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를 닦으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구두를 닦으며

0 개 843 조기조

구두닦이라는 직업이 있다. 이제 귀하신 몸이 되었다. 열 번을 닦으면 싸구려 구두 값이 되고 50번을 닦으면 좋은 구두 하나 값이 된다. 구두를 잘 닦으면 발걸음이 조심된다. 잘 차려입지 않아도 말쑥해 보인다. 그래서 아끼지 않고 구두를 닦는다. 구두에 그냥 내려앉은 먼지를 없애는 방법이 하나 있다. 미지근한 물을 흘리면서 가볍게 구두를 헹구는 것이다. 그러면 먼지는 쓸려간다. 광이 죽기 전에 한 두 번은 가능하다.


e5e83e5b8d9f59760b00dedcc152c8d4_1657587780_2387.png
 

먼지가 뿌옇게 앉아서 털어 내려다 놀라서 그만 두었다. 옆으로 보니 그냥 흙먼지가 아니었다. 아뿔싸! 이 도시에도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중국대륙에서 날아온 황사는 아니었다. 샛노란 것이, 마치 개나리 꽃 같아 보이는 것이 무엇이던가? 해가 긴 윤사월에 흩날렸다는 그 송홧가루다. 잘 모아서 떡 고물로 쓸 그 송홧가루가 내려앉은 구두...... 닦지도 씻지도 않기로 했다. 댓돌위에 가만히 벗어 놓는다. 그래, 언제 내가 너를 생각했었더냐? 미안해서 연습한답시고 구두에 대한 낙서를 해 보았다. 모두 시시(詩詩) 하는데 시는 아니고 시시한 낙서 말이다.


분식(粉飾)


검은 구두에 앉은 먼지

털려고 보니 노오래서 그냥 둔다.

낮은 데서 무거운 짐 지고

불평 한번 안 했었지

덥다고 춥다고 젖었다고

내색 한번 안 했었지   

네 밑창이 닳도록 

뛰어 다니면 되는 줄 알았지


애써 외면했네.

네 가쁜 숨소리

온 데가 다 삐거덕 거리는 소리 

 

송홧가루 분 바르고 너도 한 번 뽐내라.

고생 많은데

고생 했는데

내게 엄마 품을 내어 주느라고.


분식(粉飾)이란 분을 발라 ‘이뻐보이게’ 꾸민다는 말이다. 화장(化粧)이라고 한다. 회계장부를 조작한다는 말 보다 그냥 분발라 예쁘게 하는 것으로 말버릇이 되었다. 생얼이나 민낯으로 사는 것이 좋겠지만 빠알간 입술연지라도 발라야 생기 도는 사람 같지 않던가?


약속시간이 조금 남아, 그냥 기다리느니 길가의 부스(booth)에서 구두를 닦는다. 그런데 만날 사람이 왔다. 그래서 대충 닦아달라고 했다. 대충이라고요? 똥그랗게 눈을 뜨고는 그리는 못한단다. 직업에 대한 긍지가 있다. 한참이나 설교를 들어야 했다. 4,000원의 가치에 대해서,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그 만의 기술에 대해서..... 끝이 없다. 그래, 좋다. 그런 정신이라면...... 장인이 따로 없다. 하여간에 구두닦이들이 사라지니 구두를 닦기 어려워서 내가 불편하다.



정장에는 어울리지만 대체로 구두는 딱딱하고 불편하다. 그래서 가볍게 다닐 요량(料量)으로 운동화를 사려는데 충격을 흡수하면 좋겠다 싶어 스펀지 같은 바닥에 보드라운 깔창을 넣어야지 했다. 그 생각을 못했다. 타이어처럼 바람을 넣은 신발. 바람이 들어 몰캉함이 느껴지는 신발이 있었다. 좋기는 하다. 그런데 가격(價格)을 보고 가격(加擊)을 당한 기분이다. 운동화가 구두보다 비싸다. 심지어 자동차 타이어보다 비싼 것이 있다. 아파서 걷지를 못한다면야 무얼 못하랴 싶지만 공짜로 숨 쉬는 공기를 좀 집어넣었다기로서니 이럴 수가 있나 싶어 망설이고 있다. 신발의 다른 부분은 그리 좋지 않아도 된다. 바닥에 바람이나 좀 넉넉하게 넣어다오. 바람 값은 어차피 못 받을 테고 바람 넣는 값은 바가지 씌우지 마시라오!


