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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2009. 12:34 코리아포스트 (122.♡.146.161)
재미있는 영어칼럼
뉴질랜드에 있는 많은 한국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 중 하나가 역사(history) 과목이다. 필자는 해가 짧은 겨울 방학 동안 학생들에게 세계사 책 한 권쯤 통독할 것을 권하고 싶다.
한국에서는 국사, 세계사로 나뉘어 있는 역사과목은 주로 암기 과목으로 분류된다. 인류의 시작부터 최근의 역사까지 공부하고, 각 시대에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무엇인지를 암기 한다. 요즘은 많은 선생님들이 각 사건들의 유기적 연관관계를 설명하며 이해의 폭을 넓혀 주기도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역사 공부는 통시적인 역사의 흐름을 공부한다기 보다는 특정한 한 시대에 일어난 사건의 원인, 해결과정 그리고 그 결과와 영향 등을 마치 논문이라도 쓸 듯이 깊이 있게 공부한다. 그리고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로 에세이를 작성하게 된다. 이처럼 집중적(intensive) 학습을 하는 뉴질랜드에서의 역사공부는 커다란 단점이 있다. 학생 들이 세계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통시적 시각을 갖기가 힘들 다는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는 한국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상식으로 여겨지는 것들을 물어오는 학생들이 있다. 어떤 학생이 '영국이 유럽에 있어?' 라고 친구에게 묻기도 하고, 필자에게 '로마(Rome)가 무엇이예요?' 라고 묻기도 해서 깜짝 놀라게 하는 웃지 못할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서 한 번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그런 학생들이 지도자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 지도자가 아니라 한 국가의, 또는 한 지역사회의 지도적 위치에서 일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면, 적어도 이 세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에 대한 통시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능력은 갖고 있어야 한다. 과거의 역사는 단순히 지나간 사건들의 집합체가 아니고 앞으로 세계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지침서이기 때문이다.
지도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만 역사 공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역사공부는 문학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는 물론 법률, 건축, 미술, 또는 음악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면 19세기 영국의 문학계에 나타난 낭만주의(Romanticism) 운동은 프랑스 혁명에(the French Revolution)서 시작되었다. 프랑스 혁명 당시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었던 윌리암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는 프랑스 혁명의 자유(Liberty), 평등(Equality), 박애(Fraternity) 의 정신에 영향을 받아 영국으로 돌아와 더 먼 곳에 대한, 이상에 대한 동경을 추구하는 낭만주의 문학을 발전시켰다. 영국에서 시작한 문학사조인 낭만주의는 이렇게 18세기의 엄격하고 사회적인 독재정치(rigid and social aristocracy)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하여 프랑스 혁명(the French Revolution) 과 미국 독립전쟁(the American Revolution)등의 역사적 사건들에 영향을 받아, 윌리암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 와 사무엘 테일러 코울릿지 (Samuel Tailor Coleridge)등에 의해 꽃을 피웠다. 그러나 프랑스 혁명이 실패로 끝나자, 그에 대한 실망과 비탄에 빠진 사람들은 프랑스 혁명의 힘찬 반항적 정신을 개인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면서, 반 사회적인 감정으로 축소시켜 간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히틀러와 독일 국민들을 생각하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그 당시 독일 국민들을 도덕성을 잃은 악한 민족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들의 잘 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2차 세계대전 보다 ``30여년 전인 1914년에 일어나 1918년에 끝난 1차 세계대전과 그에 대한 처리 과정에 대한 공부를 해 보았다면 그 당시 독일인들이 1차 세계대전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 맡고 어마 어마한 전쟁보상금을 연합국들에게 지불해야 했으며 그로 인해 마구 찍어 낸 화폐로 인해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대량 실직의 결과를 가져왔고, 군대는 무장해제 되어 버리는 등 벼랑 끝까지 밀리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때 그들에게 독일인들의 자존심 되찾아 주겠다는 선전으로 독일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히틀러에게 독일 국민들은 전권을 넘겨주게 된다. 결국 2차 세계대전은 1차 대전 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잔인할 정도로 가혹한 처벌을 가한 승전국가들의 지나친 이기심과, 그 결과 처참하게 무너진 패전 국가에서 필사적으로 살아 남고자 했던 독일인들의 몸부림, 그리고 그런 상황을 정권을 잡기 위해 교묘하게 이용한 히틀러의 교활함에 의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게 됐다는 큰 시야를 우리는 역사 공부를 통해 갖게 된다. 이런 역사 공부를 통해 지도자를 꿈꾸는 학생들은 전쟁이 없는 보다 나은 세계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방학 동안 학생들에게 A. J. Toynbee의 'A Study of History (역사의 연구)' 나 Arnold Hauser의 'Sozialgeschichte der Kunst and Literatu(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나 Andre Maurois(앙드레 모르아)의 '영국사, 미국사, 프랑스' 책이나 E. H. Carr의 역사책을 도서관에 가서 찾아 접해 보기를 권한다. 지금 그 책들을 다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면 한국에서 출판된 쉽게 쓰여진 세계사 책들이라도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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