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작은 거인들

0 개 1,211 김지향

유치원에 들어간 유은이는 장염도 걸려보고 감기도 걸려 보고 유치원에서 유행하는 병은 다 걸려 가면서 생활을 한다. 이번에는 세기관지염이라고 한다. 세기관지염도 잘 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아프면서 크는 게 아기들이며, 그렇게 한 번씩 아프고 나면 부쩍 자라나 있는 걸 볼 수 있다. 


유은이 돌잔치를 마치고 사위가 나한테 “어머니는 어떻게 세 명의 자식을 낳아서 키우셨어요?” 라고 물었다. 그만큼 자식 키우는 게 힘이 든다는 소리일 것이다. 


어떻게 자식을 키웠는지, 제대로 키웠는지 잘 모르겠다만, 자식 키우느라 고생한 것은 사실이다. 자식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세상에 태어난 인간들은 각자 나름대로 고생 없이 살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세 딸들이 고생을 고생으로 안 여길 정도로 각자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를 바랐다. 큰애와 둘째는 제대로 잘 가고 있어 보인다. 아직 셋째는 잘 모르겠다만, 천천히 알아서 가리라 믿는다.


어제 첫째의 졸업 작품 이벤트가 있어서 왕가누이에 다녀왔다. 긴 여정의 공부를 한 큰애가 드디어 마스터 과정을 마친 것이다. 2주 동안의 전시회인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서 어제 교수들과 함께 작은 이벤트를 갖게 된 거 같다.


85ecbb4ddad38aa1fa67759d5079bf16_1658887302_0246.jpg
 

큰애는 대학에 들어가서 대학 다니던 도중에 토크 장학생으로 한국에서 2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나서 대학을 졸업했다.


2년의 한국생활까지 합하여 6년이란 시간을 들여가면서 인테리어 공부를 마쳤는데, 인테리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디자인학과에 다시 들어갔다. 디자인 공부를 하고 나니, 오랫동안 품어왔던 애니메이션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애니메이션 학과도 졸업하고, 중간에 스터디 링크에서 1년 근무하고 다시 학교에 들어와서 새로운 공부를 하고....... 

자신 혼자만 생각했었더라면 이렇게 돌고 돌면서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거다. 부모도 지켜가면서 자신의 길을 헤쳐 나가려니 보통 힘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이렇듯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된 가장 큰 일등공신이 큰애이니 내가 자식 복은 많은 것 같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큰애가 대견하기만 하다. 둘째가 병마와 싸우면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듯이, 큰애 또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이뤄나갔다.


어제 왕가누이에서 큰애의 작품 전시를 보면서 마음이 뿌듯했다. 그 누가 어떤 말을 하든 크게 상처 받지 않는 성격이며, 감정의 기폭이 적은 큰애의 품격이 그대로 들어난 전시회였다.


85ecbb4ddad38aa1fa67759d5079bf16_1658887383_7823.png
 

품위 있는 ‘아리랑’ 음악소리와 함께 작품 또한 고전과 현대가 잘 혼합이 된 최첨단의 시도로 보였다. 딱 두 명의 마스터 졸업생들을 위한 전시장이 참 아늑하고 멋졌다. 예술의 도시로 오래 전부터 정평이 나 있는 왕가누이 다운 면모이다.


이번 졸업생들은 두 명 모두 다 한국인이며, 수준이 꽤 높은 편이다. 그런데다 내 딸은 이 작품이 아닌 다른 작품으로 한국 기업에서 주최를 한 공모전에서 입상하여 취직까지 되었다. 자택 근무라는 특혜를 받고 시작하는 좋은 조건이지만, 급여에 대한 것은 아직 정확하지 않다.


이런저런 것을 다 떠나서 큰애가 자신의 꿈과 맞닿은 일을 시작하게 되어 기쁘다. 큰애나 둘째나 각자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나보다 업그레이드 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이 대견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으며, 남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자신의 꿈을 따라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고 천천히 한 발 한 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둘째 언니가 나한테 ‘작은 거인’이라고 말했었는데, 진짜 작은 거인은 그들이었다.


