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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늦었다. 조직은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을 채택하여 안전하면서도 고객(국민)의 요구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하는데 보다 나은 프로그램이나 클라우드 환경을 갖추고 스마트 센서 등을 채택하여 운영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데이터의 저장과 검색, 관리를 아주 편리하게 한다. 관리란 권한 있는 사람들이 공유하고 어디서나 접속하여 일을 보게 하는 것이다. 데이터의 입력과 출력을 이용자나 기계가 스스로 할 수 있다. 일본이 아날로그에서 벗어나기를 주저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것으로 늘 도장을 찍는 것이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늦다 보니까 자체적으로 소셜 앱 같은 것이 나올 수가 없었다. 이런 결과로 한국의 카톡을 만든 기업이 비슷하게 라인(Line)을 만들었고 전 일본 국민들의 소통 앱이 된 것이다. 동남아에서도 쓰는 라인은 이용자가 2억 명이 넘는다. 라인의 가능성을 알아차린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네이버와 합작 투자하여 세운 ‘A 홀딩스’란 기업이 반반을 소유해서, ‘라인야후’가 된 것이다.
근래에 미국이 틱톡(TikTok)을 규제하자 일본이 라인야후에 대해서 한국이 손을 떼라고 압박하는 것은 알고 보면 빅데이터 때문이다. 많다는 빅데이터를 잘 저장하고 관리해야 인공지능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가공하지 않은 원시적인 데이터는 정말로 무궁무진한 지하자원과 같은 것이다. 이 자원을 캐내어서 제련을 하고 정련을 하면 귀중한 금속, 보물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채굴)이라는 말을 쓴다. 사람들이 주고받고 나누거나 찾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입고, 쓰고, 먹고, 자고, 즐기는 것이며 돈이 되는 것이다. 이 빅데이터는 너무 다양하고 많아서 보관(저장)과 처리(발굴)가 쉽지 않았으나 컴퓨터와 메모리가 발달하고 통계기법과 인공지능까지 가세한 덕에 땅 짚고 헤엄치기가 된 것이다.
라인야후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는 일본에 있지만 한국의 기업이 개발하고 관리한다는 것이 께름칙할 것은 당연지사, 자기들이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존, 활용하고 싶고 껄끄러운 한국과는 거리를 두고 싶은 것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상대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로봇 개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이 로봇 개에 무기를 장착시켜 전쟁에 내 보낼 것이라 한다. 안정적이며 잘 달리고 지칠 줄 모르고 게다가 지능을 갖추어 있어서 피아를 잘 구별한단다. 누가 어떻게 이 로봇 개를 당할까? 이것이 어디 로봇 개로 끝날 일이던가?
대만총통이 새로 취임하자 중국이 겁을 주고 있다. 중국이 대만의 공중을 넘어 공해상으로 왕대포를 날렸다. 중국의 함정과 항공기들이 위협시위를 했다. 중국 본토에 더 가까운 진먼도(금문도)에 집중포화를 쏟아 부으면 녹아내릴지도 모른다. 하나의 중국이라며 누구도 내정간섭이니 용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아마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다. 그게 무엇일까? 디지털 시대에 손자병법이 먹힐까마는 차세대의 전쟁은 디지털 전쟁이다. 적의 지휘통제시스템인 C4I(지휘; Command, 통제; Control, 통신; Communication, 컴퓨터; Computer, 정보; Intelligence)를 해킹하고 전파교란을 하거나 초강력 전자파로 장비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아니면 앞선 인공지능 기술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유리한 작전을 짜는 것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려고 오면 벌떼같이 많은 드론을 공중과 수중으로 보내 자폭시켜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중국도 그러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드론의 인해전술이 될 것이다.
일본이 아날로그에 안주하다가 놀랐듯이 중국은 문화대혁명으로 10년이나 잠을 잤다. 잠에서 깨고 보니 반도체란 것이 나왔고 스마트폰이란 것이 나와서 경기(驚氣)를 했을 것이다. 당장에 삼성의 애니콜을 보고 애미콜을 만들어 썼다. 인건비가 싸니 세계의 공장이 되었고 그 길로 G2에 올랐다. 숨을 죽이며 때를 기다리다가 중국몽을 꾸고 있다.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는······.
6월 5일, 영화 “원더랜드(Wonderland)”가 개봉되었다. 싱글맘으로 어린 딸 하나를 둔 바이리(탕웨이)는 딸에게 자신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죽기 전에, “원더랜드” 서비스에 가입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어릴 적 꿈인 고고학자로 설정해달라고 부탁한다. 바이리의 딸은 엄마가 고대 유적지에 발굴활동을 하러 갔다고 믿고 인공지능, 원더랜드가 만든 엄마, 바이리의 아바타와 스마트폰으로 계속 소통한다. 어디까지나 영화다. 그런데 언젠가는 일어날 일 같다.
죽고 살고가 마음대로 되나? 이승과 저승을 어떻게 연결할까?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것이 오직 꿈으로만 가능하다. 그런데 믿고(信) 소통(疏通)하는 것, 그게 바로 통신(通信)이다. 우연일까? 단어를 잘 못 정한 걸까? 원더랜드라는 영화를 보면서 인공지능이 그 많은 차원의 우주와 다른 세계를 어떻게 연결할는지 궁금하다. 손오공이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 이더라고 했다. 그리고 불경에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했다. 우리가 여러 차원을 넘나드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 무한히 큰 우주의 끝인 극(極)과 영겁(永劫)의 시간, 불가사의(不可思議)라는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그런 영화다. 과연 정보 기술이, 미래의 과학이 다른 차원을 연결해서 소통하게 할 수 있을까? 1 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도는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가 1 광년(光年)이다. 무량대수(無量大數;10의 68승) 광년의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가는 것이 가능할까? 꿈에서나 가능하니 꿈 같은 일이다.
■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