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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2011. 17:28 NZ코리아포스트 (219.♡.51.194)
뉴질랜드 법률정보
최근 비지니스 매매라는 주제로 연재를 하다보니 칼럼이 다소 건조 해진 것 같아 올해 첫 칼럼은 가벼운 주제로 시작하려 한다.
먼저 퀴즈를 하나 내겠다.
다음중 불법이 아닌 것은?
1. 영국 길거리에서 카펫 먼지를 털거나 연을 날리는 것
2. 미국 뉴저지주에서 해가 진 이후 손전등 없이 차를 운행 하는 것
3. 프랑스 파리에서 여자가 바지를 입는 것
4.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월드 오브 워크라프트 게임의 치트 코드를 사용하는 것
퀴즈를 하나 더 준비해 보았다.
다음의 장소중 런던에서 술에 취하면 안되는 장소는?
1. 교회
2. 술집
3. 영화관
4. 도서관
5. 총리관저 앞길
퀴즈의 정답을 말하기 전에 몇가지 설명을 하려고 한다.
성문법 위주로 성장한 한국 법률체계와 달리 영미법은 불문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따라서 법률체계에서 판례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국회에서 제정된 법조항을 가지고 법원이 어떻게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해당 법조항이 국회의 의도와는 다르게 진화 될수가 있고, 그 판례가 적지 않은 시간에 걸쳐 인용되고 재해석 되며 새로운 법으로 굳어지게 된다.
국회가 제정하였건 판례를 통해 생성되었건 한번 법으로 굳어진 법은 국회가 성문화하여 폐지 시키지 않는 한 일단 ‘법’으로 인정 되는데, 아직 폐지가 안된 ‘법’중에는 세월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골 때리는’ 법으로 남아잇는 것이 상당수 존재한다.
첫번째 퀴즈의 정답은 없다. 즉 네가지 행위가 모두 불법이라는 것이다.
1847년에 제정된 영국의 도시경찰법에 따르면 길거리에서 빨래를 널거나, 카펫 먼지를 턴다든지, 연을 날린다면 1,000파운드의 벌금이나 14일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자동차 전조등과 가로등이 기본화 되어있는 요즘 세상에 어둡다고 손전등을 비추며 운전할 사람은 없겠지만 미국 뉴저지에서 해가 진 이후 손전등 없이 차를 운행 하는 것은 아직 불법이라고 한다. 물론 이 법이 집행되고 있지는 않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여성이 경찰의 사전 허락 없이 바지를 입는것은 불법이라 한다, 1799년에 처음 시행되었던 법이라고는 하는데, 이 법 역시 현재 집행되고 있지 않다.
월드 오브 워크라프트라는 게임에는 게임 제작자의 의도와는 달리 주인공을 강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치트가 존재하는데, 2009년 애리조나 법원이 디지탈 저작권법을 적용하여 치트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아니, 애들 게임에서 치트하나 썼다고 불법이면 어쩌라는건지… 게이머들이 들으면 ‘이건 뭥미’라고 말하지 않을까…
두번재 퀴즈의 정답은 조금 더 황당한데, 2번 술집이다. 1839년에 제정된 런던 경찰법에 다르면 술집과 나이트 클럽을 포한한 주류 판매 면허가 있는 장소에서 술에 취하면 (‘drunk’) 불법이다.
이외에도 현대 시점에서 비현실적인 법이 의외로 많이 존재하는데, 영국에서 크리스마스에 민스 파이를 먹으면 불법이라면 믿을 분들이 몇 분이나 될까 싶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더. 몇해전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정을 받은 혼인빙자 간음죄가 미국 미시시피주에서는 아직도 징역 5년까지의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불법행위라는 것. 이 법 역시 집행되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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