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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문화전승의 수단이며, 동시에 개인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화의 수단이고, 또한 발랄한 젊은이들의 삶에 고통과 아픔을 선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단어 입니다. 과거로 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사회는 지속적인 경쟁구도 속에서 영위되고 있습니다. 간혹 경쟁이 없이 누구나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이상주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 볼 수도 있지만 이들의 주장이 귀담아 들을만한 참고자료는 될수 있을지언정 인류사회의 주된 주류인 경쟁체제를 뒤집어 엎을만큼 설득적이진 않습니다.
그래서 이 공부라는 두 글자는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잠들때까지 항상 뒤꼭지에 달아붙어 있습니다. 젖을 뗄 무렵부터 엄마 아빠를 배우고 색깔의 이름들을 배우고 예절을 배우고 의사표현 방법을 배웁니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선생님의 존재와 역할을 인식하게 되고 친구와 관계를 맺어가는 방법과 사회성에 대해 배웁니다. 잠이 오지 않는 낮잠시간엔 싫어도 조용히 누워 다른 친구들을 배려해야 하며 신나게 떠들고 노는 대신 조용히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하는 것도 배웁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본격적인 ‘지식’의 바다로 뛰어들게 되고 ‘성적’이라는 것이 자신의 삶에 중요한 한가지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사실과 이 성적이라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숫자가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이라는 사실도 배웁니다. 물론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만...^^ 나이가 들어 고등학생이 되면 대학입시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위축되기도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공부라는 오직 한가지 답에 더 골몰하게 됩니다.
사력을 다해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대학에 입학하고나면 아주 잠깐 해방감을 느끼기도 하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망나니 짓을 하기도 하지만 그도 잠시.. 이번에는 취업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학생에서 취준생으로 신분이 바뀌어도 여전히 뒤꼭지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두 글자.. 공부.. 여차저차 산전수전 끝에 취업에 성공하면 이제야 정말로 공부에서 해방된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 치열해진 것 같습니다. 사회의 일원이 되어 누군가의 돈을 ‘월급’이라는 이름으로 꼬박꼬박 입금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약속임이 당연하고, 이러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출중한 능력이 필요하고, 높은 수준의 능력을 계발하는 유일한 수단이 공부라는 사실을 알아채기까지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평일에는 회사에 출근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주말엔 도서관에 가서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이중인생을 사는 것 만이 유일한 해법임을 저절로 터득한 후엔 직장을 떠나는 날까지 일과 공부와 가정의 삼박자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만 합니다. 여전히 공부를 뒤꼭지에 달고서 말이지요.
그럼 은퇴후의 삶은 공부에서 해방된 삶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럴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습니다만, 아니 2022년 현재 이미 은퇴자의 삶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혹시 해방이 되셨을수도 있겠지만, 이미 시작된 지식기반의 사회에서는 그 짧은 휴식마저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노령화가 지속되면서 노인들의 사회 재참여에 대한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합니다. 오랜기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얻은 지식과 지혜를 더 싼 비용을 들여 활용할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도 나쁠 것이 없다는 계산인듯 합니다. 사회의 요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은퇴만 하면 여유로운 인생의 황금기를 유유자적하게 즐겨보리라 작심했던 분들도 한 해 두해 지나면서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 무력감을 견디지 못하고 어떠한 방식으로던 사회활동에 재참여하고 싶어한다고 통계자료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또 다시 공부입니다. 얼마 전 한참동안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폰 사용법 강의가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각종 사회단체에서 무료강좌를 열었고 학생들의 봉사활동 일순위로 손꼽히기도 했으며 다양한 효도폰들이 줄줄이 출시되던 그런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좀 시들해진거 같지요. 