여 있고 페리 주변으로는 바닷새들이 소리 없이 쫓아온다. 말보로 사운드를 거쳐 페리가 픽턴(Picton)에 도착하자, 그 큰 덩치의 배가 후진으로 정확하게 부두에 정박한다. 픽턴은 작은 어촌인데도 정말 깨끗했다. 부두에는 마을의 집보다 더 많은 수의 보트와 요트가 정박되어 있는 듯했다. 쿵쾅거리며 아래층 데크의 주차장으로 가서 캠퍼밴을 몰고 나왔다.
드디어 남섬! 고대하던 남섬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일단 잠을 자는 거였다. 정신을 차리고 아침을 먹으러 나가는데 허영만 화백이 지역 특산물이 뭐냐고 묻는다. 그 말에 블루코드(Blue Cod)가 떠올랐다. 남섬 사람들은 블루코드에 비하면 연어 같은 고기는 쓰레기(Rubbish)라고 표현할 정도로 맛있는 고기이다. 연어나 참치 같은 생선이 대부분 다소 느끼한 맛이라면 블루코드는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새우살 같은 맛이 난다.
이 지역의 해산물 가공 공장에 들러 블루코드를 산 후 우리는 캠퍼밴을 몰아 꼬불꼬불한 바닷가 길을 지나 해블록(Havelock)으로 이동했다. 조용한 바닷가에 위치한 해블록의 부두에 캠퍼밴을 세우고 밥을 짓는 동안 오랜만에 마을의 공용 샤워장에서 샤워를 했다.
11시 30분쯤 도착한 넬슨(Nelson) 시는 뉴질랜드에서 평균 집값이 제일 비싸고, 일조량이 가장 많은 태양의 도시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맛있게 하는 레스토랑을 물으니 대부분 보트 셰드(Boat Shed 보트 창고)로 가라고 한다. 해변가 물속에 기둥을 박고 만들어 놓은 그리 크지 않은 레스토랑인데, 벽에 있는 메뉴판을 보니 해산물 요리 전문점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메뉴판을 한참 보다가 도무지 뭘 먹어야 할지 몰라서 주변 손님들의 테이블 위에 있는 음식을 보고 그중 세 가지를 골랐다. 다행히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국에서 한글로 된 메뉴를 보며 즐겨 먹는 음식을 주문하는 일은 어린이라도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낯선 외국에서 이리저리 설명이 많은 메뉴를 보고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을 주문하기란 확률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뉴질랜드의 대중적인 음식 메뉴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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