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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무척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사회 안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우리는 때로 무언 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처럼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점차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인심이 각박해짐과 아울러 정신적인 질병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늘고 있는 현대의 정신 질환 중에 강박장애가 있다. 강박장애는 일종의 정신적 장애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이 계속 반복되는 증세를 말한다. 환자 자신은 그것이 쓸모없고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억제할 수 없고, 또 억제하려고 노력하면 불안 증세가 나타난다. 보통 정이 메마르고 질서.규칙.정확성.세밀성에 집착하는 사람에게 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강박장애는 특정한 생각이 반복되는 것과 행동이 반복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손에 병균이나 더러운 것이 묻어 있지는 않을까’, ‘내 몸에 혹시 잘못된 부분은 없을 까’, ‘돈 빌려간 사람이 갚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하고 끊임없이 생각한다. 이러한 강박적인 사고의 결과로 나타나는 여러가지 행동들, 예를 들면 불결하다고 느껴져 계속해서 손을 씻거나 의심을 없애기 위해 자꾸 반복해서 확인하는 행동 등을 강박행동이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나 행동들이 모두 강박장애는 아니다. 청결을 위해서 손을 자주 씻고 만일을 위해서 언제나 확인하고 준비하는 습관은 아주 좋은 습관이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쳐서 이러한 생각이나 행동들을 자제하려고 노력해도 그것이 불가능하고, 그것들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 증세가 나타나며,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강박장애로 볼 수 있다.
강박장애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은 지장을 초래하며, 심한 경우에는 일체의 사회생활을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초기에 치료하면 대부분은 약물치료나 행동요법으로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세상이지만, 일주일의 한가운데에 있는 오늘 하루쯤은 크게 심호흡을 해보고 한 걸음 늦게 간다고 생각하면서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한의학에서는 이런 강박장애의 원인을 삼장기능의 저하와 쓸개기능의 약화로 보고 있다. 심장기능을 보강해주는 천황보심단 처방과 쓸개기능을 보강해주는 온담탕 처방을 사용하여 치료한다는 것이다.
한약치료는 일시적인 증상개선이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근본 치료를 가능하게 해 준다. 수시로 항불안제를 복용하면서 그때 그때를 넘기는 치료보다는 보다 근원적인 치료를 해 볼 것을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