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개
2,316
10/11/2008. 16:58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124.♡.145.221)
자동차와 생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동차 형태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
마치 가전 제품 전시장의 냉장고와 세탁기와 같이, 비슷한 유형을 물건 중, 좀더 나은 사향의 물건을 고르는 것과 흡사하게, 자동차 시장 역시 타 사의 새로운 디자인과 흡사게 비슷한 시점에 새로운 차량은 시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이저 브랜드들은 사람들의 시각에 더욱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자동차를 디자인 하고, 타사와 차별화된 디자인을 고안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아우디 전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더는 90년대 중반 이후 아우디의 독특한 디자인과 브랜드 파워 정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99년 선보인 1세대 TT는 1930년대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레트로 디자인으로 호응을 얻었다. 앞뒤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대칭 이미지를 강조했고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를 단순화했다. 심플하고 통일된 외부 디자인을 중시하고, 절제된 라인과 물 흐르듯이 깔끔하게 이어지는 선이 특징이다. 최소화된 휠아치, 라디에이터 그릴, 헤드램프의 심플함으로 대변되는 아우디 디자인도 슈라이어의 영향이 컸다.
이에 뒤를 이어 아우디는 월터 드 실바라는 최고의 디자이너가 싱글 프레임 디자인을 브랜드화 시킨다.
2002년 아우디와 람보르기니, 세아트 브랜드 디자인을 총괄하는 아우디 그룹 디자인 책임자로 승진한 그는 개성적인 싱글 프레임으로 아우디 디자인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2003년 누볼라리 컨셉트카에서 첫선을 보인 싱글 프레임은 이후 A3, A4, A6, A8은 물론이고 R8, TT까지 모든 모델에 사용되어 아우디를 상징하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같이 디자이너의 역할은 단순 자동차의 형태를 디자인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 정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동차 생산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게 되었다.
그럼 최근 자동차 디자인 업계의 트랜드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높은 벨트라인 개방감을 주기 위해 유리 면적을 극대화하던 컨셉트에서 최근에는 안정감과 근육질의 보디라인을 위해 벨트라인을 높이는 추세다. 벨트라인은 자동차 유리와 보디가 겹치는 부분으로, 사람으로 말하면 허리에 해당된다. 이 부분을 위쪽으로 당기는 이유는 시각적으로 포근히 감싸는 느낌을 주고, 요즘 운전자들의 키가 커졌기 때문이다.
화려한 램프 기술이나 소재의 발달은 새로운 디자인으로 이어진다. 자동차 헤드램프도 마찬가지. LED 소재를 이용한 개성 만점의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더욱 커진 앞 그릴 자동차의 커다란 그릴은 클래식카 아이템은 엔진 냉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아우디 싱글 프레임으로 시작된 최근의 변화는 기능적인 부분보다는 시각적인 면이 더 강조된 것이다. 그릴은 각 메이커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에 손쉬운 아이템이기 때문에 크고 화려하게 만들어 브랜드를 부각시킬 수 있다. 링컨 MKR 컨셉트카, BMW CS 컨셉트카의 커다란 그릴이 좋은 예다.
공격적인 얼굴 둥근 스타일의 예쁜 얼굴이 먹히는 시대는 지났다. 최신 유행을 따르려면 눈을 확 찢고 이빨을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눈, 코, 입이 한 곳에 집중되는 것보다는 시원시원하게 쭉쭉 뻗어 있는 것이 대세다. 포드가 최근 주장하고 있는 키네틱(Kinetic) 디자인도 같은 흐름이다.
옆구리를 뚫어라 자동차 디자인에도 피어싱(piercing) 바람이 불고 있다. 고대 로마인들이 용감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신체에 구멍을 뚫었던 것처럼 앞 펜더와 도어 사이에 에어 벤트를 뚫는 것이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고성능차에서 엔진 열을 쉽게 빼내기 위한 방법이지만, 신형 시보레 아베오(Aveo)처럼 소형차에서는 심심한 옆구리에 포인트를 주는 액세서리 역할을 한다.
21세기 급속한 소비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국경과 문화를 초월한 경쟁력있는 자동차 시장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디자인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이다. 자동차 산업은 High-Tech 위주의 개발 정책으로 각 메이커간 제품간 차별화가 한계에 이르므로, 디자인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 되고 있다.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