당연합니다. 이제 대부분의 노인들께서 교육과정을 수료하셨고 웬만한 기능은 무리없이 사용하실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바일폰 사용법에 대한 평균 지식수준이 그만큼 향상된 것이지요. 급격한 기술의 발전은 다양하고 편리한 기기와 장비들을 출현시킵니다. 그리고 그 편의성만큼 높아진 조작기술의 난이도는 피치못할 공부의 구렁텅이로 우리들을 또 다시 던져넣습니다. 이제 우리는 젖뗄무렵부터 공부를 시작해 거동이 불편해질때까지 공부를 해야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공부라는 과정을 행복해하지 않으면서도 인생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공부를 해야하는 이상한 구도에 빠져있는것이지요.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이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뇌에 대해 연구하고 학습법에 대해 연구하고 인지심리학을 적용하여 효과적인 공부의 방법을 찾아내고자 합니다. 이것은 단지 한국이나 중국같은 과대교육열 국가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어떻게하면 건강한 뇌를 더 오랫동안 유지할수 있는가 하는 국민보건적인 측면에서 시작해 최단기간에 최대한의 분량을 암기하는 입시편향적인 뇌 활용기법까지.. 우리 인류는 현재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그 프로세스의 중추기관이 뇌에 대해 연구합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저명한 학습이론 주창자이며 현재 워싱턴대학교 교수이시고 또한 ‘Memory Lab’이라는 학습동기와 효율적 학습을 연구하는 연구소의 수장이신 Henry L. Roediger (헨리 뢰디거) 박사님도 인간의 학습에 관련된 지속적인 연구를 해 오신 분들중의 한 분입니다. 뢰디거박사님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심리학자로 알려진 Mark A. McDaniel (마크 맥데니얼) 박사님과 공동으로 출판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라는 저서를 통해 우리가 흔히 저지르고 있는 학습상의 큰 실수를 지적하십니다. 물론, 당연히, 이 두분의 이야기는 오랜기간의 연구와 임상기록에 의한 결론이며 따라서 누군가가 아주 특출난 천재이거나 혹은 아주 못난 바보가 아닌이상 이 두분의 지적은 매우 현실적이고 타당한 공부의 지침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전달하시고자 하는 두분의 메세지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그 첫째는‘인출연습’이라고 번역되어있군요. 네. 우리가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했다고 말 할때의 그 인출입니다. 교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제가 책을 그대로 옮길수는 없기 때문에 완전히 압축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너무나 많은 학생들이, 그리고 사회인들이 머리속에 무언가를 집어넣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복해서 읽고 반복해서 쓰고 (중학교때 해 보신 빽빽이.. 다들 기억하시죠?) 반복해서 중얼거린다면 우리는 아주 효과적으로 어떤 분량의 지식을 머리속에 우겨넣는데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끝나고 우리의 머리속에 남는것은 무엇일까요? 읽고 듣는 수동적인 학습만을 지속하게 되면 우리 머리속엔 ‘아는 것’ 대신 ‘안다고 생각하는 것’만 쌓이게 됩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봅시다. 여러분이 책 한권을 읽었습니다. 책 읽기를 마친 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한 번 주욱 훑어보면 매우 익숙한 내용들이 나타날 것이고 여러분의 마음엔 ‘이거 내가 다 아는거네..’ 하는 생각이 들겁니다. 그럼 이번에는 책을 덮고 그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써 보면 어떨까요? 극도로 높은 지능을 지닌 분이 아니라면 단 몇 줄도 적지 못할겁니다. 왜냐하면 ‘읽기’라는 수동적인 학습법으로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두뇌에 쌓는 것이 최선의 결과이고 ‘아는 것’이 아닌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식의 일부가 되어 능동적인 발표나 쓰기등에 적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바로 ‘익숙함’과 ‘배움’의 차이입니다. 정작 배우지는 못한채 책의 내용에 익숙해진것 뿐이지요. 그러므로 이제는 학습의 방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밑줄을 긋거나 읽으며 암기하는 수동적인 방법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적극적인 학습법인 발표하기, 설명하기, 가르치기, 시험치르기 등의 ‘인출연습’을 해야만 합니다. 이렇게 머리속에 들어있는 정보와 지식을 체계적으로 빼내는 훈련이 되풀이 될 때 우리의 머리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아는 것’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전율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이 분들의 말씀이 작년 7월 컬럼에 소개해드린 Lob dell교수님의 그것과 이리도 똑같을 수 있을까요? 놀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Lob dell 교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거든요.
