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을 시작하며 잘 정비된 오르막이 남섬의 아름다운숲 사이로 나 있다. 숲이 깊고 계속된 오르막인데 날씨가 워낙 좋아 무거운 등짐에도 휘파람을 불며 걷는다.
약 3시간 정도 지나자 구름이 덮이기 시작하더니 비가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조금 있으면 아오레레 쉘터에 도착할 시간이 되어 배낭에서 비옷을 꺼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비가 거세지기 시작해 어쩔 수가 없다.
곧 나오리라고 생각했던 아오레레 쉘터는 거의 1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쉘터는 문이 없는 작은 정자 같이 생겼는데 앞의 조그만 마당에는 웨카(Weka·뉴질랜드의 날지 못하는 새 중 하나) 한 마리가 부지런히 먹을 것을 찾고 있다. 비가 더 세차지며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산장에 도착했다.
페리새들 산장(Perry Saddle Hut)은 이름 그대로 페리 산의 새들의 정상에 위치하고 있어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먼저 도착한 로빈씨가 가는 나뭇가지에 불을 붙여 석탄을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산장의 석탄은 정부 소유의 헬기로 실어 나르는데 꽤 풍족하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다.
저녁이 되어 날씨가 개자 저 멀리에 있는 용 이빨(Dragon Teeth)이라는 산봉우리의 능선이 보인다. 산장 관리인은 프랭키라고 하는 건강하고 성실한 아가씨다. 내일 일기가 좋아 시계가 좋으면 2시간 짜리 사이드 트랙인 페리 산 정상에 갔다 올 것을 권한다.
*** 20km에 고도차 800m밖에 나지 않는 완만한 트랙 ***
아침의 차가운 산장 공기를 피해 침낭 속에서 뒤척이고 있는데, 침낭 틈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눈을 뜬다. 시계를 보니 6시,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이다.
작은 물통과 카메라만을 들고 페리산 정상으로 향한다. 산 정상으로 가는 코스는 산장 옆의 작은 습지를 지나 관목숲을 넘어 낙석지대를 지나게 된다. 트랙이 따로 없어 중간까지는 매우 질고 낙석지대부터는 쌓아둔 돌무더기를 찾아서 따라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카후랑기 국립공원의 전경이 대단히 멋지다. 일기가 좋지 않을 때는 하산시 길을 잃을 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산장에 돌아온 시간은 오전 8시30분, 로빈과 데이브는 출발을 위해 등산화 끈을 묶고 있다.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날씨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오전 10시경 출발, 숲길을 낮은 내리막으로 1시간 가량 걸어가자 드디어 굴랜드 다운즈(Gouland Downs)가 눈앞에 펼쳐진다. 유토피아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주위의 산들이 왕관처럼 둘러싸여 있고 낮은 구릉으로 되어 있는 곳인데, 곳곳에 작은 규모의 숲속에 석회암이 외부로 노출되어 동굴과 아치가 숲속에 가득하다.
구릉과 구릉의 사이에는 여지없이 작은 시내가 흐르고, 오랜 시간 물의 이동에 의해 동양화 같이 차분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저 멀리 작은 구릉 하나 위에 굴랜드 산장이 보인다. 굴랜드 산장은 트랙 중간에 있는 7개 산장 중 가장 작고 아담한, 기본적인 시설만 갖춘 산장이다. 굴랜드 산장에서 사과 하나를 먹고 색슨 산장을 향한다.
색슨 산장은 굴랜드 다운즈를 가로지르는 독특한 지형을 지난 후 나오게 된다. 몇 개의 구름다리가 ‘큰 강(Big River)’이라고 불리는 ‘아주 작은 강’ 위로 가로질러 놓여 있다. 오후 1시쯤 색슨 산장에 도착, 먼저 뜨끈뜨끈한 발을 식히기 위해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차가운 마룻바닥에 발을 댄다. 발이 식는 동안 물을 끓여 매콤하고 시원한 비빔국수를 준비했다. 산에서 처음 시도하는데 시원함과 매콤한 자극의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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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허영만과 뉴질랜드 28일 여행기
http://blog.paran.com/hym
2. KBS 1 , 일요 다큐 ‘산’ 4 회
통가리로 국립공원, 타라나키 국립공원 (2006년 5월 말 방영)
마운트 쿡 볼 파스 (2006년 4월 9일 방영)
험프리지 트랙 (2006년 4월 16일 방영)
http://www.kbs.co.kr/1tv/sisa/docu_mountain/vod/index.html
3. DMB Channel : U1 (공중파 DMB)
“캠퍼밴 타고 익스트림 뉴질랜드 여행” 12 편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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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64
4. 혹은 네이버에서 '김태훈, 뉴질랜드 캠퍼밴'을 찾아 보세요.
이상 입니다. 리플 많이 달아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