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 – 마녀인가? 미녀인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클레오파트라 – 마녀인가? 미녀인가?

0 개 415 한일수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인간의 불완전성과 모순성, 그 위대함과 비참함을 독특한 문체로 표출한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의 ‘팡세(Pensees)’에 나오는 구절이다. 마성(魔性)과 미모(美貌)를 갖춘 여성은 예로부터 예술 창작의 소재로 회자되었으며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으로 등장하여왔다. 클레오파트라(Cleopatra, BC 69-30)도 빼 놓을 수 없는 그중의 한 인물이리라. 수많은 클레오파트라 영화중 초기 대표작인 클로레트 콜버트 주연의 ‘클레오파트라’(1934년 발표)는 미모로 로마의 통치자 들을 홀리는 캐릭터로 그녀를 묘사했다. 반면 우리에게 가장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영화,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클레오파트라’(1963년 발표)는 단순한 미모만을 부각시키지 않고 상당한 정치력과 결단력을 갖춘 통치자로 묘사하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진전된 해석과 세기의 미녀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완숙한 미모가 결합되어 클레오파트라의 신화를 더욱 증폭했다고 평가된다.    


19309c751c55143199e92004aa729d2d_1720479656_6957.png
 

클레오파트라는 로마가 세계제국으로 일어서던 기원전 51년-30년 사이에 이집트의 여왕이었다. 로마의 통치자들과 연대를 맺으며 자신의 권력과 왕국을 지키다가 죽음을 받아들이고 왕국도 쇠망하게 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기원전 323년 알렉산더가 사망한 후에 이집트로 건너가 세운 프톨레마이오스 왕조(BC 305-30)의 마지막 여왕으로 39년 생애 중 21년 동안 이집트를 통치하였다. 그녀가 속설처럼 남자를 뇌쇄(惱殺)시키는 곤혹스런 여인이라거나 큰 매부리코에 뚱뚱하고 못 생겼다는 주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리스어뿐만 아니라 라틴어, 히브리어, 아랍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아는 지성적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실력자인 율리우스 카이사르, 마르크스 안토니우스 등과 관계를 맺고, 정치적 연대를 한 것은 그녀의 미모 때문만 아니라 그녀의 지성과 수완 때문일 것이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의 산물로 성립되었다.  알렉산더의 대제국은 그의 사후 각 지역을 관할하던 장군들에 의해 분할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집트 지역에서 성립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이다. 따라서 알렉산더 대왕 후손의 한 갈래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그리스계이며 클레오파트라는 이 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통치하던 이집트는 당시 지중해 세계에서 가장 융성하고 번영한 나라로 서방과 동방의 문화를 융합해 발전을 거듭했다. 이러한 배경은 클레오파트라가 신흥 군사강국인 로마의 실력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는 바탕이 되었다. 로마의 통치자들은 문화적으로 뒤떨어진 상태여서 당시 문명의 중심지였던 알렉산드리아 주변의 지중해 세계를 이해하는 정치적 동맹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클레오파트라는 굉장히 똑똑하고, 지식을 탐구하는 열정이 넘쳐나서 어렸을 때는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왕실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 10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었고 수학, 철학, 천문학에도 능한 지성과 미모를 갖춘 엘리트였던 것이다. 대화술도 뛰어나 그녀와 깊이 얘기를 나눠본 사람은 누구나 반할 정도였다. 17세에 부왕이 사망한 후 왕조의 전통에 따라 남동생과 결혼해 공동 파라오(Pharaoh, 고대 이집트 왕의 칭호)가 되었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치열한 권력 다툼이 있었고, 이 와중에서 클레오파트라는 왕권에서 밀려나 이집트 밖으로 추방당하나 다시 왕권을 되찾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BC47년, 로마의 실력자 카이사르는 이집트로 도망 온 정적 폼페이우스를 찾아 이집트로 오게 되는데 이 기회를 놓칠 클레오파트라가 아니었다. 카이사르를 만나기 위해 몰래 이집트로 잠입한 클레오파트라는 부하를 시켜 카펫으로 자기를 둘둘 말아 상인으로 위장하고, 둘둘만 카펫을 카이사르에게 클레오파트라의 선물로 전하도록 한다. 카이사르가 그  카펫을 펼치자 그 안에서 반나체의 여왕이 요염한 자세로 나타난다. 당시 전쟁의 영웅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52세의 카이사르이지만 21세의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매력에 완전히 사로잡히고 만다. 카이사르는 그녀의 정적을 모두 제거하고, 클레오파트라를 다시 왕좌에 앉히게 된 것이다. 여왕은 카이사르의 권력을 이용해, 왕권을 되찾았음은 물론 피맺힌 복수를 할 수 있었다. 둘은 연인이 되어 아들을  출산했고 BC46년, 그녀는 아들과 또 다른 남동생을 데리고 카이사르를 따라 로마로 오게 된다. 하지만 BC 44년, 카이사르가 브루투스에게 암살당하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하자 이집트로 돌아간 클레오파트라는 아들과 공동 파라오가 되어 즉위하게 된다. 로마에서는 카이사르 후계자 옥타비아누스와 카이사르 부하 안토니우스, 레피두스가 3두 정치를 시작하게 된다.