‘무언가를 배웠으면 그 내용을 가르쳐라. 만약 가르칠 사람이 없다면 옆 자리의 의자라도 가르쳐라’
라고 말이지요.그러면서 동시에 반성을 하게 되더군요. 실은 저도 아이들을 가르치며 이 두 박사님의 말씀과 같은 경험을 되풀이 하고 있어서 가급적이면 발표 위주로, 가급적이면 시험문제 풀이를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려 노력했었습니다. 그래서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문제풀이를 위해 ‘사과회사’등의 태블릿을 사용하는게 좋다고 권장하는 바람에 그 비싼걸 왜 사라고 하느냐며 욕을 먹기도 했었지요. ^^ 저의 경우는 주로 저학년 위주로 발표수업을 시켰었는데요. 상상외로 효과가 좋았습니다. 다만 아이들간의 반목이나 질투, 무시같은 것들이 조금씩 드러나서 수업분위기를 조정해 나가는 것이 조금 어렵기는 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겠지요. 한 학생이 방금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출제 된 문제를 자신있게 다른 학생들 앞에서 설명을 했는데.. 영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들어가더라구요. 그래서 조심스레 중지를 시키고 정정을 해주었는데 제 딴에는 조심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존심이 강했던 그 학생은 영 마음이 불편했었나 봅니다. 수업이 끝난 후 어머님에게서 전화가 오고.. 애를 얼마나 면박을 줬길래 애가 풀이 죽어서 밥을 안먹는다고 화를 내시고 하더군요.. 음... 참 난감했습니다. 평소에 다른 친구들이 잘못된 답을 발표할 때 배꼽이 빠져라하며 비웃던 아이가 바로 그 학생이었거든요. 그 이후론 그 학생을 본적이 없습니다만 그 때 자라를 보고 놀란 저는 혹여나 솥뚜껑을 보고도 놀라게 될까 싶어서 아예 발표수업을 지양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박사님들의 글을 읽고나니 그래도 꿋꿋하게 그 방법을 고수했었어야 하는구나.. 하는 자책이 드네요. 저학년부터 시작된 올바른 학습법은 분명히 고학년까지고 변화없이 이어졌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들의 성장은 실제보다 몇 배나 더 뛰어났을테니 말입니다.
뢰디거 박사님의 주장은 그저 주장으로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최고의 학습관련 인지심리학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아주 잘 정리된 실험결과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무작위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왜냐하면 시험치르기야 말로 가장 효과적인 인출연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의 피실험자 집단을 4개의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들에게 똑같은 자료를 주었고 두 번 공부한 후에 각각 다른 횟수, 0회, 2회, 4회 그리고 6회 만큼 시험을 치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피실험자 집단 또한 네 그룹으로 나눈 뒤 이번엔 네번 공부한 후 이전과 같은 횟수로 시험을 치르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공부의 횟수를 8회까지 늘려가며 실험을 했습니다. 모든 실험을 마친 뒤 이틀 후 우리는 모든 피실험자들에게 같은 시험지를 주었고 결과를 측정했습니다. 실험결과 4번 공부하고 4번 시험을 치른 그룹의 성적이 8번 공부하고 한번도 시험을 치른적이 없는 그룹의 성적에 비해 두배나 월등하게 높았습니다.’
물론 이 실험에는 ‘그저 실험일 뿐이니까..’ 하는 학생들의 안일한 마음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반의 횟수만 자료를 접했던 학생들이 그 두배에 달하는 시간동안 읽고, 밑줄 긋고, 중얼거리면서 외우고 했던 그룹의 학생들보다 두배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만큼 ‘인출연습’ 이 가진 효과가 크다는 반증이고 그만큼 학교 숙제, 학원 숙제로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물론 시험과 문제풀이가 달가울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지식수준을 만천하에 공개해야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따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시험을 반복해서 치르는 것은 공부효율성의 극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뢰디거박사님이 자신의 저서를 통해 강조한 올바른 공부방법의 두번째는 바로 ‘시간간격’입니다.
갑자기 뜬금없이 시간간격을 말하니 조금 의아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너무 뜬 그름 잡기처럼 들릴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이 방법은 인간의 뇌에 부과되는 부하를 조정하면서 뇌의 역량을 배가시키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간간격의 첫번째 기술은 바로 ‘쉬는시간 갖기’ 입니다. 너무 뻔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저 또한 다른 저명하신 박사님들의 저서나 강연을 소개하면서 또한 제가 경험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몇번이나 언급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쉬는시간 갖기의 핵심은 그저 ‘조금 쉬면서 머리를 식히자’가 아닙니다. ‘얼마의 간격으로 휴식할 것인가’ 가 쉬는시간 가지기의 핵심입니다. 뢰디거박사님은 말씀하십니다.
