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수자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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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수자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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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타는 정성스럽게 소젖을 짜 일곱 차례에 걸쳐 끓이고는, 

다시 맑은 물을 담은 새 그릇에 깨끗한 쌀을 넣어 정성스럽게 죽을 만들었다. 

이윽고 깨끗한 발우에 죽을 담아 누군가를 기다리던 수자타는 

더러운 천을 두르고 지나가는 사문 고타마를 보자 조심스레 유미죽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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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행집경(本行集經), 인과경(因果經) 등에 수차례 기록되어 있는 수자타(Sujata)의 유미죽 공양에 관한 이야기다. 싯다르타는 6년간의 고행 끝에 우루벨라 마을의 강변에서 소치는 여인 수자타가 정성스레 올린 공양 ‘유미죽’을 받았다. 한 그릇의 죽으로 원기를 회복한 싯다르타가 다시 선정에 든 지 7일째 되던 날 새벽, 마침내 그는 모든 것을 여의고 깨달음을 얻은 자, 석가모니 부처가 되었다.


복을 짓는 밭, 공양


부처님과 수행자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은 불교 전통에 있어 가장 자연스럽고, 또 숭고한 의식이다. 한 알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나 끝내 향기로운 과일을 맺기까지 온 우주가 힘을 더하듯, 불제자들의 정성 어린 공양은 수행자의 길고 긴 정진에 크나큰 원동력이 된다. 공양을 올리는 것을 복전(福田)이라고 하는 것 또한 그 공덕이 마치 한없이 큰 복을 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 말기부터 왕이 스님들에게 음식을 공양하고, 스님들은 법을 전하는 풍습이 생겨났는데, 고려 시대에는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반승재(飯僧齋)1)로 발전하기도 했다. 비록 억불승유 정책을 천명한 조선 시대에 이르러 폐지되고 말았지만, 이후에도 계급을 막론하여 개인이 공양을 올리는 문화는 이어졌다. 


새로운, 하지만 한결같은


현대의 공양 문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대중공양(大衆供養)의 모습이다. 보통 사찰에서 대중공양을 한다고 할 때는 가장 큰 스님부터 행자, 그리고 사중의 식구들이 모두 모여 공양한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하지만 또 다른 의미의 대중공양은 말 그대로 대중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대중공양은 불교의 큰 행사, 특히 1년에 두 번 열리는 동안거와 하안거 시기에 자주 볼 수 있다. 혹독한 계절을 이기며 수행에 전념한 스님들의 체력을 보호하고, 무엇보다 정진의 큰 뜻을 이루길 기원하는 의미다. 


대중공양의 문화는 해방 이후 한국불교의 수행 가풍을 되살린 불교 정화운동, 봉암사 결사가 단초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개인과 개인으로 알음알음 전해지던 공양 풍습을 그 어떤 척박한 환경에서도 공양물의 평등성을 잃지 않았던 부처님 시대, 그 모습으로 되돌리고자 했던 선승들의 치열한 결의가 지금의 대중공양에 오롯이 남아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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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 그 아름다운 순리


지난여름, 하안거 해제가 이루어진 봉암사에서 다시 한번 대중공양이 열렸다. 마스크와 방역수칙이 더해져 더욱 숨 가빴을 한여름의 안거 기간, 그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선방을 나선 스님들에게 정성 가득한 한 그릇의 공양은 무엇보다 큰 응원이 되었으리라.


하지만 수행자의 일상은 쉬이 변하지 않는다. 하안거 동안 뜨겁게 영글었을 감자밭을 함께 거두고, 산문 안팎을 정갈히 하며 변함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스님들의 모습은 되려 묵묵한 감동으로 전해진다. 


이 음식은 어디에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을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불가에서 매끼 식사마다 외우는 게송 ‘오관게’는 단순하지만 가장 명료하게 공양의 의미를 전한다. 공양은 깨달음으로, 깨달음은 모든 생명을 향해 회향(廻向)할 때 완성된다. 오래전 그날 수자타에게서 사문 고타마에게 전 해진 한 그릇의 죽, 그 위대한 공양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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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왕실에서 큰 법회를 열고 스님들께 음식을 공양하던 일을 반승(飯僧)이라고 하며, 이것의 의식을 반승재라 일컫는다.


■ 제공: 한국불교문화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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