내 입으로 자화자찬하는 것 같아서 민망하다만, 둘째 언니 눈에는 내가 작은 거인으로 보였던 것이다. 모든 면으로 언니보다 뒤떨어지지만, 언니 잣대로 보았을 때, 내가 작은 거인으로 보였나 보다.


언니 그림과 내 글이 들어간 도깨비 책이 내년 5월에 열리는 공모전에 출품이 될 것이다. 그 공모전은 한국이 아닌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모전이라고 한다. 그때까지 큰애는 작품을 다듬고 또 다듬어 완성해 나갈 것이다.



그 누구와도 함께 하지 못하는 외롭고 외로운 작업이겠지만, 열정이 있기에 그 고됨이 고됨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이 모든 고통을 껴안고 승화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작은 거인들이 날개를 달고 훨훨 날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내게 나만의 작은 거인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감사하다.

봄눈 뜻밖의 위안 차오름

댓글 0 | 조회 905 | 2022.08.10
봄눈은 차를 닮았다. 봄눈이 눈을 가장한 물기라면 차는 푸른 이파리를 머금은 물이다. 여리 여리하고 순한 물. 내리면서 녹아 흔적 없이 사라져버리는 봄눈처럼 몸에… 더보기

메타버스 무임승차

댓글 0 | 조회 1,546 | 2022.08.10
점점 더 단순해지다 못해 조금 전에 읽은 글도 금방 잊어버리는 요즘의 나. 머리카락이 남보다 빠르게 백발이 되어 버리더니 머릿속도 그에 못지않게 빠르게 늙어가고 … 더보기

리커넥트 상반기 활동들

댓글 0 | 조회 1,101 | 2022.08.10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종전과 비교하여 올해 리커넥트는 많은 진행상에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년 상반기에 리커넥트는 지속… 더보기

IB Explained

댓글 0 | 조회 1,838 | 2022.08.10
지난 호의 NCEA와 CAIE(캠브릿지) 커리큘럼의 설명에 이어서, 이번 호에는 크리스틴 스쿨(Kristin School)과 세인트컬스버트 칼리지(St Cuthb… 더보기

오행 리듬에 맞추어 사는 법

댓글 0 | 조회 1,139 | 2022.08.09
하루를 보내면서 ‘나는 아침에는 정말 죽겠다’ 하는 분이 계십니다. 오후가 되면 기운이 나면서 생생해집니다. 이런 분은 화 기운이 약한 분입니다. 저녁이 되면 맥… 더보기

변화에 대응하고 변신하기

댓글 0 | 조회 970 | 2022.08.09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류사회가 변화의 물결에 휘말려 흘러가고 있는 와중에 21세기 들어 20년이 흐른 2020년 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데믹(Pendem… 더보기

모름지기

댓글 0 | 조회 809 | 2022.08.09
시인 이문재강한 자가 약해져서 세상이 바뀌는 게 아니다약한 자가 강해져야 세상이 바뀐다군사정권 말기에 감옥 갔다 온 후배가 말했다미국 유학을 다녀온 선배가 말했다… 더보기

종아리 알 쏙 빼는 최고의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907 | 2022.08.09
“다이어트해도 이상하게 종아리, 허벅지는 잘 안빠져요”개인레슨은 그야말로 개개인의 체형과 need에 맞는 맞춤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최근 다양한 요청 사항… 더보기

IRD는 ‘더 이상 봐주지 않겠다’고 선포합니다

댓글 0 | 조회 3,397 | 2022.08.09
지난 2020년과 2021년도에 미불된 세금 부채에 대해 IRD는 훨씬 더 관대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IRD는 이제 단속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 더보기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 상담사와의 부모모임

댓글 0 | 조회 1,157 | 2022.08.09
그 전 칼럼에서 소개했던 IYP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분들의 문의가 있었고 많은 부모들께서 자녀들을 양육하는 데 있어서 고민하고 더 나은 방법들을 찾아보고 노력해보… 더보기

메타버스라고요?

