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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2011. 15:57 NZ코리아포스트 (219.♡.51.194)
원예 칼럼
가정 규모의 텃밭을 운영 하다보면 어느 땐 넘쳐 나는 수확물 처리에 골몰 할 때가 있다. 올해 우리 정원에는 피조아가 풍년이다. 그리고 상추도 그런대로 풍성했다. 이런 넘쳐나는 수확물을 어떻게 처리하나? 나에게는 넘쳐서 주체할 수 없는 데, 모자라는 사람에게는 유용하다. 정성들여 유기재배를 시도 했으니 남 다른 애정이 담겨 있다. 집안에서 소비하고 남는 것은 이웃과 나누는 것이 보편적이라. 대가족의 경우는 사돈댁에, 또한 허물없는 친구에게, 그래도 남으면 이웃에게. 이런 경우도 나누면 기쁨이 두 배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얘기가 있다. 파파토와이에 사는 Diana Noonan은 집 근처 공터에 텃밭을 조성해서 수확물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녀의 생각은 이러하다. 몇 년에 한 번씩 다른 나라 여행을 하게 되는 데, 그럴 때마다 여러 나라에서 고마운 인정에 접했었다. 그리스에서는 아스파라거스와 레몬을, 루마니아에서는 블루베리와 딸기술을, 인도에서는 바나나를 얻어먹은 적이 있었다. 그래 보은의 기회를 마련코자 캐러번 여행객을 대상으로 공동텃밭을 조성하게 되었단다. 상추, 비트, 샐러리를 심었고, 집 근처에 있는 토끼들의 훼방을 막기 위해 철망도 둘렀다. 유기텃밭 관리에 약간의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풍성한 수확을 가져왔고 주변 이용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지역신문의 미담 사례지만 그 운동의 정신은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생각을 조그만 더 발전시켜 보자. 텃밭은 가지고 싶으나 마땅한 자리가 없을 경우 마을에 공동텃밭을 조성하는 것이다. 뉴질랜드에서 지역사회 운동의 일환으로 조용히 진행되는 사례가 여럿이 된다. 마을 공터를 이용해서 소유자의 허락을 받아 공동텃밭을 조성한다. 대부분 회원제로 운영되며, 몇 시간 이상 재배 노력을 제공하면 일정 조건의 수확물을 가져 갈 수 있다. 유기 운동가들의 마을 공동텃밭 운영, 태평양 섬나라 출신들의 특수한 채소 재배, 회교국 출신의 자기들 기호 작물재배 등에 이용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운동에는 성격상 작물은 대부분 유기재배가 일반적이고, 경우에 따라 잡초약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아주 제한적이다. 열성적인 유기 운동가들은 텃밭 조성에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작물재배 자문에도 쉽게 응해준다. 그렇지만 마을 공동텃밭 한쪽 파슬리 옆에는 엉겅퀴가 섞여 자라고, 상추 밭에는 돌멩이가 데굴데굴 거린다. 공공 자투리땅을 활용해서 마을 공동텃밭을 가꾸려는 생각은 아주 불안전 해 보일지 모르지만 새로운 지역사회 운동으로 가능하게 느껴진다.
매년 새로운 작물을 심어 가면서 공동텃밭을 관리하는 일도 쉬워보인지 않는다. 그래서 아주 여러 해살이 작물을 도입한다. 아스파라가스라든지, 한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베리류라든지, 한국인이 특히 좋아하는 부추(Garlic chive)든지, 한 발 더 나아가 사과나무나 감나무를 가꾸는 일도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런 과일재배는 여러 해가 걸려야 열매를 기대할 수 있어, 성급한 우리 마음을 조바심 나게 한다. 또한 이런 과수원 설계에는 생물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생태환경 조성이 우선되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마을 공동텃밭 운영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지역학교의 교내 텃밭도 여기에 속하고, 지역 공원에 군데군데 조성되는 텃밭도 이런 부류다. 마을 공동텃밭 개념은 지역 주민의 마음속에도, 지역관청의 공원설계에도 들어 있다. 지역사회에서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해 내려는 노력이 있는 한 마을 공동텃밭 운동은 새로운 대안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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