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7] 루트번 트랙(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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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루트번 트랙(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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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제3일 루트번플랫 산장~루트번 대피소 <6.5 km-2~3시간>

  침대가 있는 방이 비교적 어두워 늦잠을 잤다. 칫솔을 입에 물고 화장실로 가는 중에 라이플맨이라는 새가 나무에서 벌레를 찾는다. 이 새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작은 새로 최대 8cm 정도이며, 꽁지깃이 없어 모습이 특이하다. '삑삑' 하는 매우 높은 소리를 내며, 루트번 트랙 주위에 개체수가 많아 쉽게 찾을 수 있다. 매켄지 산장과 루트번플랫 산장에는 캠프 사이트가 있어 산장 예약을 못한 사람들도 자신의 텐트를 가지고 오면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

  트랙의 마지막 끝과 가까운 도시인 퀸스타운에 사는 친구가 우리를 마중 나오기로 했고, 오늘 갈 길이 그리 길지 않아서 아침을 가볍게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든 것을 보니 오늘은 비가 올 것 같아 발길을 서두른다. 루트번 플랫 (계곡의 물에 의해 퇴적돼서 만들어진 평평한 지대) 을 지나 계곡이 시작되는데, 계곡이 워낙 깊고 물살이 빨라 캐즘(chasm-깊게 갈라진 폭 넓은 틈)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산비탈의 몇몇 장소는 예전에 있었던 산사태로 인해 산의 경사면이 통째로 쏟아져 내리며 표토가 뒤집어져 지반 내부의 바위가 나와 있다. 하지만 자연적인 문제는 그대로 두는 것이 뉴질랜드 방식이라서 쓰러진 나무들과 뿌리, 암석들이 한 데 뒤엉킨 애초의 모습 그대로다.

  루트번 강 위에 걸쳐진 첫 번째 구름다리를 지났다. 루트번 강은 규모는 작지만 차고 깨끗한 옥색의 물과 하얀 바위, 바위 위에 있는 진한 녹색의 이끼가 어우러져 그 시원한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작품을 만든다. 강 건너로 간간이 들리는 자동차 소리가 트랙이 다 끝났음을 알려 준다. 뒤를 돌아보니 산 정상에서 쏟아지는 커다란 폭포와 바위로 만들어진 산 정상과 장엄한 나무들이 화려한 모습을 보인다.

  루트번 트랙은 트래커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당일, 1박2일, 2박3일, 3박4일로 선택할 수 있다. 당일 트랙 완주는 체력이 매우 좋은 트래커의 경우에 낮이 길고 날씨가 상대적으로 순한 여름에나 가능 하고, 1박2일 코스는 트래킹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가능하지만, 아기자기한 사이드 트랙을 경험하기는 시간이 부족하다. 평범한 체력으로는 2박3일 스케줄이 무난하다.

  당일 완주는 짐이 가볍고 예약이 필요없으며, 좋은 날씨를 골라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유럽에서 온 체력 좋은 트래커들에게 인기 있다. 하지만, 호숫가에서의 편안한 휴식, 아기자기한 사이드 트랙들, 화롯가에서의 모임과 산장에서의 만찬은 포기해야 한다. 산 정상에 있는 3개의 커다란 호수와 한여름에도 눈 덮인 산정, 트랙 가득히 핀 야생화들, 트랙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크리스탈 같은 시원한 물,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들과 아기자기하게 변모하는 길, 주변의 절경에 비해 비교적 쉬운 난이도, 트랙의 길이에 비해 충분히 갖추어진 숙소 등 루트번 트랙이 가진 장점은 너무나 많다. 루트번 트랙에서 받은 커다란 감동과 망막에 각인된 아름다움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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