■ 조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몸에도 의사가 있다

댓글 0 | 조회 2,270 | 2022.07.26
술은 기운을 뜨게 하기에 나쁜 것입니다. 우리 명상은 파장이 가라앉아야 하는데 술은 자꾸 뜨게 하거든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면 한두 잔 정도는 괜찮습니다.그런… 더보기

BA.5 변이와 코로나 재유행

댓글 0 | 조회 2,437 | 2022.07.22
코로나19(COVID-19) 재유행(再流行)에 대한 불안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한 주(6월20-26일) 동안… 더보기

노스쇼어에서 일어난 사건 업데이트 및 대응법

댓글 0 | 조회 3,807 | 2022.07.14
지난 6월 23일 목요일 오전에 Mairangi Bay에 시작되어 Murrays Bay에서 끝난 칼 부림 사건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일어난 사건으로, 용감한… 더보기

나는 백종원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1,674 | 2022.07.13
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누릴수 있는 혜택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해외에 나와서도 바뀔줄 모르는 본성이라고 해야할지.. 뭐라고 확실히 콕 찝어 말할수는 없지만 ‘인터… 더보기

새를 찾아

댓글 0 | 조회 916 | 2022.07.13
시인:프란츠 카프카새들은 새장이 뭔지도 모르던둥지밖에 모르던 시절도 있었다아예 둥지조차 없이 나뭇가지에바위사이에 사는 새들도 있었다그러나 서풍이 불어와 세상이 바… 더보기

꿈은 꼭 이뤄진다

댓글 0 | 조회 1,216 | 2022.07.13
꿈은 꼭 이뤄진다. - 이 비밀을 알고만 있다면유은이의 돌잔치는 오미클론 때문에 많은 차질이 생겼다. 세 모녀가 오클랜드로 가는 도중 만년설이 눈앞에 펼쳐져있는 … 더보기

봄에 나는 풀과 꽃은 기운 돋우는 귀한 식재료

댓글 0 | 조회 1,206 | 2022.07.13
▲ 극락사 여거 스님경기도 용인에 있는 극락사는 아담하고 고즈넉하다. 뒤로는 구봉산이 듬직하게 감싸고, 옆으로는 실개울이 흐르는 그림 같은 풍경은 풍수를 모르는 … 더보기

북한 다큐멘터리 “人(인)사이트: Into North Korean ” 뉴질랜드 상…

댓글 0 | 조회 1,478 | 2022.07.13
리커넥트 코리아와 리커넥트 뉴질랜드가 함께 협력하여 진행한 상영회가 7월 2일 오클랜드 시티에서 상영되었다. 약 200명의 인원이 상영회를 참여했으며, 뉴질랜드에… 더보기

새로운 트러스트 규정 주의

댓글 0 | 조회 1,987 | 2022.07.13
여러분의 자산을 위험해 빠뜨릴 수 있는 새로운 트러스트 규정을 주의하십시오.지난 몇 년 동안 트러스트에 대한 많은 규정 변경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IRD는 … 더보기

여드름의 한약치료

댓글 0 | 조회 1,078 | 2022.07.13
여드름치료에 있어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여드름 압출치료, 염증주사, 필링치료 등이 있다. 거의 대부분의 피부과에서 여드름을 치료하는 방법들이다.이러한 치료법… 더보기

허리 통증 없애고 허리와 하체라인 살려주는 하루 15분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1,087 | 2022.07.13
온라인 수업을 하다보면 학생들로부터 저마다 다른 피드백을 받게 되는데요, 그중 가장 요청이 많은 것들 중 하나가 바로 ‘허리통증’입니다.가사 육아 일 여러가지 일… 더보기

야망과 필요와 감동

댓글 0 | 조회 833 | 2022.07.12
글을 쓰려고 컴퓨터를 켜고 ‘새 문서’ 창을 열기만 하면 바로 오래된 한 장면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때, 학교 가기 싫은 어느 날 시인 문병란 선생님 댁에 놀러 … 더보기

겨울철 차량점검 꿀팁 드립니다!

