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쓰리-코스-밀(a three-course meal)’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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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쓰리-코스-밀(a three-course meal)’인가?

0 개 3,598 NZ코리아포스트
우리의 식탁은 한 상에 모든 음식을 차려 놓고 개인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게 특징이다. 요즈음 인기 있는 뷔페도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개인의 식성을 만족 시킬 수 있어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어린이나 식탐이 심한 사람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와 반면에 중국 코스요리와 서양 식당요리에는 코스로 짜여 있어 합리적으로 보인다. 서양요리의 일반 정식에는 쓰리-코스-밀이 기본이다. 스타터, 메인코스, 디저트가 이 식사의 정해진 순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코스요리는 비싼 식사로 간주된다. 그래서 돈 많은 사람들의 배부른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얼마 전 필자도 태국식당에서 메인요리만 주문한다고 미개인 취급을 당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코스요리는 식당의 영업 전략이나, 배부른 사람들의 식도락을 위해서 개발된 것일까? 이 코스 식사에 숨어 있는 의미가 있으리라.

스타터에는 채소 샐러드나 수프가 일반적이다. 원래는 서양식에서 채소 샐러드는 고기 요리 후에 서빙 되었었다. 그런데, 미국에서 1950년대 성인의 비만을 줄이기 위하여 메인코스 전으로 옮겼다. 다음은 스테이크 같은 메인코스로 식사의 주 칼로리 원이 된다. 세 번째는 디저트다. 약간은 달콤하거나 크리미해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쓰리-코스-밀을 끝내고 나면 오늘 한 끼도 맛있게 충분히 잘 먹었다는 느끼게 된다.

프랑스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쓰리-코스-밀 교육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부모가 아이를 찾으러 가면 ‘잠깐만 기다리시죠, 이제 디저트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는 디저트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바쁜 생활에도 디저트를 생략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 만큼 디저트가 중요하단다. 어떤 이는 서양 사람들은 디저트로 비만 인구가 늘어난다고 혹평한다. 그러나 이들 생각은 디저트로 포만감을 느껴야 다음 식사까지 다른 군것질 없이 기다릴 수 있단다. 그래서 디저트는 거르면 안 된다고.

고기를 탐하는 손자에게 한국 할머니는 ‘밥하고 같이 먹어라’다. 초콜릿을 사주는 키위 엄마의 주문은 ‘지금은 안돼, 점심 먹고’다. 만약 이 식탐하는 어린이가 자기 욕망을 참지 못할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맛있고 칼로리가 넘치는 음식으로 배를 가득 채우고, 상대적으로 맛이 덜한 음식에 식욕을 느낄 수 있을까? 아마도 건강에 중요한 음식을 생략하기가 더 쉬우리라. 그래서 오늘 한 끼도 칼로리를 초과한다.


어린이의 점심 메뉴로 패스트 푸드를 먹는 경우를 살펴보자. 닭고기 튀김에 감자 칩과 샐러드다. 먼저 닭다리에 손이 가고, 다음으로 감자 칩이다. 모두 기름에 튀긴 요리로 칼로리가 지나치다. 여기서 감자는 채소가 아닌가 하고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게다. 그러나 여기서 감자는 튀김요리로 칼로리가 구이요리보다 세배나 높아졌다. 애들의 입맛에 당연히 ‘맛있다’ 일 수 밖에. 샐러드는 남겨도 튀김요리는 남기는 법이 없다. 결과적으로 이번 점심 식사는 쓰리-코스-밀의 역순이다.


따라서 음식을 먹는 순서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스타터에서는 우리 몸이 시장기를 느낄 때 맛을 별로지만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을 먼저 챙겨 먹는다. 그 다음은 메인코스로 우리가 필요한 칼로리를 섭취하면서 식도락을 즐긴다. 마무리 디저트로 우리 두뇌로 하여큼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 좀 더 먹고 싶어도 이제는 더 이상 들어 갈 여지가 없다. 당연히 먹는 양을 자제하게 된다. 이게 코스 요리의 시나리오다.

이제 현대인은 배고픔을 참으려 하지 않는다. 가정 마다 냉장고 안에는 음식으로 가득하며,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배고픔을 달랜다. 그래서 마음 내키는 대로 음식을 즐기다 보면 비만이라는 덫에 걸리기 십상이다. 우리가 어떤 식사를 즐기던 쓰리-코스-밀의 원리는 따를 수 있다. 뷔페에서 자기 스스로 세븐 코스를 밟더라도 이 원리는 지켜야 한다. 아직도 우리 두뇌는 원시시대 기아에 허덕이던 코드 그대로란다. 입맛을 따르다보면 칼로리는 넘치게 되어 있다. 우리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지만, 우리 두뇌 판단에 위안을 주는 선에서 타협을 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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