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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2009. 10:15 코리아포스트 (122.♡.146.161)
뉴질랜드 법률정보
데이비드 베인은 1995년 첫 재판 이후 여러번 항소를 시도했지만 매번 항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데이비드는 이에 마지막으로 영 연방국가 최고 사법기관인 추밀원(Privy Council)에 항소를 신청하게되는데, 여러번의 항소심을 통해 주장한 논리는 동일하다. 짤막히 요약하면, 정황상 5명의 가족들을 죽일 수 있었던 사람은 데이비드와 데이비드의 아버지인 로빈일 수 밖에 없고, 1995년 첫 재판 이후 추가로 발견된 많은 증거들을 종합하면 데이비드가 범인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5명의 법관으로 구성된 추밀원은 데이비드측이 제시한 여러 증거 중 다음의 9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1. 로빈의 정신 상태
로빈은 살인사건이 있어날 당시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다는 주장이 제기 되었음에도, 배심원에게 이러한 주장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 또한 로빈은 당시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었는데, 학교 교지에 실린 글/소설 (short story) 중 하나가 일가족이 살해 당하는 이야기였다는 점.
2. 로빈의 살인 동기
데이비드의 여동생이 로빈과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주장이 있었고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로빈이 일가족을 살해할 동기가 될 수 있었으나, 역시 배심원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
3. 피 묻은 발자국
살인현장에는 여러 곳에서 피 묻은 발자국이 발견되었는데, 데이비드의 변호인단은 재판당시 이 발자국들이 데이비드의 것이라고 인정 하였으나, 재판후에 데이비드의 발 사이즈를 재보니 피 묻은 발자국보다 큰 사이즈였다는 점.
4. 컴퓨터
살인 현장에 있던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는 "미안, 너만이 살 자격이 있어"라는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는데, 검/경찰측은 이 컴퓨터가 6시 44분에 켜졌다고 확인했지만, 정확한 시간을 확일할 당시 사용된 시계는 전자시계가 아니라 초침이 없는 아날로그 방식의 손목시계였다는 점. 즉, 데이비드가 신문 배달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기 전에 컴퓨터가 켜졌을 수도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 됬다.
5. 데이비드가 집에 돌아온 시각
데이비드가 신문배달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가 더 좁혀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배심원에게는 더 넓게 알려진 것.
6. 7.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안경과 안경알
살인현장에서 발견 된 안경이 데이비드 것이 아니라 데이비드의 어머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 되었고 이에 대한 피고인 심문중 데이비드의 증언의 신빙성이 필요 이상 손상 되었다는 점
8. 소총에 남겨진 피 붇은 손자국
살인에 사용된 소총에는 데이비드의 피 묻은 지문이 찍혀 있었는데, 이 지문이 살인 전 데이비드가 사냥을 할 때 찍혔을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
9. 데이비드 여동생이 살해 당한 후 목에서 난 꾸르륵 소리에 관한 의학적 견해차이
데이비드는 자신의 여동생의 시체(목)에서 꾸르륵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고, 이에 대해 검/경찰 측은 살인자만이 사체에서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주장 하였으나, 이를 반박하는 다른 의학적 견해가 제출되었다.
추밀원은 위의 사항들을 검토한 후, 새로운 증거들을 종합해보면 법 집행이 잘못 되었다고 (miscarriage of justice) 결론 짓고, 유죄 선고를 취소하였다. 또한 뉴질랜드 검/경찰은 재심을 신청할 수 있으나 꼭 신청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하였다. 이에 뉴질랜드 검/경찰은 재심은 신청하여 올해 3월부터 3개월간 재판이 진행됬고, 결과는 여러분이 알고 있듯이 데이비드의 무죄판결로 나오게 된다.
재심이 끝난 후 여러가지 문제들이 제기 되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호에서 살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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