댓글 0 | 조회 1,073 | 2022.07.12
겨울이 다가올수록 첫 번째로 신경 쓸 것은 배터리입니다. 자동차 차량관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배터리! 겨울철에 배터리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되면 낮은 온도에서 자… 더보기

비난하는 부모, 평생 영향받는 자녀

댓글 0 | 조회 2,133 | 2022.07.12
부모는 아마도 자신의 말 한마디 행동하나 하나가 자녀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녀와 부모는 서로에게 거울이여서 … 더보기

행복한 고구마

댓글 0 | 조회 1,039 | 2022.07.12
내가 강릉영림서 진부관리소 말단 직원일 때 월급이 칠천 몇 백 원이었다. 그 돈으로 어린 애 둘과 아내와 내가 한 달을 빠듯하게 살았다. 어떤 때는 아내가 담배를… 더보기
Now

현재 구두를 닦으며

댓글 0 | 조회 844 | 2022.07.12
구두닦이라는 직업이 있다. 이제 귀하신 몸이 되었다. 열 번을 닦으면 싸구려 구두 값이 되고 50번을 닦으면 좋은 구두 하나 값이 된다. 구두를 잘 닦으면 발걸음… 더보기

고생 총량의 법칙

댓글 0 | 조회 1,788 | 2022.07.12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생 없이 행복한 생활만을 영위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감당할만한 고생은 그 총량이 정해져 있다. 물론 사람에 따… 더보기

NCEA, CAIE(캠브릿지)와 IB 커리큐럼

댓글 0 | 조회 2,804 | 2022.07.12
What is NCEA?뉴질랜드의 국가 교육 과정인 NCEA (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ment)는 우리 학교… 더보기

생기는 바로바로 섭취해야

댓글 0 | 조회 1,013 | 2022.07.12
허준 선인이 물에 관한 얘기를 참 많이 하셨습니다.『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물의 가짓수가 33가지이지요.인간에게 필요한 물의 가짓수만도 33가지라는 얘기인데, 물… 더보기

식량안보 목표치

댓글 0 | 조회 2,545 | 2022.07.09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산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는 지난 5월에 173.4를 기록하며 통계를 작성한 1990년 1월 이후 최고… 더보기

코로나 감염 요인들

댓글 0 | 조회 2,745 | 2022.06.30
20세기 인류의 목숨을 대량으로 앗아간 치명적 사건은 전쟁이 아니라 호흡기 전염병이었다. 즉, 1918년 스페인 독감(Spanish flu, 5천만명 사망 추정)… 더보기

공인 고용주 취업 비자(Accredited Employer Work Visa)의 …

댓글 0 | 조회 1,733 | 2022.06.29
2022년 7월 4일부터, 공인 고용주 취업 비자(Accredited Employer Work Visa)가 필수 기술 취업 비자(Essential Skills W… 더보기

춘향의 노래

댓글 0 | 조회 894 | 2022.06.29
시인 복 효근지리산은지리산으로 천년을 지리산이듯도련님은 그렇게 하늘 높은 지리산입니다.섬진강은또 천년을 가도 섬진강이듯나는 땅 낮은 섬진강입니다.그러나 또 한껏 … 더보기

독감예방접종 및 2차 COVID-19 부스터접종 정보 최신 업데이트

댓글 0 | 조회 1,231 | 2022.06.29

여행이 주는 기쁨

댓글 0 | 조회 1,106 | 2022.06.29
바람이 사납게 불어도 비만 오지 않으면 강가로 여행을 떠난다. 겨울비로 불어난 흙탕물이 거세게 흘러가지만, 그 소리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요즘 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