BC41년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 이후 로마 최고의 실력자로 부상한 안토니우스와의 극적인 첫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다. 적의 적은 친구라고 했던가? 옥타비아누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적대관계에 있었고 당시 동방 원정 책임자였던 안토니우스는 정적 옥타비아누스와 대결하기 위해서 클레오파트라와의 제휴가 필요했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를 만날 때 황금색 배를 타고 화려하게 등장한다. 배에는 황금색 비단으로 치장한 침대가 놓여있고, 그 위에 사랑의 비너스 모습을 한 클레오파트라가 비스듬히 누워있었다. 이제 28살이 된 클레오파트라는 우아함과 성숙미로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웠으며 42세의 안토니우스는 완전히 매혹당하고 만다.                 


안토니우스는 옥타비아누스의 여동생과 결혼한 유부남이었지만 클레오파트라와의 사랑으로 둘 사이에 자녀 셋을 두며 10여년을 같이 살았다. 또한 오리엔트 지방의 정치권을 클레오파트라에게 넘겨주게 된다. 로마의 최고 권력자를 애인으로 둔 덕분에, 그녀는 지중해에서 가장 많은 재물과 권력을 소유한 왕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를 구경만 하고 있을 로마 시민들과 옥타비아누스가 아니었다.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와 한판 대결을 벌리게 되는데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BC31년 악티움해전에서 처절한 패배를 맛보고 알렉산드리아로 피신하게 된다.


BC 30년 8월1일, 안토니우스는 자결로 클레오파트라의 품에서 숨을 거두고 이어서 클레오파트라도 11일 후 뱀에 물려 죽는 자살을 감행하고 만다. 이로써 로마의 영웅들을 사로잡아서 이집트를 지키려했던 마성을 지닌 미녀 클레오파트라의 역할은 끝났고 이집트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몰락과 함께 로마의 속국으로 전락하고 만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댓글 0 | 조회 302 | 2024.08.27
2005년 2월 14일, 유튜브닷컴(youtube.com)이 출발했다. 이제 약관(弱冠)의 나이, 20년이다. 이 유튜브가 세상을 바꾸어 놓고 있다. 오락물뿐만 … 더보기

코로나19 재유행

댓글 0 | 조회 2,153 | 2024.08.23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357명으… 더보기

23. 균형잡힌 것은 건강하고 아름답다

댓글 0 | 조회 354 | 2024.08.23
사람은 균형잡힌 삶을 살도록 설계되어 있는 듯하다. 이 균형이 깨어질 때가 문제의 시작점이 된다. 우리의 장건강, 식사, 식습관, 생활습관 등을 이런 관점에서 재… 더보기

뉴질랜드 의대 진학 A to Z

댓글 0 | 조회 1,074 | 2024.08.23
지난 주 오클랜드 대학교는 Biomedical Science와 Health Science 학생들을 대상으로 MMI 인터뷰에 대한 초청 레터를 발송하였다. 많은 학… 더보기

22.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에게서 진정으로 배운다면 얼마나 좋을까

댓글 0 | 조회 578 | 2024.08.20
히포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은 의학 관련 정의를 내놓았다.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이라고도 하다.1. 음식이 곧 약이고, 약이 곧 음식이다.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질병은… 더보기

Asian Hauora Day

댓글 0 | 조회 674 | 2024.08.14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에서는 2024년 9월6일과 10월18일에 Asian Hauora Day를 개최합니다. 아시안 하우오라 데이는 아시아 지역 사회의 안녕을 증진… 더보기

모자를 쓰고

댓글 0 | 조회 425 | 2024.08.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아내가 사준 모자를 쓰고중후한 모습으로 집을 나섰습니다그래도 괜찮은 것이나도 이제 그런 모습이어울리는 나이가 되었습니다나이든 것은 오히려여유… 더보기

목안이 너무 아파요

댓글 0 | 조회 656 | 2024.08.14
편도는 입을 벌렸을 때 목구멍 안쪽에 양쪽으로 대문처럼 보이는 것인데, 성인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아이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편도선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고열… 더보기

2024 리커넥트 정신건강 프로젝트 보고 및 계획

댓글 0 | 조회 258 | 2024.08.14
정신건강 프로젝트 Background2024년에 Reconnect는 정신건강이라는 주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 Care to Self-… 더보기

다문화적 하모니

댓글 0 | 조회 376 | 2024.08.14
뉴질랜드는 19세기 초부터 유럽인들이 드나들기 시작했고 와이탕이 조약으로 1840년에 영국의 식민지로 나라가 형성된 200년이 채 못 된 신생국가이다. 또한 같은… 더보기

