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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2009. 10:08 코리아포스트 (219.♡.20.19)
재미있는 영어칼럼
처음 뉴질랜드로 이민을 왔을 때 교육에 관련된 두 가 지 사실에 놀랐다. 첫 번째는 뉴질랜드에는 교과서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한국 교육이 획일적이라는 말들을 많이 들어 왔었기 때문인지 필자는 이 사실이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교과서가 없다는 것은 가르치는 교사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을 때 에만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혹시 가르치는 교사가 게으르다면, 아니면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생각하면 아찔해 진다.
주변의 학교들을 보면 학교마다 각 term 마다 배우는 내용도 다르고 양도 다르다. 어떤 학교는 단 하나의 소설(novel) 또는 한 두 개의 시(poem)를 갖고 한 term을 다 보내는가 하면, 또 다른 학교는 한 term 동안 수십 개의 시나 여러개의 단편 소설을 읽히고 분석하고 에세이를 쓰게 한다. 학생들이 배우는 학습의 양이 너무 많은 차이가 나서 느슨하게 가르치는 학교의 학생들은 겉으로 보기에도 할 일이 없어 밖으로 도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뉴질랜드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글을 읽고 정확한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다거나, 제대로 글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나의 오래된 착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금은 생각하지만, 뉴질랜드에 자녀들을 데리고 처음 유학을 오는 대부분의 한국 부모님들이 보통 생각하시듯이 영어를 구사하는 나라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가기만 하면 영어로 말하기와 쓰기 능력이 다 해결 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많은 학생들을 만나면서 무참히 깨어져 버렸다. 물론 언어 능력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공부하기 위한 영어(written English)를 하기 위해서는 피와 땀을 흘리는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제 term1(2월~부활절 휴가 전까지)도 중반으로 접어 들었다. 어떤 학교에서는 벌써 몇 개의 연구 조사활동(research project) 을 하는 동시에 소설을 읽고 있는 학교도 있고, Cambridge나 IB course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한 학기에 읽을 많은 시나, 단편 소설들을 간단한 책으로 묶어서 공부하고 있기도 하다.
뉴질랜드의 한국 학생들이 영어 과목에서 제일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시(poetry)를 공부하는 것이다. 시를 읽고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이 갖추어져 있어야 뉴질랜드의 일선학교에서 이루어지는 reading comprehension의 일부를 해결 할 수 있고, 또한 이 시를 분석한 후에야 그 시를 쓴 시인과 시에 대한 에세이를 쓸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시를 분석하고 시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것은 시에 꼭 쓰이는 언어 기법들(language techniques)이다. 이것은 시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시를 읽고 대답하는 문제들에도 자주 나오기 때문에 반드시 공부해 두어야 한다. 한국에서도 직유 법(simile), 은유법(metaphor) 등이 무엇인지, 시에서 이런 언어 기법들이 쓰인 부분이 어디인지를 묻는 문제들이 국어 시험에서 출제되듯이 뉴질랜드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많이 나온다. 또한 한국의 정형시들이 그렇듯이 대부분의 영시는 각운(rhyme)을 사용한다. 학생들은 이 시인이 이러한 언어기 법들을 왜 사용했고 어떤 효과를 얻고 싶었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고 있어야 하며 이런 기법들을 사용해서 시인이 전하고 싶어하는 생각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영문학의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특히 시(poem)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시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다. 한국 문학의 시에서도 시대마다 주류를 이루는 사조가 있듯이 영시에서도 어느 시대에서는 발라드(ballad)가 주류를 이루고, 그 다음에는 고전주의(classicism)가 대세이며, 어느 시대에는 낭만주의(romanticism)가 모든 시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예를 들면 19세기의 프랑스 대혁명(the French Revolution)은 정치 뿐만 아니라 문학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어 사회 정치적 자유와 사회 재건에 대한 희망은 (the hope of political freedom and social reconstruction) 윌리암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1770-1850)와 사무엘 테일러 코울릿지(Samuel Taylor Coleridge;1772-1834)의 작품 속에 열정(enthusiasm)의 형태로 스며들었다. 프랑스혁명이 나폴레옹에 의해 실패로 끝난 후에는 유럽 대중의 자유와 개혁에 대한 공동체적 혁명 정신은 상당히 개인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며 반 사회적인 흐름으로 바뀌게 된다. 실패한 혁명의 결과 환멸감과 반발 의식을 강하게 갖는 이 흐름을 대표하는 시인인 바이런(George Gorden, Lord Byron;1788-1824) 을 낳게 된다. 또한 학창 시절 미친 쉘리(Mad Shelly)라고 불리기 까지 했던 반항적인 시인 쉘리(Percy Bysshe Shelly;1792-1822)도 후기 낭만주의 시인 중 한 명이다. 한국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물위에 쓰인 편지의 키츠(John Keats;1795-1821)도 이 시대에 속한 시인 중 한 명이다.
이렇게 사회,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면 그 시인들이 써 놓은 시들이 무엇을 말하려고 쓰여 진 것인지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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