댓글 0 | 조회 1,143 | 2022.08.09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6월에 ‘글로벌 메타버스 보고서’를 내었는데 메타버스 및 XR(확장현실) 산업은 2021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고, 각종 기술… 더보기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댓글 0 | 조회 2,088 | 2022.08.06
고혈압(高血壓)은 ‘소리 없는 죽음의 악마’ ‘침묵의 살인자’라고 할 정도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연구결과 전 세계 사망에 대한 … 더보기

COVID-19에서 회복된 후에는?

댓글 0 | 조회 2,480 | 2022.08.01
Now

현재 작은 거인들

댓글 0 | 조회 1,212 | 2022.07.27
유치원에 들어간 유은이는 장염도 걸려보고 감기도 걸려 보고 유치원에서 유행하는 병은 다 걸려 가면서 생활을 한다. 이번에는 세기관지염이라고 한다. 세기관지염도 잘… 더보기

진퇴양난의 정부, 살기 좋은 나라 뉴질랜드는 어디에

댓글 0 | 조회 3,290 | 2022.07.27
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2022년 세계 생활 지수(Global Liveability Index 2022)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더보기

너와 나 사이, 보이지 않는 끈

댓글 0 | 조회 913 | 2022.07.27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갯짓하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난다고 한다.여린 나비의 파닥임이 대기에 영향을 미쳐시간이 지나면 증폭되어 강력한 토네이도를 만든다는 것이다… 더보기

파트너십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법과 문화 사이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020 | 2022.07.27
법은 사회를 대표합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사회가 발전하거나 변화함에 따라 법이 진화할 수 있도록 존재합니다.대법원의 Zheng v Deng 판결은 뉴질랜드의 증… 더보기

겨울을 보내려면

댓글 0 | 조회 3,495 | 2022.07.27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파카 만년필로 손 편지를 써 보내자보고싶다고 쓸 때에누구나 소년소녀가 되어부끄럽게 살아 온 날이어도 괜찮다고 다독인다지갑 구석에 넣은 비상금… 더보기

부가가치와 박물관

댓글 0 | 조회 846 | 2022.07.26
한 음식점 주인이 두부와 대구 몇 토막 그리고 함께 넣어 끓일 채소 등 매운탕거리를 $20에 준비했다 치자. 이 주인이 찌게 거리를 잘 다듬고 자기만의 비법을 살… 더보기

골반교정.. 도대체 왜 필요한 건가요?

댓글 0 | 조회 1,060 | 2022.07.26
두 골반이 완벽하게 대칭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골반의 불균형은 정도가 다를 뿐 앉아있는 시간이 대부분인 현대인들에게 매우 흔한 현상인데요. 골반 불균형은 골반… 더보기

내 동생

댓글 0 | 조회 1,157 | 2022.07.26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그처럼 눈이 많이 내린 날 은 처음이었다.지금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멀고 먼 76년 전으로 돌아가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음력으로 … 더보기

노란 주전자

댓글 0 | 조회 848 | 2022.07.26
시인 이 정록마음은 노란 주전자 같아.황금을 꿈꾸지만 빛깔뿐이지.게다가 뚜껑이 자주 열리고 동굴처럼 시끄럽지.끓기도 전에 들썩거리고 잔바람에도 나뒹굴 때가 많지.… 더보기

고양이 목의 방울

댓글 0 | 조회 851 | 2022.07.26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유럽과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놀라운 속도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6월 중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 더보기

부당해고 역대 최고액 배상 판결

댓글 0 | 조회 3,176 | 2022.07.26
최근 저희 Shieff Angland 로펌이 피고용인을 대리한 사건에서 뉴질랜드 고용관계청이 20만불이 넘는 금액을 부당해고로 인한 손해배상 및 정신적 피해보상금… 더보기

What is CAIE(캠브릿지)?

댓글 0 | 조회 2,310 | 2022.07.26
이번 호에는 오클랜드 그래마스쿨(Auckland Grammar School)과 킹스 칼리지(King’s College)와 같은 뉴질랜드의 명문학교들이 채택하고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