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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밥만 보면 눈물이 나온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너무 맛있어서 그렇대요. 그리고 밥을 맛있게 먹기 위해 간식은 일체 안 한다고 얘기하더군요.
밥을 보고 눈물 흘려 보신 적 있으십니까? 제가 명상하기 전에는 다른 종교에 다녔습니다. 제가 원해서 다닌 게 아니라 어머니 때문에 효도하는 셈치고 다닌 것이지요.
그 곳에서 21일 예정으로 농촌 계몽을 나가면 계속 미숫가루만 먹습니다. 밤에는 야학을 하고 낮에도 강연을 하는데 현지 주민들에게 신세지지 말라고 해서 쌀 대신 계속 미숫가루만 먹었습니다.
한 일주일쯤 그러고 나면 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로 씹고 싶은 것이지요. 음식의 귀함이 새삼 느껴집니다. 집에 와서 밥을 먹는데 눈물이 나오더군요. 그런 과정을 한 번씩 겪으면 새로워집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밥알이 살아 움직이는 것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밥알들이 먹어주기를 바라면서 움직이지요.
밥의 최고의 희망은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서, 씹혀서, 소화되어 에너지가 되는 것입니다. 모든 음식의 최고 영예는 사람에게 먹히는 것인데, 기왕이면 좋은 사람에게 먹혀서 좋은 에너지로 쓰여지기를 열망합니다. 밥 많이 먹고 힘내서 허튼 짓 하면 속상해 하지요.
식물도 다 생각이 있습니다. 식물과도 대화할 수 있습니다. 물주면 ‘고맙습니다’ 합니다. 자기를 아껴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난(蘭) 같은 것은 대화해 보면 영적 수준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니 음식의 소망에 대해 생각하면서 고마운 마음으로 고루 섭취하세요. 그 에너지로 힘을 얻어서 살아가는 거잖아요? 그것을 바르게 돌려주는 길은 그 에너지를 보람 있게 쓰는 것입니다.
헌데 요즘은 쌀이 생기가 없고 푸들푸들해서 밥을 먹어도 옛날처럼 힘이 안 생기더군요. 옛날 쌀들은 아주 기름져서 밥만 먹어도 힘이 솟았는데, 요즘 쌀은 땅이 좋지 않고 공기나 물도 나빠서 영양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