‘인간의 집중력은 최소 20분에서 최대 40분 사이에 분포합니다. 만약 당신 회사의 어느 일 잘하는 직원이 두 세 시간동안 집중해서 일에 몰두하고 있다면 대략 두가지의 가능성을 생각해 볼수 있습니다. 하나는 당신이 수퍼맨을 채용한 경우이고 둘째는 그 직원이 눈속임을 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아니면 스스로도 속고 있을지 모르겠지요. 두 세시간동안 눈이 벌개지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만 머리속으론 저녁에 장봐야 할 목록을 떠올리면서 말이지요. 집중할수 있는 시간이 이렇게 짧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짧은 휴식을 가지기만 하면 우리의 집중력은 다시 Reset되니까 말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최대 40분간 집중해서 공부를 한 후 5분간 휴식을 취하는 방법으로 학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 휴식시간 가지기 또한 이전에 몇번 소개해 드린적이 있어서 그리 새로운 이야기는 아닐듯 합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시간관리 방법론 중에서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뽀모도로’기법을 소개해 드리면 어떨까 싶습니다.
뽀모도로 기법이란 1980년대 ‘프란체스코 시릴로’라는 분이 발명한 시간관리 기법입니다. ‘뽀모도로’는 스페인어로 ‘토마토’를 말하는데요. 25분간 집중해서 과업을 완수한 뒤 5분간 휴식을 취하는 이 방법에 사용되는 시계가 토마토 모양이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항간에는 예전에 스파게티를 만드는 가장 적절한 시간이 25분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정했다.. 라는 말도 있는데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생산성과 능률의 배가를 위한 시간관리기법에 스파게티 요리시간이라니요.. ^^
이 뽀모도르 기법의 핵심은 ‘초두 효과’와 ‘최신효과’의 극대화에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심리가 가지고 있는 묘한 특성 중의 하나인데요. 우리가 어떤 지속적인 활동을 경험하는 경우 맨 처음 부분을 특별히 잘 기억하는 효과가 ‘초두효과’이고 반대로 맨 마지막 부분이 인상에 남는 효과가 ‘최신효과’ 입니다.
예를들어 우리가 세미나에 참석한다고 가정해 보죠. 벌써부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는 분들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한다는 것은 공부에 버금가도록 지겹고 힘든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감기는 눈꺼풀과 떨어지는 고개를 겨우겨우 버티다가 사회자의 종료인사에 ‘드디어 해방이다~’라며 기지개를 켜며 일어서는데 불쑥 누군가가 다가와 아는체를 합니다. 그러더니 이렇게 묻는 거지요.
‘이번 세미나에서는 어느분의 발표가 제일 인상 깊었습니까?’
총 몇 분이 발표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그런 질문을 받는다면 참 많이도 당혹스럽겠습니다만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똑똑히 대답을 하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대답의 80% 정도가 맨 처음 발표자이거나 맨 마지막 발표자라는 사실... 바로 초두효과와 최신효과의 증거입니다. 어떻게 단정적으로 말할수 있냐구요? 위의 내용은 실제로 진행되었던 실험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아주 현실적이고 정확한 두가지 심리학적 효과라 말할수 있겠지요. 집중의 시간을 짧게 잡은후 그 사이사이에 잠깐동안의 휴식을 끼워넣는 뽀모도로 기법은 한정된 시간 프레임속에 최대한 많은 초두효과와 최신효과를 발생시켜 공부나 업무의 효율을 급상승 시킵니다. 그래서 특히 요즘들어 ‘신박한 시간관리법’이라고 재조명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22년의 두번째 텀이 시작된지 한주가 지나갔습니다. 작년까지는 UEG다.. 시험점수 일괄 상승이다.. 해서 아이들만 좋은 호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들어 각 시험기관들은 그 모든 혜택을 철폐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아이들은, 적어도 공부와 시험에 대해서만큼은, Covid시절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부디 바라기는 우리의 아이들이 멀뚱거리며 책상앞에 앉아 수동적인 공부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발표과 문제풀이 등의 적극적인 학습방법을 통해 최선의 자신을 마주하는 올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