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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파카 만년필로 손 편지를 써 보내자
보고싶다고 쓸 때에
누구나 소년소녀가 되어
부끄럽게 살아 온 날이어도 괜찮다고 다독인다
지갑 구석에 넣은 비상금 지폐 한 장을
용기 있게 꺼내 사용하자
이제부터는 마지막을 아쉬워하지 않는
여유로운 나그네가 되는 거다
볼펜 잉크가 다 떨어진 순간에
신기한 마음을 갖자
열심히 살다가
기력이 떨어지는 것이 축복임을 알리라
바지 뒤가 터지면 웃도리 벗어
기꺼이 엉덩이 감싸 매고 다시 걷자
지나는 사람들 모두
엉덩이 두드려주던 동네 어른이 된다
겨울이 지나는 것은
꽃이 피어서가 아니라
내가 여유로워 따뜻한 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