21. 커피와 빵 한조각의 숨은 함정

댓글 0 | 조회 899 | 2024.08.14
커피는 인류의 최대 기호품이 되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를 누리고 남이 하는 것을 나도 하고 있다는 자족감을 가질 수 있다. 커피가 없으면 대화가 안되고 사교를… 더보기

편협한 사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사람

댓글 0 | 조회 424 | 2024.08.14
몸은 갖췄는데 마음 상태가 까탈스럽고 만족을 몰라서 병이 있어 오는 분이 계십니다. 몸은 강건하고 훌륭한데 정신적으로 지나치게 자부심이 강하거나 이런 저런 장애가… 더보기

뉴질랜드 법과 일상생활 – 부부관계

댓글 0 | 조회 1,329 | 2024.08.13
이번 칼럼을 비롯하여 앞으로 서너번에 걸쳐 뉴질랜드법이 특정 인간관계를 어떻게 보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서 우리 일상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 해보려고… 더보기

다시 산에 와서

댓글 0 | 조회 317 | 2024.08.13
시인 나 태주세상에 그 흔한 눈물세상에 그 많은 이별들을내 모두 졸업하게 되는 날산으로 다시 와정정한 소나무 아래 터를 잡고둥그런 무덤으로 누워억새풀이나 기르며솔… 더보기

알고 보면 쉬운 것을

댓글 0 | 조회 310 | 2024.08.13
정보 과부하(information overload)라는 말이 나온 지가 오래되었다. 적어도 40년은 넘었지 싶다. 이제 과부하가 아니라 홍수다. 정보의 홍수에서 … 더보기

길을 돌아 그곳으로

댓글 0 | 조회 192 | 2024.08.13
산책전문가를 꿈꾸는 홍수영 씨의 북한산 화계사 템플스테이아름다움 안에서 걷기를.하루 종일 걷기를.다음 계절까지 걷기를.내 발 옆의 이슬과 함께 걷기를.내 주위 모… 더보기

20. 테이블 매너가 나이다

댓글 0 | 조회 350 | 2024.08.10
이 글은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각자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다.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이 꼭 읽어보기 바란다. 식사를 어떻게 하느냐가 나이고, 어떤 음식을 즐기느… 더보기

감자(Potato)의 날

댓글 0 | 조회 244 | 2024.08.10
<감자를 먹는 사람들>은 네덜란드의 후기인상주의 화가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반 고흐는… 더보기

19. 요즘 말썽꾸러기 어린 아동들은 누구의 탓인가?

댓글 0 | 조회 651 | 2024.08.03
요즘은 왜 그리 끔찍한 뉴스들을 자주 듣게 되는지! 성인들뿐만 아니라 아동들까지도 분노 조절 장애, 과도한 행동 장애, 산만한 정신 등의 문제로 뉴스의 기사를 장… 더보기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

댓글 0 | 조회 567 | 2024.07.26
<내 마음 별과 같이> 주일청 작사, 임택수 박성훈 작곡, 현철 노래“1. 산 노을 두둥실 홀로 가는 저 구름아/ 너는 알리라 내 마음을 부평초 같은 … 더보기

18. 육식을 즐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들

댓글 0 | 조회 925 | 2024.07.26
이 주제에는 매우 많은 의견들과 자료들이 있다. 여기에 다 정리해 기록할 수도 없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항목만 적어본다. 육식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고 상당히… 더보기

DIY 회계 vs 전문 회계사 고용: 비즈니스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하세요

댓글 0 | 조회 972 | 2024.07.24
소기업 사업주로 시작할 때 대부분에 사람들은 회계 업무를 개인적으로 처리하려고 합니다. 전문 회계사나 세무 자문사를 고용하는 것은 비용이 들고, 모든 재정 관리를… 더보기

비오는 날, 집을 지키는 스마트한 빗물관리 방법

댓글 0 | 조회 1,238 | 2024.07.24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최근 많은 비가 내리면서 잔디밭이 질퍽해지고, 집안에는 꿉꿉한 냄새가 나며 곰팡이도 생기는 문제를 겪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더보기

친구처럼, 연인처럼, 오랜지기들

댓글 0 | 조회 1,058 | 2024.07.24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장례 예배는 끝났다.90을 살다 가셨으니 호상이라고 누구 한사람 서러워 하는 이도 없다.인생의 허무랄까 알수없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더보기

우리는 깃발이 되어 간다

댓글 0 | 조회 304 | 2024.07.24
시인 안 도현처음에 우리는 한 올의 실이었다당기면 힘없이 뚝 끊어지고입으로 불면 금세 날아가버리던감출 수 없는 부끄러움이었다나뉘어진 것들을 단단하게 엮지도 못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